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의 아름다움이 이런 것일까.
그저 처음엔 비뚤빼뚤 나무였을 텐데.
동글동글 귀엽게 조경을 해놓았다.
미세먼지가 나쁨이었던 어제였지만
조금 멀리까지 산책을 간 의미가 있었다.
동네를 조금만 벗어나도 새로운 나무,
새로운 꽃들과 마주하게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학창시절 거닐던 그 거리와 지금 엄마와 함께 걷는
이 걸음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나만이 알고 있다.
그 당시는 학교 조경의 아름다움 이런 건 느끼지도 못했었지.
왜냐면 빡빡한 시간표에 맞춰진 삶을 살아야 했기에.
항상 학점 빡빡하게 채우던 나였으니까.
벤치에 앉아 쉴 여유도.
천천히 걸으며 하늘과 나무를 감상하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캠퍼스를 다시 거닐며
앉지 못했던 곳에 앉아보며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금 바라보며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웠는데
놓치고 말았지 뭐야..!(콩)
이러고 있는 걸 보면 쑥쓰럽달까~
그래도 도서관 가는 길이 험악했던 건 아직도 기억난다.
왜냐면 졸업 후에도 희귀한 책 때문에
도서관 갈 일이 몇 번 있었어서.
정문방향의 수많은 계단.
땡볕이 내리쬐는 장소.
등판이 촉촉이 젖어가던
여름날의 도서관 등반.
이제는 출입증을 찍어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졸업생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그 곳.
지성인의 성지.
매캐한 책냄새가 풍기는 그 곳에 가고 싶다.
뭐, 민증 맡기면 올라갈 수는 있다.
책 대출은 안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도서관에 안 간지가 언제인가.
책을 사 모으는 것도 이제는 한계다.
도서관이 그립다.
맘 편하게 책을 고르던 그날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왔다.
덥다고 짜증내지 말고
버스가 늦게 온다고 조바심 내지 말고
더 많이 다닐 걸.(에휴)
이제 눈이 내리면 더욱 아름다운 옷을 입는
나무들의 모습을 놓칠 수 없다.
하지만 보도블록에 쌓인 미끄러운 눈때문에
안될거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