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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차곡차곡 감

by 뽀야뽀야 2020.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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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친구 어머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숙성 감이 벌써 이렇게나 줄었다.

솔직히 엄마 혼자 드시고 계신데 이정도로 줄어드는 거면

정말 감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네.

밑바닥부터 차곡 차곡 쌓으셨는지.

하나씩 건저 먹으니 이렇게 남아 있더라.

감의 탄닌이 변비를 유발하는 거 아니었나?

아직 엄마의 장은 괜찮다.

질내 유산균을 먹은 뒤로는 탈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뽀야도 장트러블의 대표주자였는데.

항상 꾸룩꾸룩 배에서 소리가 났었는데.

지금은 엄청 고요하다.

아빠도 감을 참 좋아하셨었다.

엄마랑 감 듀오로 활약하곤 했는데.

이제는 엄마 혼자 외롭게 감을 처리하고 있자니 

서운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감들 먹어 보라고. 말하셔도 선뜻 내키지 않는다.

원래 과일을 별로 즐기지 않는 뽀야는 더 그렇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뭘까.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는데 답은 포테이토 피자였다.

아, 이렇게 허무할 수가.

건강에 좋은 음식들이 많고 많은데 아직도 입맛은 기름지구나 싶어서.

그래도 면식을 포기했기에 가능한 대답이었다.

새들도 즐겨먹는 맛나는 감에 왜 손이 뻗질 않을까.

흐물흐물 안씹히는 거 좋아하는 뽀야 아니던가.

여러모로 잘 맞는 과일인데 이상하게 단감이나 홍시나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게 다가온다.

과일을 안 먹어서 눈밑이 떨리는 건가?

일단 단백질이나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그런거라던데.

마그네슘은 알약을 챙겨먹고 있는데도 계속 그런다.

단백질은 고기나 콩 또는 맥주효모를 먹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다 별로 즐기지 않는 것들.

이번 주말에도 고기파티를 할 지 모르겠는데.

한다면 좀 많이 먹어두자고. 그렇게 다짐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편식쟁이야.

고칠 마음이 없는 것도 잘못이야.

그래도 아침은 늘 밥에 김.

해조류 먹고 있으니 다행이지.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특별히 샌드위치를 아침으로 먹긴 했지만

이것은 특별한 날 기념이니까.

자, 이제 바나나와 연유브레드를 먹어 볼까나.

간식이 너무 푸짐해서 눈물이 나려고 하네.

 

선뜻 감을 보내주신 동생 친구 어머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주신 감은 엄마가 정말 잘 드시고 계세요.

무탈을 기원합니다.

이런 마음이 전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쑥쓰럽고 나와는 초면이라서 메시지 보내기도 좀 그렇고.

쑥쓰럼쟁이 뽀야는 감사함 내려놓고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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