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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by 뽀야뽀야 202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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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가 무척 끌렸다.

목차를 보고 사는 게 습관이 되어서 

목차를 훑어봤는데 

유명인들의 예민성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은 

에피소드들로 구성이 돼있더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나 자신을 예민한 사람이라고 

흔히 생각한다고 한다.

이 책을 집어 든 뽀야 역시 예민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었으니까.

그런데 차차 읽어 보는데 뽀야는 그다지 심한 

예민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

더욱이 흥미로운 것은 정신의학과 뇌과학을 접목하여 

사례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얘기는 

처음에 나왔던 스티브 잡스 얘기이다.

단추(버튼) 공포증이 있었던 그는 남들이 흔히 입는 

셔츠를 입지도 못하고(과연, 그래서 그 검정 목티를 맨날 입었던 거군!)

심지어 자신의 개발품인 아이폰에서도 단추를 다 없애 버렸다.

이런 창의적인 발상.

그의 예민함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민함이 양날의 검처럼 작은 실수에 우리를 베어버릴 수도 있고 

날카로운 날로 상대를 베어버릴 수도 있다는 걸.

조심조심 다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이 작게 디자인 되어서 

독서대에 끼워 맞추는 데 힘들었다.

요즘 책들은 다들 사이즈가 작고 통통한 것 같다.

점점 더 작게라는 이상형이 있나.

물론 작으면 휴대도 간편하고 보기에는 예쁜데

책이 통통해져버려서 펼치기가 불편하다.

그리고 이런 책은 먼 훗날 두동강 나기도 쉽지......(중얼중얼)

이 책이 오는 걸 엄청 기다렸어서 

한번에 109p씩 읽다가 

또 다음날에는 200p를 읽고 

술술 읽어내려갔던 흥미 만빵의 책이었다.

책 속에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병에 대한 설명과 

극복법이 적혀있어서 도움이 된다.

자신의 불안에 대한 체크리스트도 들어있다.

뽀야 자신이 그렇~게 예민한 사람은 아니고 

통제 가능한 수준의 예민성을 지닌 사람이었다는 

발견을 가능하게 도와준 이 책.

이제 안심하고 또 명심하면 되겠다.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서부터 모든 병이 시작되고

또 모든 병이 낫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기하기도 하지.

그저 만나서 얘기하고 웃고 떠드는 것만으로

병이 낫다니.

게다가 보통은 예민성과 관련된 질병은

검진했을 때 문제가 있다고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그러나 증상은 있다는 게 문제이다.

자신의 예민성을 조절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다양한 사례와 조언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일찍 이 책을 알았다면 

시행착오는 없었을텐데.

 

책과 만나는 저녁시간이 늘 하루의 좋은 자양강장제가 된다.

읽다보면 스르륵 잠이 와서 

알딸딸(?)한 게 기분 좋다.

술을 마시면 취기가 올라오듯이 기분좋은 독취(?)가 올라온다.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해보기도 하고 

문장 전체를 소리내어 읽어 보기도 하면서.

독서 내공을 쌓는 중이다.

전공 서적도 이렇게 재밌으면 좋겠다(소원임)

물론 교육학 보다는 전공이 재밌긴 하지만

대충 서열을 보자면

일반교양서적>전공서적>교육학

이런 순으로 재미있다.

그래서 너무 함몰 될 것 같아서 

하루의 마지막 약간의 시간을 할애해서 

일반교양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한 달에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까?

숫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스스로의 집중력이 느는 것이 보이니까 재미있다.

산만하던 뽀야는 어디로 가버리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것도 바른 자세에 신경쓰며 

최대한 목을 집어넣으려고 움찔움찔 하면서 

책을 읽는다.

 

그런데 

이렇게 책을 사 모으다가는 저장 공간이 없다.

이미 책장은 온갖 책들로 포화상태.

버릴 책은 없는데.

아빠 방에 책장을 하나 두고 싶었는데

엄마에 의해 의견 기각.

방바닥부터 천장까지 사각으로 책꽃이로 가득한 방에 

살고 싶다.

오래된 책은 그 먼지 뒤집어쓴 귀여운 콜록거림이 좋고

새책은 까슬까슬하고 빳빳한 촉감이 좋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다네!

일단 책을 꽂아두면 생기는 책의 상단 부분의 공간을

활용해 보기로.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이빙 미스노마라는 책으로 넘어갈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책의 재밌는 점 또 하나는 점핑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책을 또 찾아서 읽어보는 걸 점핑이라고 

뽀야는 부르는데 

이 점핑이 많을 수록 재미있다.

마인드맵처럼 얽혀있는 책들의 관계와 

또 영화, 그림, 음악의 관계가 흥미진진하다.

물론 점핑을 엄청 많이 나열한다거나 

지식 과시용으로 점핑을 사용한 책은 사절이다.

점핑을 통해 알게 된 책이 나만 모르던 엄청 유명한 책이었다면

발굴의 재미가 더 붙게 된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는 90대 암환자 할머니가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택한 여행기이다.

책 표지에 파울로 코엘료, 나영석 추천이라고 되어있어서 

아, 추천할 정도면 엄청 재밌고 좋은 책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심장이 쫄깃하게 두근두근 거렸다.

 

TV앞에서 채널 돌리기에 바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습관 하나.

9시 이후에는 책을 읽읍시다.

와, 너무 멋진 거 같아.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거짓말.

핸드폰 할 시간은 있으면서.

한 두줄이라도 훑어볼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

 

출고 작업중인 새 책이 또 

나를 새롭게 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나은 내일.

한 장씩 몸에 펴발라서 

흡수시키고자 하는 각오로

책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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