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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닭국

by 뽀야뽀야 202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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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릴 것이 없는 닭요리

 

얼마전에 닭죽을 해먹었는데.

그 때 찢어놓은 닭살이 좀 남아서 끓여 본 닭국.

닭 뭇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

뭉근하게 끓여내면 보들보들 닭살과 입암에서 뭉개지는 무를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닭살의 재발견이 아닐 수 없다.

요새 프리맥 기법이라는 걸 자주 생각해보게 된다.

빈도가 높은 행동은 낮은 행동에 대하여 강화력을 갖는다는 원리인데.

말하자면, 하기 싫은 것을 먼저 하면 보상을 주는 그런 방식이다.

평소의 나는 하고 싶은 것을 먼저 하는 바람에.

자꾸 하기 싫은 것의 우선순위가 밀려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안하게 되는

이런 수렁을 벗어나고자 저런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정말 귀찮고 하기 싫었던 유튜브 편집을 먼저 해버렸다.

그러고 나니 시간이 남아서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생기더라고.

어제는 날씨가 제법 선선하여 걷기도 참 좋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푹푹 찌는 것 같다.

아침에 하는 영어공부는 잠든 뇌를 깨운다.

20분의 짧은 라디오 방송 이지만 

정말 얻어갈 것이 많은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EBS가 다큐프라임도 그렇고, 여러 교육적 콘텐츠가 풍부해서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영어 회화 레벨1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라 그런지.

정말 하나하나 꼼꼼하게 해설해주신다.

발음도 천천히, 빠르게 이렇게 몇 번씩 반복해서 듣게 되어.

학습효과도 UP이다.

 

요새 간식의 맛을 알아버렸다.

그간 끊었던 빵을 다시 먹는가 하면, 과자를 사다 놓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아주 식생활이 엉망진창이 되어 가는 중.

근데 너무 맛있어서 끊기가 두려워 진다.

어떻게 이걸 안 먹고 지내온 걸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든다.

운동을 해서 다리가 굵어지는지. 아니면 단순히 살이 붙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삶의 원대한 목표로 건강을 두고 있는 이상.

이제 빨리, 달콤한 것들과 이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주말이다.

주말은 공부를 쉬고 교양도서를 읽거나 빈둥빈둥 지낸다.

수험생에게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지만.

이상하게 나는 쉬지 않으면 병이 나거나 효율이 떨어지거나 하더라고.

그래서 일주일 통으로 날릴 바엔 차라리 조금 쉬는 게 낫겠다 싶었다.

이번 주말엔 비 소식이 들어있어서 산책을 못 가겠군.

우산 쓰고 가면 되지 싶은데, 손을 흔들어 주어야 하고

또 비오는 날은 시야가 좁아져서.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이라 그냥 실내운동으로 대체하고 마는 거지.

그런데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만큼 걸어도

실외운동이 실내운동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

아마, 상대가 있고 없고의 차이인 것 같은데.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혼자가 편해지는 경지에 다다르는데.

나는 아직 거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하는 듯싶다.

닭고기를 먹으면 하루종일 든든하고 힘이 난다.

예전에는 튀긴 음식을 참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삶고 찌고 한 음식이 더 좋은 걸 보니.

내 입맛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어왔구나.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도 없이 살지 말자.

그런 얘기를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시절의 친구들은 지금 다 아이엄마가 되어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자기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우리들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게.

참 대단하고 신기하고 존경스럽다.

나는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아.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와중에.

요새 전공책 보는 걸 또 미루고 있다.

하루의 중점을 소설 쓰기에 두다 보니 그렇다.

기약없는 희망 안고 쓰는 글인데.

제대로 해보자니 신경쓸 일이 많다.

원래 오전에 전공 서적을 읽고 오후에 무료 특강을 봐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꾸준히 하고 있지 않다.

솔직히 유튜브나 블로그 하는 건 1-2시간 정도밖에 잡아먹지 않는데.

내 마음에서는 이미 언제든 공부를 내려놓을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이론서 이거 언제 적 책이냐...........언제 다 보려고 이래....(궁시렁)

 

모처럼 미리 공부 해 두려고 준비를 마친 행정학 책이 빳빳하다.

닳고 닳을 때까지 봐줘야 하는데.

역시 인간의 의지란 나약하고 간사해서.

외부에서 강하게 통제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내가 나를 이길 수 없는 이 상황에 문제가 있다 해도...?

그래서 다들 기숙형 학원이나 학원에 소속되어 통제를 당하는 것이구나.

독서실에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도서관을 다니는 것도 아니며.

오로지 집에서 독서대와 컴퓨터와 책. 

이렇게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내게.

좋은 날이 과연 올 것인가...?

 

동네에 주말농장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산책 할 때마다 수확의 결실 앞에 기뻐하는 주민들을 본다.

꽃차를 생산하려고 하는 것인지, 주말농장에 어울리지 않게 꽃무더기가 피어있기에.

멀리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꽃을 앞에두고 이야기 나누고 서있는 아주머니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널리 퍼져 나간다.

그래, 쟤네들은 눈에 탁 트이지 않더라도 제 할일 하며 살잖아.

잎을 틔워내고, 꽃을 피워내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할 일 제대로 하잖아.

나는 식물만도 못한 존재인가....?

만물의 영장 인간인데. 어째서 그런 위치를 점하게 된 것일까...(고뇌)

 

닭국먹고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서.

오늘 예정되어 있는 공부를 다 끝내고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며 교양도서를 탐독하는.

그런 이상적인 하루를 꿈꿔 본다.

근데 점심에 과자 먹을 거라서.

소화시킨다 씻는다 뭐다 해서

1시간정도 일정을 미루게 되면, 또 엉켜서 하기 싫어질 텐데.

아침부터 몸이 나른한 것이 영 찜찜한데.

 

공부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음에 감사한다.

그럴 수 있는 여건이라 다행이다.

그래도 공부하는 게 지겹다거나 아예 싫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그래, 다 좋으니 이젠 정말 책을 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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