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는 평화의 상징인데.
바람으로 움직이는 귀여운 장식.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찍고 싶었으나
찍사의 능력은 그다지여서.
마침 바람도 불어오고 마구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엄마를 뒤로 하고
그냥 멈춘 상태를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놀이공원에 가면 특히 유원지 같은 곳에 가면
바람개비를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
요즘엔 유치원에서만 볼 수 있나..?
자주 못 본 것 같다.
아니면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가면 왕창 만날 수 있던가..?
하여튼 동네 근처에 이런 바람개비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소중하기도 하여 찍어보았다.
예전에 바람개비 만들기도 했던 기억이 있는 걸 보니
허투루 살아온 건 아니었네.
요즘 아이들은 바람개비 놀이보다 닌텐도나 핸드폰을 더 좋아할 것 같아서
가슴이 살짝 저리다.
바람이 불면 일제히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얼마나 신기하고 재밌는데
고작 게임기에 지게 되다니 분하다...!
그러고 보니 뽀야도 운동장 놀이 세대는 아니었다.
초등학생 무렵에는 집에 TV랑 연결해서 하는 게임팩이 있어서
매일 고릴라를 구출하거나 악의 비행단을 무찌르거나 했던 것 같다.
그래도 FEEL 꽂히는 날에는 정글짐이나 그네 혹은 뺑뺑이를 즐기곤 했지.
조금 더 커서 중학생쯤 되면 해변에 놀러가서 모래성 쌓기도 하고
모래 찜질도 하고 그러는데 그런 놀이는 못해본 것 같다.
삽 가지고 가서 해변에 묻어버리는 게 짱잼인데...
어른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아직도 장난 거리가 아주 많기 때문에.
어른이는 어린이와는 다르다.
어린이는 어울려 노는 것을 선호하지만
어른이는 혼자서 아이같이 노는 것을 즐긴다.
뽀야는 어른이라고 스스로 낙인 찍거나 하지 않고
그냥 조금 장난꾸러기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놀아줄 체력도 없거니와
혼자 노는 것도 때로는 벅찰 때가 있다.
노는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거
다들 잘 놀아봐서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번아웃 증후군이라기에는 최근에 뭔가를 열심히 달려들어 해본 적이 없어서
뭔가 바람빠진 인형처럼 삐걱대는 몸을 바라보면
야~ 이거 사회에 나가서 제대로 일할 수 있나?! 싶다가도
근거없는 자신감은 항상 엄마앞에서 모락모락.
[나 잘 할 뚜 있어여.] 하는 어린애처럼
무지막지한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이 넘쳐서
일단 엄마를 안심시키고
허탈에 휩싸인 뽀야는 인생계획을 되짚어 본다.
뭣 하나 마음처럼 흘러가는 게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다를 것이다.
벌써 한 해가 다 가고 있는 마당에
망설일 시간은 1분도 아깝다.
다들 믿는 대로 열심히 한번 움직여 봅시다.
바람개비를 양손에 들고 천진난만하게
동네를 들쑤시고 다니던 각자의 리즈시절을 떠올리며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분명 할 수 있다니까?!
우리의 적은 우리 자신이며 과거의 나라는 걸.
명심하고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쭉쭉 갑시다.
그 끝에 원하는 바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무릎 툭툭 털고 일어나 또 앞으로 향하면 되는 거지.
항해를 처음 시작할 때 목적지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조금씩 자리에 맞는 미니 목표를 세우고
그걸 달성하면 또 전체 목표에 비추어 미니 목표를 또 세우고
그런 작은 성공이 쌓이고 모여서 인생 목표를 향해 가는 거니까.
뽀야의 배가 산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문득 멀리서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점검하니
꽤나 널널하게 살아왔다는 걸 느끼게 된다.
타이트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10시에 잘 수 있을까...?
아, 안될 거 같아.
수면의 질이 떨어져.......
공부고 뭐고 잠이 중요했던 뽀야는 어떻게 기억될까.
잠탱이...? 잠꾸러기...? 잠만보...?
사실 아주 먼 미래의 뽀야는 자고 싶지 않아도
계속 자게 될 텐데.
뽀야는 미래 끌어와서 즐기기에 익숙해져 버린 듯.
누가 내 잠 좀 가져가 주세요.
으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