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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삼치2

by 뽀야뽀야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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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도톰하고 소금간이 잘 배어 먹기 좋은 삼치다.

생선을 끼니에 먹는 것은 꽤나 몸에 좋은 일이다.

그리고 생선을 챙겨먹기란 쉽지 않다.

튀기는 것도 번거롭고 기름처리도 귀찮다.

그래도 엄마는 우리를 위해 매번 생선을 튀긴다.

옆에 같이 서 있자면,

일단 숨막히는 기름냄새가 난리다.

때로는 마스크를 쓰고 굽기도 할 정도이다.

생선살이 부서지지 않게 잘 뒤집어 주어야 한다.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이번 생선은 소금간이 안 되어 있던 거라서

엄마가 따로 소금간을 해서 걱정해는데.

다행히도 아주 적절하게 짭쪼름하고 맛있더라.

그 말에 엄마의 입꼬리도 쭈욱 올라간다.

 

그런 것이다.

자식이 배부르면 그만인 것이 엄마의 마음이지.

요즘 엄마의 마음을 많이 생각한다.

자주 다투기도 하고 짜증도 내고 서로 그렇지만.

매일 감정 쓰레기통이 리셋되는 나와는 다르게.

쉽게 지워내지 못하는 엄마는 감정의 앙금 차원이

아마도 나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그래서 이번 북튜브 주제도 엄마 그리고 아내에 대한

서적을 골랐다.

첫 번째 유튜브 주제는 물론 엄마와 딸이었다.

두 번째 유튜브 주제는 아내이다.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로!

www.youtube.com/channel/UCQwiW6XRSo5HMnq0pMSR6tQ

 

밤에 읽는다

밤에 읽는 채널. 넘쳐나는 읽을 거리들을 함께 읽어보는 시간. 삶 속 이야기를 당신과 읽어가고 싶어요. 당신 창가에 가만히 걸터앉아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은. 그런 날에 읽어봅니다.

www.youtube.com

 

원래는 생선 발라먹는 걸 꽤나 귀찮아 하는 성격이라.

생선을 구워놔도 잘 먹지 않았었다.

채소도 잘 먹지 않았지.

그런 내 인스턴트 위주 입맛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이

마음가짐의 변화이다.

안그래도 피가 뜰뜰해 지거나 하면 안 되고, 운동부족인데.

먹는 거라도 단디 챙겨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말이다.

처음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반찬들이 원망스러웠다.

다 똑같은 무(無)맛인데........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그래도 장아찌류가 있어서,

꿀떡꿀떡 잘 넘어간다. 소화에도 도움이 되고.

그래도 언젠가는 젓갈류하고도 이별해야지.

염분이 너무 많으니까 말이다.

숙주나물, 콩나물 무침, 시금치 무침, 연근조림 이런 거.

이런 것들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아직 그들의 깊은 맛을 나는 잘 모르겠다.

어제는 갑자기 배가 당기면서 아파서.

또 위염이 도졌나?! 싶기도 하고 그저 생리통인가 싶기도 했는데.

결국 원인은 알지 못한 채로 아침이 밝아서.

오늘은 좀 괜찮은 것 같다.

간밤에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되었다고 했는데.

내 방은 21.7도라서 잘 모르겠다.

이제 추울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금요일 쯤에 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금요일에나 야외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낮기온이 한 자리수로 떨어질 건 또 뭐람.

안그래도 공원부지 바람 엄청 불던데, 탁 트인 공간이라 그런가.

 

엄마가 삼치를 구울때면 그 기름 타는 냄새와 연기.

그냥 생선 사먹지 말자고 하고 싶은데.

반찬 구성을 고치는 것을 싫어하는 엄마와.

반찬은 2-3가지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동생.

남아도는 반찬에 상해서 버려지는 반찬.

나도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넉넉하게 해 놓아야 반찬 자주 만드는 번거로움이 없으니까.

어디서 절충점을 찾을지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

아마 오늘 저녁 메뉴는 카레.

뚝딱 만들기 쉽고 건강에도 좋은 메뉴라서.

우리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식단이다.

맛도 좋고 말이지.

자극적인 게 딱 내 스타일이야.

 

어제 북튜브 대본을 완성했다.

이번에는 희망과 치유에 대한 책이어서 

나도 이것 저것 할말이 많았다.

오늘은 촬영을 하면 된다.

스튜디오는 딱히 없고 그냥 우리집 거실이 주 무대다.

무릎담요를 소파에 둘러주고.

카메라 앵글을 조정해서 피사체가 가운데에 꽉 차게끔

만든다.

그래봤자 선인장인데 뭐.

저번 북튜브는 [서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

이었기에 따끔따끔 선인장으로 찍었던 거고.

이번 [날마다 아내를 만나러 갑니다]는 

분홍빛 조화와 함께 할 예정이다.

생화이면 더욱 좋겠지만 관리의 문제가 있어서.

그리고 요새 진짜 예쁜 조화들이 많이 팔고 있더라.

자꾸 화환이 욕심나서 참느라 고생했다.

 

꽃과 나무가 좋아지면 나도 세월을 입어 가는 건가.

어릴때는 관심도 없던 꽃나무에 요즘들어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심지어 집안에 식물을 들이기 까지 하는 중.

핑크스타와 화이트스타는 키가 껑충해져서 잘 자라고 있다.

선인장은 야금야금 크고 있는 중.

시클라멘과 해바라기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사진 속에서 밝게 빛나고 있지.

이제 봄이 오면 또 어떤 식구가 집에 들어오게 될지.

아니면 어떤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그 존재를 허락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살면서 기적을 체험한 적은 별로 없었던 듯.

기적을 믿지 않았기 때문일까.

이제부터라도 믿어볼란다.

분명 내 삶에도 기적이 일어날 거야. 꼭.

 

삼치를 뜯으면서 참 잘 분리되는 살이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먹었다.

짭짤하고 뭉툭한 살이 깊어서 푹 파먹어야 한다.

한 조각 먹었음에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어주었다.

생선이 생각나면 주저없이 삼치를 골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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