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 먹기로 한 무한리필 돼지갈비이다.
위장을 비워두어야 많이 잔뜩 먹을 수 있을거라 다들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적당한 한 끼가 다른 한 끼를 끌어당긴다.
너무 배고프면 오히려 많이 못 먹게 된다고.
무한리필의 대가들 앞에서 우리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소식하는 사람들이지만.
어쩌면 단품 고기를 시켜먹는 게 저렴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무한리필이라는 말이 주는 기쁨을 누리고 산다.
이번에는 프라이팬에 얹어진 고기양이 좀 적었던 것 같다.
굽자마자 계속 고기추가를 위해 벨을 눌러댔으니 말이다.
사장님도 되게 바빠보였고.
우리만 가면 희한하게 다음 테이블 팀이 온다.
엄마가 특히 그런 편이다.
어디 가게를 가면 꼭 손님을 몰고 다니는 분이시거든.
그래서 엄마는 장사를 해야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아빠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우리집 고기 마스터는 동생이다.
자기한테 몰리는 연기 다 맞으면서 열심히 고기를 굽는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엄마도 옆에서 고기를 열심히 자른다.
나는 뭐하냐고?!
열심히 주워 먹지.(헤헤)
그래도 고기 가운데로 몰기도 하고 뒤적이기도 한다.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건 엄청 노동이다.
게다가 나는 양파 간장 절임을 무척 좋아해서.
거의 큰 사발로 2번 퍼다 먹을 정도.
동생은 마늘파여서 마늘을 열심히 먹는다.
이 곳 마늘은 얇게 잘라져있어서 먹기도 편하고 좋다며
늘 고기에는 마늘을 빼놓지 않는 건강추구남.
셋이서 이렇게 푸짐하게 먹어도 40500원이 나오는 걸 보면.
개이득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등심이나 살치살, 갈빗살 같은 거 사먹으려면
준비할 것도 많고 뒷정리도 성가신데.
나와서 먹으면 깔끔하게 먹기만 하면 되니까.
값도 더 싸고.
그래서 무한리필이 집 근처에 있으면 살이 쭉쭉 찐다니까.
근데, 요즘에 만 보 걷기를 해서 그런가?!
엄마가 그러는데 많이 먹은 거에 비해서 살이 안쪘댄다.
오우, 좋은데?! 역시 운동이 최고야.
그런데 오늘은 날이 궂어서 나가긴 좀 그렇고.
안그래도 공원예정부지쪽은 바람이 좀 많이 불기 때문에.
게다가 목요일에도 눈온다고 되어있네.
이번 주는 금요일에나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시간 엄청 빨리 가니까 뭐 금방 나갈 수 있겠네.
올해는 정말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다.
기록적인 폭설 얘기는 다시 듣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기상이변이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고 보니.
정말 무서워 진다.
말로만 하던 환경보전이라는 것에 종종걸음 하게 된달까?!
그래도 길거리에 쓰레기가 많이 줄었다.
내가 주워서 그런 거 아니고 동네 사람들 의식수준이 높은가 보다.
다행이네, 쓰레기를 길가에 그냥 막 버리지 않아서 말이다.
연둣빛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좋다.
일반 검은 봉지 쓰레기를 모아모아 종량제 봉투에 꾹꾹 눌러담아 주면
이상하게 쾌감이 느껴진다.
비록 쓰레기를 버리는데에도 돈이 든다는 게 좀 두렵기는 하지만.
지정된 장소에 내놓으면 처리 되는 보장된 쓰레기니까.
안심이 되는 거지.
눈이 일상을 멈추게 하는 게 싫은데.
또 눈이 온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
꽁꽁 얼은 지면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평지에서도 곧잘 스텝이 꼬이는 나는.
눈이 정말 싫다.
눈 오면 크록스 신고 밖에 못 나가잖아.
불편하게스리.
그나저나 이제 주중으로 돌아왔으니 다시 채식의 시작이다.
행복한 주말의 기억은 묻어두고. 다시금 시작하는 담백한 식단이라.
내가 이렇게 적응을 잘 할 줄은 몰랐다.
오늘 점심은 숙주와 콩나물 그리고 삼치이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카레 거리가 잠자고 있지.
마치 영양사라도 된 것 마냥. 이것 저것 챙겨가면서 식단을 짠다.
근데 집에 그런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식당에 있는 고기 그릴 달려있는 밥상 말이다.
아, 호떡 굽는 철판도 있었으면 좋겠고,
거기에다가 와플 팬도 있었으면 좋겠다.
참 저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면,
영업소 분위기 물씬 풍기는 집이 되겠네.
소원은 소원으로 묻어두기..........(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