어라, 뭔가가 눈에 밟힐 수 있다.
크게 3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나란히 나란히 놓여있는 물티슈가 신경쓰여! ->정리정돈을 무척 좋아하는 스타일.
2.불편한 자세의 원숭이 인형이 신경 쓰여! ->귀여운 걸 좋아하지만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스타일.
3.책꽂이에 꽂힌 책들에 시선이 가! ->독서를 좋아하는 몽상가적 스타일.
사실 이 사진들을 올린 것은
오늘 대청소를 하면서 책꽂이 정리를 다시 하는데
물티슈를 나란히 놓은 것이 너무 웃겨서.
아니 이정도 물티슈 보유량이면 거의 작은 업소 수준 아닌가?! 싶어서.
그리고 우리집 우끼끼를 너무 귀여운 포즈로 놔두어서.
손에 자석이 달려있는 우끼끼(원숭이 인형 애칭)는 다양한 자세를 연출할 수 있다.
원래 자석의 목적은 버스 손잡이에 끼워넣어 꼬리를 잡고 편하게 버스를 타기 위함.(어라?)
사실은 눈에도 자석이 들어가 있어서 눈을 손으로 가리는 귀여운 포즈를 하게 함이
실제 우끼끼를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어쩌다가 저 책꽂이가 우리집에 왔던가?!
아빠랑 같이 조립했던 기억만 있고
뭔가의 사은품으로 받았던 것도 같고......
처음에 까만 철 지지대를 거꾸로 끼워서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 순간은 정말 재미있었다.
땀 뻘뻘 흘리면서 여름에 그것도 자신이 사용할 것도 아닌
책꽂이를 열심히 만들어야 되는 상황.
무척 빡치는(!) 상황이었을텐데도
아빠는 손재주가 좋아서 이것 저것 뚝딱 만드시곤 했다.
창고방에 쾨쾨하게 먼지를 뒤집어 쓴 담금주들과 액기스를 구해내고자.
대청소 하는 김에 겸사겸사 거실로 가지고 나와 재배치를 하였다.
자고로 눈에 보여야 쓰고 먹고 사용하는 법이니라.
다 떨어진 매실청도 냉장고에 채워 넣고.
갑자기 가수 장기하가 부르는 '별일없이 산다'가 떠오른다.
처음에 그를 접했을 때는 정말 충격과 공포였는데.
그 때가 싸구려 커피 싱글이 막 나왔을 무렵(학교 다닐 때)이었다.
노래가 뭔가 허탈한 심정을 살살 긁어준다.
그리고 달이 차오른다, 가자! 에서 그의 어깨 춤은
우리의 흥을 돋궈주곤 했었는데.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이 부분이 참 좋았었다.
그의 곡을 듣고 있자면
너 따위가 뭐라고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내 인생은 시궁창이지만 너는 더 나을 것 같아?! 웃기고 있네.
이런 마음의 소리가 모락모락 들리는 것 같아서
굉장히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고
인생을 새롭게 살자! 이런 다짐을 하게 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음악이나 사진이 그 날 그 때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은
그것들을 새롭게 하는 힘이 된다.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가면 그리워 할 과거가 되겠지.
매일 과거 속에서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살아간다.
인간이란 참 재밌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