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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낡은 민소매

by 뽀야뽀야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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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잔뜩 늘어난 티.

심지어 배쪽에 구멍까지 나 있는 낡은 티.

이 민소매 티를 동생은 학창시절부터 입었다.

대학생활하면서 무대 꾸미면서 그럴 때 입었던 것.

너무도 낡아서 흰 티셔츠가 회색빛으로 바랬지만

그래도 버릴 수 없었던 그 마음을 나는 잘 안다.

뭔가를 버리지 못하는 그 마음 잘 알지. 암 그렇고 말고.

이것은 먼 훗날 전설로 남게 될 민소매 티인 것이다.

 

아이들에게 애착 인형이 있다면

동생에게 이 낡은 민소매 티는 애착 티가 아닐까 한다.

본인은 강하게 부정하지만서도.

항상 어떤 일을 하든 입고 있었으니까 그럴만도 하지.

그러고 보니 동생의 옷은 민소매, 검정이 많다.

어제 동생이 맨날 버리면서도 뭐가 그렇게 남았는지

또 버린다고 정리한다고 하기에 

밖에서 주뼛거리며 콩고물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검은 셔츠 2장을 GET했지 뭔가.

버리는 이유는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체형이 변화해 버려서.

부쩍 어깨가 넓어져버린 동생에게

옛날 옷들은 아기 옷처럼 작아져 버리고.

겨드랑이가 굉장히 타이트해서 도무지 맞지 않는 것.

그래서 주워서(?) 뽀야가 입어 보았더니 찰떡.

뽀야는 물건 버리는 걸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라.

설령 내가 입지 않더라도 보관은 하겠다. 이런 주의라서.

그냥 셔츠니까 아무 조끼에나 겹쳐 입으면 귀여울 것도 같았다.

원래 뽀야 옷 스타일이 약간 보이시해서 

남자 옷도 잘 입고 그래서 괜찮다.

유니섹스 시대니까. 그러니까. 음.

 

뽀야는 얼마 전 옷장정리 할 때

애착 옷들을 다 헌옷 수거함으로 보내버렸다.

깨끗하게 빨아서 누군가 다시 새옷 같은 느낌으로 입겠지.

물론 사진을 남겨놓긴 했는데

정리하면서 찍은거라 이제와서 보니 아주 초점도 엉망진창.

그래도 사진으로 남겨둘 생각을 하게 해준 건 신박한 정리(2020).

정말 획기적인 정리법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버릴 수 없는 것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옷은 시간이 흐르고 입지 않을 수록 더 낡아 가는데.

어떻게 남기는 게 좋을까.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더 예쁘게 남길 수도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또 고개를 든다.

동생은 이 옷을 버리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런 모습은 처음이라.

항상 매몰차게 옷을 버리고 정리를 깔끔히 하던 동생이었어서.

그에 반해 이 물건 저 물건 쌓아놓고 사는 뽀야는

옷장이 빼곡해서 옷걸이 들어갈 자리도 없다.

그렇다고 입을 만한 옷이 많은 것도 아니고.

모래에서 바늘찾기...?!

그래도 뽀야는 미니멀리즘을 꿈꾼다.

정말 그렇게는 안될 것 같은 인간이 여기 있는데도.

껌종이 같은 거 모으지 말고.

다 쓴 펜 모으지 말고.

지우개 모으지 말고.

지난 시험지 모으지 말고.

소중하면 스캔하거나 사진찍어서 깔끔하게 보관하기로

그렇게 마음 바꿔먹었으니 잘 할 수 있을 것.

 

계획대로 인생이 흘러가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항상 뽀야의 첫 계획은 열나게 얻어터지고

수정되고 하면서 첫 모습과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가기도 하는데.

그래도 아주 머얼리서 보면 얼추 비슷한 곳으로 가고 있다.

그럼 된거지 뭐.

 

버리지 못하는 분들

애착이라고 둘러대지 말고 

'지금' 여기서 필요한가를 떠올려 보세요.

'나중에' 필요할 텐데. 그런 건 버려도 괜찮습니다.

내 삶의 초점을 '지금, 여기'로 가져올 필요가 있어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를 문득 떠올리며.

과거의 영광을 형체화한 물건을 남겨둘 수 밖에 없었던

동생의 입장에 서서 생각에 잠겨본 하루였다.

 

뽀야가 성적표랑 상장 남겨두는 것과 비슷한 사례인 듯.

과거의 영광이라......

뽀야는 AGAIN 2008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러고 보니 AGAIN 하니까(송가인 팬클럽 이름)

가수 송가인 생각나네.

엄마가 그녀의 구성진 목소리에 푹 빠졌는데.

요즘 활동이 뜸한 듯 하여 아쉬워 하는 중이다.

트롯남들이 트롯녀보다 더 활동이 긴 것 같다.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 트롯의 매력을

알아가는 중이다.

그나저나 코로나가 이렇게 심한데 

나훈아 콘서트는 제대로 진행 하는 건가?

예매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문득 궁금해 지는 것이다.

9분컷, 8분컷. 이런 얘기 들으면서

아이돌 피켓팅에 참여해 본 적이 없는 뽀야는

그저 헤에..... 스고이....(대단해) 그러고 마는 것이다.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잡생각이 떠오르므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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