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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대천곱창김

by 뽀야뽀야 2020.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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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탁에 국이 사라지며

그 자리를 대체할 식품이 있었으니.

찬란한 그이름은 바로 조미김이다.

마트에서 우리가 식재료를 구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보다 저렴한 것.

보다 양 많은 것.

보다 유명한 것.

 

게다가 지금 행사기간이라 마트에서 4000원 할인을 적용하여 

6980원에 질좋은 조미김 27봉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그냥 김도 아니고 곱창김이다.

곱창김이 뭐냐면...... 음........좋...좋은 김이다.

그냥 김의 여러 종류의 하나 인듯 하다.

어제 카레를 만들어서 아직 맛은 못 보았지만

대천김 맛없다는 사람은 못본 관계로.

 

이름자체가 상표 이미지를 결정짓는 특이한 회사이다.

대천김 저 표시가 묘하게 설득력 있다.

그 밑에 전화번호 크게 써져 있는 것도 그렇고.

게다가 김 포장지에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을 지향한다고 

딱 써있다.

뭐 고를 것도 없이 바로 집어 들었지.

가격 착해. 김 맛도 검증되어 있어. 회사도 그린그린.

비닐 봉지에 포장하는 것보다 재생지 종이로 포장하는 게

멋지구리 하다. 칭찬해~~~(하트)

 

소금 섭취를 줄이기 위해 국을 끊었는데 

어째서 조미김인가 하면

간장김은 더 짤 것 같아서.

뽀야는 늘 푹 적셔먹는 버릇이 있어서 그만.

차라리 조금의 소금이 묻어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했다.

아빠는 조미김 소금을 지저분하게스리(?) 탁탁 털어서 

바닥에 소금을 다 떨구고 드시곤 하셨는데

아니 그럴거면 조미김 드시지 마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힘이 없는 뽀야는 쭈굴쭈굴...

 

뽀야는 아무 생각없이 먹는 게 버릇이지만

어제 너무 충격적인 일을 목격했다.

엄마가 은행을 구우면서 껍질을 쉬이 벗기기 위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는데

무려 그 기름이...!(3초후에 계속)

그 기름이...!!

기름이........!!!

......참기름이었다.

참기름은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산패되어서 

가열하면 발암물질이 될 가능성이 높다하여 

무침요리 등에만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데

바로 그 참기름을!!

은행에 뿌려대서 굽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10초 이상.........(아아)

뽀야가 잽싸게 어디서 들은 지식을 언급하며 말리는 데도

아이 그러면 은행껍질이 안벗겨 진다면서 박박 우기시는게 아닌가.

어떡하지.

아툴가완디도 자신의 아버지의 신념을 지켜드리기 위해

갠지스강의 탁한 물을 마시고 기생충에 감염이 되었는데.

뽀야도 엄마의 신념을 지켜드리기 위해 발암물질을 계속 먹어야 하는겐가.

아니아니 그건 아니지.

핸드폰으로 참기름-가열-발암물질

요렇게 검색해서 보여드리니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진짜 마음으로부터 인정한건지 아닌지는 모른다.

가끔씩 이렇게 근거없는 떼쓰기를 할 때마다

뽀야는 조금씩 지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엄마는 뽀야한테 100번도 더 지쳤을 거다.

어릴 때 똥오줌 못가릴 때 100만번이나 좌절했을 것이고

조금 머리가 커서 이것 저것 반항할 때도 좌절 또 좌절.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 상황이 역전되었다.

이제 우리가 끝없는 이해와 사랑으로 엄마를 감싸주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생활 속에는 늘 다툼의 꼬투리가 자리잡고 있어 

거기에 불댕기기가 쉽다.

뽀야가 울컥대는 마음을 잘 다스리기를 소망한다.

어째... 내가 갱년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신차리자 뽀야여.

뽀야에게 제일 소중한 것이 바로 엄마잖아.

말과 행동의 일치!

그게 중요하다는 거 잘 알잖아.

엄마 사랑해.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해.

엄마가 제일 소중해.

내가 잘 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이제 잘 할게.

내 손 꼭 잡고 힘든 세상 이 험한 길 같이 가요.

그러면 조금 나을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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