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먹고 싶은 그 맛
벌써 3 번째 추어탕이다.
약간 몸이 으슬으슬 추울 때.
건강해지고 싶을 때. 찾게 되는 마성의 식단.
특히, 엄마가 아주 추어탕을 좋아하신다.
일단 돌솥밥이랑 세트로 이루어진 메뉴라 더 좋다.
뜨끈한 돌솥밥이 오면 먼저 밥의 내용물을 덜어먹는 그릇에 덜어놓고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든다.
그리고 나서 추어탕이 오면, 부추를 넣고 들깻가루를 3스푼 정도 넣어준다.
휘휘 저어 아까 덜어둔 밥을 빠뜨린다.
잘 말아서 먹을 만큼 덜어먹는 그릇에 덜어 숟가락으로 휘저으며 먹으면
뜨거움 없이 홀랑홀랑 바로 잘 먹을 수 있다.
특히 이런 찌깨/탕류의 음식은 김치가 관건인데.
이 집 깍두기는 정말 맛있다.
요 며칠 또 소설을 쉬고 있다.
저녁에 집중한다는 것이 힘들다.
왜 꼭 글을 저녁에만 써야 잘 써진다고 생각하나?!
그런 소리를 들었는데도 낮에는 글이 잘 나아가지가 앉는다.
아침아니면 저녁.
이런 쓸데없는 규칙 만들어 버릇 하면 안좋은 거 아는데도.
근데 사건이 있고 감정선이 있는데 사건이 주가 되는 날엔
어김없이 몇 발짝 가지 못하고 쉬게 된다.
너무 피곤한 작업이다.(깨갱)
이제 다섯 발자국만 남았는데. 그걸 못하고 널브러져 있다니!!!
한심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네...(T.T)
[질서 너머]는 한 장 넘기지도 못했다.
어제는 교양도서도 손 못대고 뭘 한건지 모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운동도 했고, 영어 라디오도 한 것 같은데. 그 밖에는 그다지...?!
동생이 외출했었어거가지고 점심도 혼자 먹고,
운동도 쓸쓸한 거실에서 혼자 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원래도 운동할 때 거실에서 혼자 외로이 하잖아?!
별로 달라진 거 없어! 그래도 왠지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냥 쨀까?! 싶은 마음이 100개 정도 들었지만 가슴이 콕콕 찔려서.
1시간 훌륭히 걷기를 마친 내가 자랑스러웠다!!
무려 머리도 간만에 감았다귯!!☆
나갈 일이 없는 사람이라 씻는 걸 자제해 왔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람은 규칙적으로 씻어줘야 하는 거였어.
그런 당연한 사실을 NN년만에 알게 되다니. 바보아녀?!
나는 왜 이렇게 씻기를 귀찮아 할까?!
전생에 개였나 봐!!
전생에 모기 인 것 같기도 하다고 저번 글에 썼는데.
도대체 뭘까?! 나라는 존재는.........(끄응)
오늘은 신나는 토요일.
공부를 쉬는 날이지.
그러나 나는 한 주 전부터 공부를 이미 쉬고 있다.
수험생의 방황이랄까. 슬럼프랄까.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져서 활자랑 친해지자고
교양도서만 줄창 읽었다.
그리고 대망의 전공 기출문제집이 배송되었다.
페이지수가 화려하다.
되게 두껍다. 이걸로 맞으면 많이 아플 것 같다.
냄비 한 두 개 올려 놓을 수 있을 것 같은 두께와 너비.
이렇게 크고 무겁다니.
과연 그 안에 담긴 지식의 총량이 어마어마 하겠거니.
펴기가 두려워 진다.
두툼한 책을 만나면 늘 그렇다.
조바심이 들끓지.
하지만 한 장 넘기는 그 어려운 작업을 마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생각할 것도 없이 술술이다.
그래서 시작이 어렵다고 하는 거지.
책 한 권 하루이틀에 끝내는 건 쉬운 일이다.
다만 얼마나 그 책에 공감되었는지. 또,
엑기스를 제대로 흡수했는가가 문제이지.
두툼한 고기를 만나면 위장이 춤을 추듯.
두툼한 책을 만나 설렜던 하루.
그래24 포인트가 5000이 넘어서 머니로 전환을 했다.
약 1000포인트가 남게 되었다.
잔여 포인트 다 넘겨주지 왜 꼭 5000 단위로 하는 걸까? 쳇.
무슨 책을 살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와중에.
또 공부할 책을 사야할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는데.
이번엔 교양도서를 사고 싶단 말이지.
고양이에 관한 책인데. 어떤 고양이 관련 다큐에서 소개받은 책이다.
[고양이 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라는 책이다.
다음에 쓸 글감이 고양이를 소재로 하는 거라 꼭 읽고 싶었다.
근데 지금은 과부하가 걸려있으니 일단 구매는 조금 미뤄보기로.
유튜브 편집도 다 마쳐놓았고.
내일 게시만 하면 되니까.
영상 편집의 늪에서 빠져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공모전 영상 편집을 하지 않은 자신을 발견.
크하........늪이다 늪.
갑자기 예능인 정형돈이 부르는 조관우님의 늪이 떠오른다.
한껏 갈라진 그 가성이 듣고 싶구나.......(취향이 괴랄)
할 일이 없을 때는 한없이 무료해져서 차라리 바쁜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배부른 소리이지. 진짜 바쁘면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그래서 이참에 활자에 눈을 좀 익숙하게 만들 겸.
영상 편집의 영감도 얻을 겸.
겸사겸사 책 읽고 드라마 보는 주말을 가꿔보려고 한다.
이게 시간이 있고 없고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만.
주말에는 집중력 좋으니까 분명 잘 할 수 있어.
사실 별거 아니라 그냥 놀겠다는 말을 이렇게 거창하게 한다.
핑계 같다 붙이기는 내가 제일 잘 하는 일.
오늘은 비장한 각오로 나서야 할 일이 하나 있긴 하다.
바로바로, 아빠 제수용품 사러 가는 일이다.
벌써 아빠 첫 제사가 다가왔다.
음력으로 지내는 거라서 조금 더 특별하다.
아빠는 항상 음력생일을 챙기셨으니까.
양력이라는 개념이 오늘날 널리 퍼져 있지만.
아빠는 음력을 더 따지시는 분이셨다.
또, 원래 제사는 음력을 따지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지.
몰랐는데 음력은 1년이 354일이라고 하더라.
어쩐지 세어봤는데 날짜가 비어서 놀랐다.
엉뚱한 날짜에 제사 지내면 아빠가 오다가 길 잃으실시도 몰라!
그런 생각이 들자 되게 우스웠다.
음식하고 향 냄새는 나는데 다른 집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
가여운 영혼이 우리아빠가 될 수도 있을 뻔했어.
여러모로 착잡한 심정이다.
아빠는 우리한테 이런 과제를 주시면 안되는 거였잖아.
아빠를 이렇게 빨리 잃을 줄은 몰랐단 말이야.
NN년만에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를 넘어가 버리면 어떡해.
많이 속상하다.
아직도 아빠의 마지막이 선명하고.
이건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억울함과 분함을 내려놓아야 할 텐데.
나도 내려놓지 못하는 걸. 아빠한테 강요할 수는 없는 거지만.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 아빠는 최대한 걱정없이 고통없이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 계실 때 추어탕도 같이 먹으러 다니고.
살갑게 말 걸고 웃고 더 많이 사랑할걸.
너무 후회가 된다.
지난 후회는 종잇장 구겨지는 것보다 쉬운 일이고
그만큼 쓸데없는 거긴 하지만.
이렇게 발걸음이 머뭇거리게 되는 건.
반갑다기 보다는 슬퍼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