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 놓은 반찬이 다 떨어져서 먹을 게 없을 때.
만들게 되는 김치 시리즈.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인기 높은 김치볶음밥이다.
양파를 오래 달달 볶으면 맛있는 냄새가 집안에 퍼진다.
뚜껑을 덮어서 오래 볶아내는 김치도 눌어서 맛이 좋다.
원래 김치가 맛있어서 그런가?
볶음밥도 정말 맛있다.
특히 밥공기에 가득 눌러담아 다른 그릇에 엎어주면
중화요리집 볶음밥처럼 모양이 예뻐진다.
여기에 아동용 깃발을 세우거나 하면 일식 볶음밥이 되겠지.
어제 저녁에는 도미노를 했다.
도미노 속에 여러 장치가 있는데 그걸 시험해보는 걸 깜박해서.
어제 모처럼 해보았다.
3방향 연결판이랑 돌려서 시작하기 장치를 놓고 도미노를 까는데.
자꾸 연결판에 다다르면 와르르 무러져버리는 것이다.
한 3번쯤 무너뜨렸을 때.
지켜보던 엄마가 합류한다.
도미노의 면을 다르게 하는건가? 세우는 각도가 문제인가?
열심히 문제를 탐구한 끝에 최상의 조합을 찾아냈다.
그래서 도미노 여정이 완성되었다.
점점 핸드폰에 도미노 영상이 늘어간다.
나만 도미노 하고 끝내버리는 건 아쉽잖아.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남겨야지! 하고 의욕적으로 찍어댄다.
엄마가 드라마에 푹 빠질 시간 저녁 8시에 시작되는
나만의 놀이.
진짜 뇌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도 나쁜 자세로 오래 책을 봐서 지끈거리는 머리통도
도미노 할 때는 싹 잊혀진다.
딱딱하게 굳어가는 어깨도 도미노를 하면 풀어진다.
이런 자세, 저런 자세로 앉아
도미노를 세우고 있는 내 모습이 낯설다.
누군가 거실에서 도미노를 하고 있다면
쪼르르 따라가서 나도 하나 놓고 싶은 그런 도미노 게임.
그러다가 와르르 무너지면 서로 허탈하게 웃고 마는 그런
가벼운 놀이.
사실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던 것은.
펭귄 얼음깨기를 샀을 때부터였는데.
그 때는 잘 안되었다.
그런데 도미노는 확실히 다르네.
약간 사람을 결집시키는 마력이 있다.
휴대폰에 자꾸 업데이트 알림이 뜬다.
얘가 왜 거슬리는가 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돼서 그렇다.
분명 더 나아지려고 하는 것인데.
버그를 수정하려고 하는 일인데.
나는 계속 미루고 있다.
한번 켜면 너무 오래걸린다는 이유로.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이전보다
성능이 뒤처지는 업데이트 일까봐.
이런저런 걱정으로 미뤄온지가 벌써 1주일 살짝 넘었을까?
언젠간 깔아야지 하면서도 그 언제가 언제가 될지.
오늘 아침에는 동생이 어제 저녁에 늦게 잤다며
아침을 거부하는 사태가.
쓸쓸히 식탁에 앉아서 단촐한 식단에 홀로 먹는 아침밥이
왜 그렇게 안들어가던지.
분명 반찬은 부드러운 연두부인데.
굉장히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밥도 오래 먹었다.
거실에서 TV소리 거슬릴까봐 TV를 끄고 먹어서 그런가?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끝까지 먹긴 먹었다.
아침을 거르면 좋지 않다.
매번 고 언저리에 오는 배변 리듬도 깨어지고.
아침을 늦게 시작하게 되면 하루가 짧아진다.
아직도 쿨쿨 자고 있는 동생을 생각하며.
아, 저렇게 주말에 일상이 무너지는구나, 싶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뽀야가 으뜸이지.
항상 같은 시간에 잠에서 깨고, 밥을 먹고,
치우고 블로그를 시작하고 공부를 하지.
아침 루틴이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다.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활기찬 토요일 아침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만 보는 내가 걸었는데 왜 늦게까지 잠을 못자가지고.
아침에 일어나질 못하는 거니!!
요즘 코로나로 인해 체육관도 닫고 그래서 운동도 못하고
답답해 하는 동생이 안쓰러웠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 나아졌다고 바로 나가면 위험할 것 같아서
미루고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사람이 밀집하는 공간이다보니까 조심스럽다.
그냥 동네 걷기만 해도 좋은 운동인데.
녀석은 근력운동이 제일인줄 아는 착각에 빠져있다.
러닝머신은 최대치로 놓고 팡팡 달려대서
불안해서 집에서 못하겠고.
이래저래 체육관이 그리워지는구나.......(하아)
집콕이 정말 많은 것을 망쳐놓고 있다.
멀쩡하게 안과 밖을 오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다 끊어버리고.
정상적인 일상의 흐름을 역시 끊어버렸다.
나같이 적당히 운동하고 적당히 살아가는 사람은.
크게 지장이 없는데.
하루를 가장 옹골차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코로나의 영향은 컸다.
게다가 현재 진행형이잖아.
아아, 괴로운 일이다.
그래도 해외에서는 백신으로 증상 발현자가 많이 줄어든 모양인데.
우리도 확산세가 조금 둔해지고 그러다가 끊기고.
그런 희망적인 방향으로 사태가 나아가기를 바란다.
요즘에 김치 없는 집이 없으니까.
사먹더라도 김치는 쟁여놓는 편이니까.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다.
집집마다 맛의 미묘한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맛있으니까. 김치 볶음밥 많이 해드시고.
건강도 챙겨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