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도장깨기 하러 갔는데
우연히 발견한 오리발판.
아니 너무 귀여워!
발판마다 다 다른 동물이 새겨져 있다.
정말 세상에는 자기 일에 열정을 갖고 사는 분이 많은 것 같다.
그냥 돌판만 가져다 놔도 됐을 텐데.
거기에 귀여운 오리 그림을 그려놨어!
근처에 놀이터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리발판은 정말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본다면
자 빨리 놀이터로 놀러 가자!! 하는 것도 같다.
오늘은 귀여움의 한도치를 초과한 것 같다.
하루에 귀여운 것들을 관찰 할 때마다 게이지가 조금씩
차오르는데
꽉 차게 되면 인형을 안고 방을 뒹굴거나
인형들 이마를 쓰다듬 하거나 한다.
아니면 산책을 나가서 다시 마음을 차분하게 0으로 만들거나.
지금 이 시즌이, 가을과 겨울 사이가 힘들다.
코끝이 시릴 때라 그런지 몰라도
이번 겨울은 코로나19와 독감과의 전쟁이다.
되도록 몸을 따끈하게 만들어 주어야 겠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다 보면 산책은 뒷전이 된다.
목도리에 모자에 장갑에 잔뜩 하고 나간다 해도
땀이 나서 금방 식으므로 오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운동 후에도 되도록 곧바로 씻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양말 착용은 당연하고 얼마전에는 T셔츠를 하나 더 껴입기로 해서
요새 아주 후끈후끈하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실내인데도 부분적으로 보일러를 켜지 않아서
속옷+발열내의+T셔츠+수면잠옷+양말+(털모자)
이런 구조.
안 따뜻할 리가 없는데 이상하게 우리집은 밖보다 더 춥다.
오히려 산책을 자주 나가는 게 더 따뜻할 수 있겠다 싶기도 한
요즘의 따뜻한 날씨는 그래도 반갑다.
부디 이런 따스한 날이 시험날까지 계속 되기를...!
손이 곱아서 녹이느라 낑낑대는 거 싫단 말여......
이럴 때를 대비해서 동생이 사준 벙어리 장갑이 있는 거지!
가방에 고이 모셔 두었다.
책가방이 책상 아래 발 닿는 곳에 놓여 있는데
컴퓨터 하다가 자꾸 발로 차게 될 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시험장의 공포가 두근세근.
에이. 별 거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해도 가슴이 자꾸 뛴다.
그냥 내가 아는 거 쓰고 오면 되는 거잖아.
모르는 거 나오면 다른 사람들도 모르니까.
최대한 핵심단어 뽑아서 나열하면 되는 거잖아.
분명 어디서 본 게 나올 텐데.
내 머릿속에 다 있는 것들 일 게 분명한데.
아... 인출이 안된다고?!
최대한 책을 손에서 놓지 말고
입으로 인출하는 연습을 해보자.
입이 된다면 손이 되는 건 시간문제지.
대학 다닐 때는 하도 쓰고 입으로 외우고 그래서
손가락이 붉게 뭉그러지고 목이 쉴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지금 그런 열정은 아무리 뒤져봐도 없지만
조용히 타오르는 푸른 불꽃이 있다.
푸른 불꽃은 붉은 불꽃 보다 더 높은 온도로 자신을 불태운다는 거
다들 알겠지.
이 짜릿한 감정은 돈주고 사는 감정 치고는 가치가 있다.
그냥 롤러코스터 타는 것보다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어 버릴 한 방이니까.
당연 떨리겠지.
하지만 뽀야는 다르다!!
이제부터 괜히 아깝게 내 감정을 덜덜 떠는데 소비하지 않겠어.
괜한 두려움 만들어내지 말고 그냥 손에 안잡히는 때는 잠이라도 자자.
그래서 지금의 뽀야는 의욕 만땅이다.
오리 발판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그 자리에서 귀엽게 아이들을 독려하고 있는 걸 좀 배우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는 모든 사람들이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