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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두마리 치킨

by 뽀야뽀야 2020.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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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과 후라이드는 진리이지.

뿌링클에 물린 우리가 선택한 고전 메뉴이다.

치킨에 섬세하게 뿌린 깨가 참 맛깔나 보이네.

주문 받으시는 아주머니는 항상 횡설수설 정신이 없지만.

손맛은 괜찮은 것 같아.

 

오늘은 이런 얘기를 문득 하고 싶다.

어느 저녁에 생방송 투데이를 보고 있는데 그날 코너는 

김PD가 떴다 였고 내용은 울진 대게잡이 편이었다.

확대된 대게 모습을 물끄러미 보시던 엄마 왈,

[외계인처럼 생겼네.]

쟤네가 여기를 지배하러 내려온 게 아닐까?

귀엽고 창의적인 발상에 감탄이 나왔다.

내 상상력이 시대의 기준을 초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울엄마 너무 귀엽지 않은가?

맛좋고 푸짐한 대게를 보며 외계인이라니......

이수현의 에일리언도 떠오르면서.

안그래도 방금 채널 돌리기 전에 봤던 온앤오프의 이지아편이 또 

겹쳐지면서. 

 

우주 과학, 외계인 그리고 맛좋은 치킨.

우리는 어떤 목적을 향해 누군가에게 사육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각각 살펴보면 하나의 완전한 삶이지만

누군가의 의도가 있어서 우리를 세상에 내놓았고 자라나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누군가가 신이라면 어느정도 다들 아는 얘기가 된다.

때로는 내 안으로 깊이 파고들면 그 안에서 우주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내 발끝에 차이던 억센 생명을 볼 때도 느꼈었는데.

가끔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면

손가락이 저절로 향하여 글감을 완성해 나간다.

물꼬만 틔워주면 알아서 제 갈길을 간다.

글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생각 없이도 술술 말하게 하거든.

어제는 처음으로 낮에 습작을 해보았다.

이야기가 가다가 막히는 것이 느껴졌다.

저녁 감성이 꽉 차야지만이 물 흘러가듯 부드럽게 써지는 것이다.

그러면 조도를 낮추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어제는 새벽 1시에 잠이 깼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구나.

2시가 되는 것을 바라보며 소설 구상을 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핸드폰에 적어두기를 반복.

시간이 많이 남았기는 한데 이 조급함은 어쩔 수 없어서.

빨리 끝내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1월엔 크고 작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1월 전에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대략 일주일 정도 남아있네.

29일이 합격 발표날이니 그날의 충격을 고려하면

하루 빠지고. 30일에 김남길 시즌그리팅이 출고예정이니 또 

엄청 설레고 앉아있을 테니 하루 또 빼고.

며칠 안남았다~!

어제는 2편을 썼다.

나름 괜찮은 전개였다. 오늘도 2편 쓰는 게 목표인데.

가능 하려나.

잠깐의 귀찮음을 물리칠 수 있을지.

TV앞에서 사로잡혀버리지는 않을지.

해야 할일 착착 처리하는 빠릿빠릿한 뽀야 모습을 기대하며.

근데 엄마가 쉬는 날이라 아마 안될거야......

엄마곁에 붙어있고 싶을 거고. 나는 TV만 보게 될 거야.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주어지는데 소설 한 꼭지를 쓰지 못하는

나는 뭔지. 정말 거대 우주 쓰레기구나, 싶다.

금/토/일 이렇게 3일이나 면접공부와 운동을 쉬는데 

글 쓰는 데 있어서 얼마나 성과가 나올지.

이제 월요병을 막아 줄 카이로스도 끝나고 없는데.

머리가 지끈지끈 한다.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저녁시간에만 원활하여 안타깝고.

저녁에 집중못하는 잠꾸러기 뽀야라서 원통하다.

인위적으로 잠을 빼앗아버리는 그런 시도들을 고려하지 않아서.

몬스터 음료수라든지 스누피 우유라든지 커피.

이런 것들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로 있으면서도 주위가 어둠이어도 굴복하지 않기를.

잠의 여신은 나를 가만두지 않으려 한다.

심지어 낮에도 내 영혼을 거둬가기 위해 내 곁에서 틈을 노리고 서 있다.

틈을 보이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눈이 반쯤 감길락 말락.

배부르게 먹고 나면 더 심해지는 식곤증.

봄도 아닌데 꾸벅꾸벅 조는 이 몸은

계절의 톱니바퀴를 작정하고 부수려는 듯.

어쩐지 그래서 나의 바이오리듬과 계절이 맞지 않았구나.

하루 10시간 자던 습관 이제 고칠 때도 되었건만.

오상진 아나운서도 9시 땡 하면 잠자리에 든다던데.

TV에서 그 얘기를 듣자마자 와~ 나랑 비슷하네 하면서

잠의 소중함에 대해 또 혼자 소설을 쓰곤 했지.

 

바쁘게 살아가는 인생들이여.

좀 자두는 게 어떤가요?

맘 편히 그럴 수 없는 현실이지만.

쏟아지는 내 잠 나누고 싶어요.

내 노곤한 이야기를 듣고 눈을 부비고 있다면

성공입니다. 이제 암막 커튼을 치고 이불을 턱밑까지 당겨서

머리를 베개에 붙여보세요.

1,2,3......잠이 옵니다!

아, 치킨이 남아서 먹고 자야겠네.

식후에는 2시간정도 여유를 두고 주무세요.

역류성 식도염 생기면 곤란하니까.(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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