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남은 잎이 3장 밖에 없던 시절.
내 모든 걸 짜냈던 어떤 일이 무사히 끝나고
나에게 남은 마음의 여유 조각이 3개 뿐이었던 그 때.
나무도 힘겹게 살아남아 3장의 나뭇잎을 남겼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지만 내 눈길이 계속 얘한테 가는 것이다.
결국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고 하게 되었다.
남은 잎(나뭇잎) 서로 비슷한 발음을 하고 있는데
정말 아련해 지는 순간이다.
나뭇가지 위에 감이 딱 하나만 남으면 뭔가 아련하면서도
새들에게는 축복일 그런 넉넉함이 느껴지는데.
나뭇잎 3장이 아슬아슬하게 달려있는 꼭대기 가지에서는
지금 전쟁이다.
네가 먼저 가. 하고 서로 양보하면서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그래서 아름답다.
부서지는 파란 하늘 아래 붉은 잎 3장이
바싹 마른 잎 3장이 바람에 나부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렇게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겠지만.
날개를 펼칠 새도 없이 내 발끝에 툭 하고 차이겠지만.
제일 늦게까지 반짝이는 이파리가 되겠다는 너의 꿈과
너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
마지막 잎새를 보며 눈물짓던 그 사람이 내가 되어
몇 달 전이었더라면 간절했을 그런 소망을 담아본다.
이미 시간은 흐르고 나는 거기에 없지만
너는 왠지 그 자리에 계속 있을 것만 같다.
폭풍우가 밀려와도 회오리바람이 너를 뒤집고 흔들어도
너는 꼿꼿하게 거기에 있을 것 같다.
모든 좋은 것이 다 빠져나간 텅빈 상자 속에는
희망이라는 한가지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
판도라의 상자를 만지작 거리다가
놓쳐버린 것들에 후회하기 보다는
희망이 남아있었음에 감사하는 그런 나날이 되자.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될 거야.
쳇바퀴는 이미 굴러갔고
거기서 내려올 수 있는 방법은 없어.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쳇바퀴가 멈췄을 때.
그럼에도 웃을 수 있겠지.
지상에 발 딛고 서있는 것과 쳇바퀴 위에서
열심히 뛰는 것에는 어떤 차이도 없다는 걸.
어차피 앞으로 향해 가야 한다는 걸.
잊지 마.
하지만 발만 보고 걷지 말고
때론 주위를 둘러 봐.
거기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잎사귀를 보며
너도 할 수 있다는 힘을 얻어 가.
나는 그러했으니 너도 할 수 있을거야.
D-4 자존감이 구겨져 버린 모든 수험생 파이팅.
우리는 마지막 잎새가 되어 다른이에게 희망을 전할
존귀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말자고.
아자 아자!!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