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가 마구마구 먹고 싶고 땡기는 날이 있다.
가을은 카레의 계절.
왠지 빛깔이 가을 같으니까.
엄마는 사진찍으라고 해놓고 절대 틈을 주지 않아서
요령껏 가서 찍어야 된다.
우리가 쓰는 카레는 바몬드 카레 순한맛이다.
일단 매운 걸 잘 못먹는 뽀야로 인해
미식 촉수가 하나 부러졌다.
맛있는 것들은 대체로 약간씩 매운데
뽀야는 그런 거에 손도 못대니 말이다.
단호박도 카레에 넣으면 맛있을 것 같은데
무서워서 시도를 못하고 있다.
괜한 짓 해서 카레맛이 이상해지기라도 하면
저 많은 양을 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색다른 요리 시도의 유전자는 없어진지 오래다.
음식재료가 너무 아까웡.(힝)
카레고기는 2팩을 써줘야 먹을 때
아 그래도 내가 고기카레를 먹고 있구나~싶게 된다.
우리동네 마트에서는 카레고기로 등심을 쓰고 있고 4240원이다.
작은 게 이정도 가격이니 2팩이면 거의 5000원이 넘네?!
후덜덜.
외식하지 말자고 하지만
만들어먹는 것도 돈이 꽤나 든다.
어쩔때는 들이는 노력과 돈에 비하면
그냥 사먹는 게 싸게 먹힐 때도 있다.
카레는 그런 경우는 아니지만.
카레는 김치만 있다면 혹은 단무지만 있다면
정말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촉촉한 카레와 대빵 많은 고기.
아~ 이런 카레는 즉석카레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재료가 왕창 크고 튼실하다.
그런데 카레 물 맞추기가 힘들었다.
평소보다 짜지 않게 하기 위해서
카레 가루를 2팩을 보통 쓰던 우리가
1팩만 까고 그리고 여분을 추가하는 걸로 방향을 잡았을 때
벌써 위기가 왔다.
걸죽해지지가 않는기라.
그래서 가루 투입을 결정하고 물에 개서 붓는데
어라? 더 묽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평소보다 물이 더 들어갔어!
비상비상~
아니 카레가 하늘로 날아가는 그 비상 말고!
여차저차 결국 카레가루 2팩을 다 넣었더니
걸죽해지는 바람에 결국 평소보다 물을 더 넣게 되고
재료가 그득했던 카레는 한강이 되고.
결국 맛은 옅어졌다는 그런 얘기.
성공이네 뭐.
싱거운 카레 도전기는 이렇게 힘겹게 성공하였다.
갓담근 파김치가 너무 잘 어울려서
이에 끼는 것도 불사하고 잔뜩 먹게 된다.
여기에는 적을 수 없는(=밥맛 떨어지는)
그런 일도 있었지만
자체 심의를 거쳐서 뽀야만 알고 가는 걸로...
직접 듣고싶으면 뽀야한테 연락 하시길.
걸죽한 이야기 들려드릴테니.
짱구 아버지께서는 말씀하셨지.
똥먹을 때 카레얘기 하지 말라고.
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