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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라볶이가 너무 좋아

by 뽀야뽀야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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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만들어먹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환상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기 때문.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어디선가 주워온 레시피이다.

그런데 엄마와 동생이 내 요리실력을 신뢰하지 않아서.

맨날 내가 만드는 음식을 불량식품이라며 놀려댄다.

아닌데, 정해진 레시피대로 하는 건데.(히잉)

 

우연히 우리가 자주 쫄면을 시켜먹는 가게에서 라볶이도 팔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주말이면 빈번하게 시켜먹고 있는 중.

가격도 5000원인데 양이 엄청 푸짐하고 그릇이 깊어서

배가 빵빵하게 부르다.

어제는 쫄면과 라볶이를 주문하였는데.

완전 대만족.

배 엄청 빵빵.

포만감이 모락모락.....!

 

그러고는 바로 걷기 운동하러 집을 나섰지.

이런 저런 얘기 하며 걷는데 생각보다 만 보 채우기가 쉽지 않다.

혼자 걸었을 때는 음악 몇 곡이 휙휙 지나갔었는데.

노래 없이 이야기 하며 걷다보니 시간이 늦게 가는 것 같은 느낌.

한 번 걸었던 자리를 또 넓게 돌고 빙글빙글 공원 부지를 쏘다녔다.

슬슬 다리가 절룩거릴 듯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지금이면 한 7000걸음쯤 된 거다.

몸은 귀신같이 통증 신호를 내보낸다. 참 신기하다.

우리는 로컬 푸드 직매장에서 은행을 사야 하므로.

발걸음을 옮긴다.

직매장은 걷기 운동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정반대편에 위치한다.

우리는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장을 보러 반대편으로 열심히 움직였다.

직매장에 가니 직접 만든 요리청을 팔고 있기에.

마침 도라지 배즙도 품절되어 못 먹고 있는 통에.

도라지 배청을 두 통 샀다.

그런데 가끔 엄마의 행동이 답답할 때가 있다.

무거운 요리청을 들고 삐걱대며 집으로 향하는데

자꾸 엄마의 발걸음이 멈춰서는 것이다.

아마 결제 문자를 확인하는 것 같은데.

잘 안보이는지 몇 번을 다시 확인하고 서있다.

나는 멀찍이 앞으로 쭉쭉 향하다가 뒤를 돌아보기를 반복.

[잘 안보이면 집에가서 봐. 여기 밖이라 환해서 잘 안보이나 보지.]

한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게 된다.

[혹시 잘못됐으면 돌아가야 하니까. 기다려 봐.]

그러나 잘못된 부분이란 없다.

기계가 하는 건데 실수가 있을 수 있나?!

그렇게 또 답답하게 길바닥에 서서 시간을 보내고.

나는 한껏 짜증이 차올랐다.

안그래도 손이 무거운데. 땡볕에 운동해서 땀에 푹젖은 옷을 입고.

짜증, 짜증, 짜증.

집에와서 씻는데도 엄마는 순서를 양보해 주었고.

거기까진 좋았는데.

내가 씻는 중에 자꾸 물을 쓰는 것이다.

우리집은 고층이라 한 쪽이 물을 쓰면 다른 쪽 물줄기가 약해져 버린다.

계속 물이 졸졸 흐르게 되니까 또 짜증이.

그리고 다 씻지도 않았는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서있는 엄마 때문에.

이도 못닦고 후다닥 화장실을 빠져나오게 된다.

그리고 결국 엄마가 다 씻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를 닦긴 했지만.

어째 오늘 하루 기분이 영 좋질 않다.

뭔가 계속 삐걱이는 느낌?!

그래도 화 폭발 하지 않고 잘 참았다.

그렇게 고비만 잘 넘기면 화를 내게 되지는 않는다.

소소한 짜증만 남발 하지.

아무래도 한달에 한 번 찾아오는 그런 미묘한 상태가.

지금인 것 같다.

흔히 그 날이라고들 하지.

엄청 예민해진 것 같다.

오늘은 모처럼 고기먹으러 가는 날이니까.

기분 좋게 시작해야지.

그런데 엄마와 나는 너무 성급하다.

좀 느긋하고 싶다.

근데 한 쪽이 그런 면을 절대 못참으니까.

우리는 횡단보도 파란 불 신호 기다리는 것도 

좀이 쑤셔하며 못 견디니까.

 

세상에서 어떤 음식을 마지막으로 먹고 싶냐고 하면.

나는 단연코 라볶이다.

그럴 정도로 너무너무 좋아한다.

떡볶이가 더 좋았을 시절이 있었으나.

예전에 떡을 먹고 크게 체한 적이 있어서.

그보다 떡 함량이 적은 라볶이를 좋아하게 되었지.

그 매콤달달한 맛이 좋다.

주말에나 만날 수 있어서 더 감질맛 나지만.

한 끼 완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라볶이 너를 놓을수는 없어....

그렇게 면 게이지가 조금씩 차고 있다.

아 참! 어제는 동생이 라볶이도 먹고 싶은지.

곱빼기로 라볶이를 시켜놓고 한 젓가락도 먹지 않아서

결국 나와 엄마가 다 뒤집어 쓰는 바람에.

어쩐지 소화가 잘 안되더라고.

만 보나 걸었는데도 배가 불룩.

어제는 정말 그지같은 하루였던 것 같다.

그래도 화내지 않고 잘 넘겼으니 토닥토닥.

그리고 좋아하는 라볶이도 한껏 먹었으니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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