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프라이팬에다가 해서 국물이 많은 된장국이다.
조그만 뚝배기에 할 때는 된장찌개라고 부르지만.
이번에는 향긋한 봄내음이 담긴 달래까지 넣어보았다.
버섯도 느타리와 팽이 2종류로.
두부는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잘라 내었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입에 침이 고이는 된장국.
특히 집에 조미김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김에 싸서 된장국 딱 먹어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된장국을 끓이는 데 중요한 것은 역시 된장.
엄마 지인과 친척으로부터 얻어온 된장 2종류를 사용한다.
하나는 조금 밝은 색에 묽은 된장.
다른 하나는 조금 어두운 색에 되직한 된장.
두 개를 체에 넣고 살살 걸러내 준다.
물론 국물 낼 때는 다시마 몇 장과 멸치, 대파 뿌리, 무
등등도 넣어주면 좋고.
된장국은 아빠음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만큼 아빠는 된장국을 자주 그리고 잘 드셨었다.
사실 김치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게
아빠 식성.
근데 조금 까다로워서 맛있는 김치가 아니면
그게 또 아니다.
항상 재래시장에 사는 곳이 정해져 있다.
할머니 김치라는 상호를 가진 집인데.
거기서 담그는 김치는 정말 다 맛있다.
근데 할머니께서 파시는 게 아니고 아들 분인지는 몰라도.
성인 남성이 팔고 있다.
저번에 재래시장에 갔을 때는 자리가 비워져 있어서.
아직 개시 안했나보다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는데.
늦은 봄이나 초여름 되면 본격 열무김치 사러 가야지.
가방에 이고 지고 김치 나르는 것도 일이었다.
버스안에 김치 냄새 폴폴 풍기면서 또 끙끙대며
버스에서 짐 내리는 것도 이제는 아련돋는 옛추억이 되어버렸네.
아빠께서 안 계시니까 재래시장에 갈 일도 없어지네.
사람이 드고 나는 자리는 표도 안난다는데.
우리에게 아빠의 자리는 엄청났다.
거의 하루에 한 두번 넘게 아빠 얘기가 나온다.
아빠는 이랬었지, 저랬었지. 하면서 말이다.
토요일, 일요일 이렇게 주말에 동네에 있는 공원예정부지에서
산책을 했다. 어쩌면 가벼운 걷기운동이라고 해야 할 수도 있지.
만 보를 가볍게 채웠다.
정말 좋더라. 걷기 운동이라는 거.
특히 밖에서 새소리 맑은 하늘, 불어오는 바람 느끼면서
걷는 그 순간은 어디에 비길 데가 없다.
등짝이 촉촉이 젖는 기분.
종아리가 딴딴해지는 느낌.
다리에 힘이 풀려서 후들대는 걸음걸이.
고거 좀 걸었다고 기진맥진 늘어지는 몸뚱이를 질질끌며.
집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 멀다.
공원을 찾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다들 할머니 할아버지.
간혹 가다가 엄마나 아빠가 아이들을 이끌고 나오곤 하지.
정식으로 공원이 자리잡으면 참 멋질 것 같다.
예전 살던 곳 근처에는 육교를 사이에 두고 바로 공원이 있었는데.
그 때는 공원의 소중함고 모르고 활용도 못했던 것 같다.
아주 오랜 기억 속에 자전거를 이끌고 육교를 건넜던 적이 있다.
자전거 조금 타고 공원을 산책했던 여름 날.
아파트 공터에서 아빠와 배드민턴을 치던 때.
아빠 손에 이끌려 간 동네 야트막한 산에서의 줄넘기.
생각해보면 아빠도 참 운동 의욕 없는 나를 이끌고
여기저기 많이도 다니셨었다.
등산을 참 많이 했었지. 그 나이대에 안 맞게.
아빠는 첫 째도 건강, 둘 째도 건강 이라는 신조에 맞게.
나를 건강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으셨던 거다.
지금은 어떠한가 생각해보면 여전히 '비실이'이긴 하다.
그래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걸어서 그런가.
숨이 덜 차는 것 같이 느껴진다.
원체 몸이 가뿐하니까 더 그런 것 같다.
더이상 살 찌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과자로 뻗어가는 나쁜 손.
이제 운동을 반강요하는 적극적 운동맨 아빠는 곁에 안계시지만.
체계적 계획과 검증된 데이터로 운동을 권유하는 동생이 옆에 있다.
요즘은 코로나가 심하여 체육관을 못나가고 있어
좀이 쑤시는 김트레이너님은
수강생 김양이 자세가 흐뜨러지지는 않는가.
목을 쭉 빼고 앉아 TV보고 있지는 않은가.
24시간 관찰 작동.
덕분에 목과 어깨 허리를 오가는 통증도 많이 줄어들었다.
방구석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의 고질적 병증인
목결림, 어깨결림이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좋아지는 걸.
직접 경험하니까 더 신뢰가 쌓인다.
어제는 모처럼 교양도서인 '스스로 치유하는 뇌'를 읽었다.
엄마가 오! 삼광빌라(2021)를 보는 틈에 방으로 들어가
책을 읽는데. 30분이 금방 지나가는 거 아닌가.
분명 핸드폰으로 딴 짓 할 때는 느릿느릿.
잘 시간이 아무리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쳇바퀴였는데 말이다.
저녁 9시 땡치면 바로 자야지! 하고 태세를 가다듬는 내게.
8시부터는 시간이 참 안 가곤 한다.
근데 책과 함께 하니까. 시간이 슥슥 지나가더라.
신경 가소성이라는 개념은 아직 이렇다 할 확정된 개념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임상적 결과와 실험이 행해지고 있는 새로운 뇌과학 분야이다.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데. 너무 재미있다.
책은 제법 통통해서 이거 언제 다 읽나 싶기도 하지만.
각 잡고 읽으면 한 달 안에는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요즘 전공 서적을 너무 안보고 있다.
주된 원인은 유튜브 제작이다.
유튜브를 한다는 게 그냥 띡 찍어서 올리고 끝.
이 아니라는 게 참 번거롭기도 한 셈인데.
나의 경우는 월/화는 대본을 쓰고,
수/목은 촬영을 하고, 금/토는 편집을 하고,
일요일 오후에 게시를 한다.
느긋하게는 이런 식으로 틀을 잡아 놓았는데.
더 자주 올리게 된다면 정말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은데.
다들 어떤 식으로 하고 계신 건지........
그리고 대본을 A4에 뽑아서 읽는데. 이것도 종이 낭비인가 싶기도 하여.
다음부터는 폰에 넣어서 볼까 생각 중이다.
근데 폰으로 보기에는 내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옹!
이번에는 낭독 북튜브까지 시작해서.
좀 더 긴장하고 대본을 써보았다.
생각보다 일찍 대본이 완성되어 오늘이나 내일 촬영에 들어갈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내 영상은 많이 정적이다.
사람들이 동영상에 기대하는 것은 움직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성에 집중하게 하고 싶어서.
되도록 덜 움직이는 편인데.
그게 영상을 지루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배우겠다는 의지로 클릭을 한 분이라면
그 정도는 눈 부릅뜨고 버텨 주셔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현란한 영상물에 노출된 우리의 쉬지 못하는 뇌를
쉬어가게 해주는 약간은 촌스럽고 아날로그적인 방송.
그런 느낌으로 하는 중이다.
어디까지나 영상은 학습의 매개일 뿐이니까.
그래도 재미를 섞어보려고 나름 여러 방법을 고안중이다.
유튜브 관련하여 더 자세한 사항이 알고싶으시면.
블로그 공지글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
바로 유튜브에 요루니 요무 라고 검색하거나
밤에 읽는다고 검색하면 [YOYO TV]라고 나올 텐데.
그 영상을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의식의 흐름따라 적어보는
갈팡질팡 글쓰기.
오늘의 첫 글은 달래된장국으로 열어보았다.
아, 지금 다시 보니까 또 먹고 싶다.(스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