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일기

교사, 삶에서 나를 만나다

by 뽀야뽀야 2020. 9. 17.
반응형

 

이 책에는 기구한 사연이 있다.

처음 책을 주문할 때 이건 분명 

지인 복숭아(가명)에게 주기로 한 책이었다.

그런데 숭아랑 오랜만에 만나서 건넸더니

'어? 이 책 있는 책인데.'

라고 하여 되돌려 받은 

내가 사서 내가 다시 감동받는 그런 책이었다.

저자는 현직 교사이다.

그러면서 수업코칭연구소라는 소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책을 읽게 되는 시간이 저녁 때라 그런지 몰라도

각종 그림과 시가 같이 엮여 있는 이 책은

엄청 감성을 자극한다.

아기자기한 색감도 영역 구분도 

공을 많이 들인 것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이 두꺼운 책 언제 다 읽지?!

했었는데

차분히 하루 몇 장씩 읽다 보니 

어느새 완독 성공!

 

교사는 잘 가르치기만 하면 돼.

라는 발문 속에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지?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사실은 교사의 삶이 풍부해야 

수업의 질이 올라가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담겨있다.

 

교사를 얽매고 있는 가혹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교사가 힘을 낼 수 있겠는지.

교사 치유를 위한 각종 그림과 시들이 준비되어 있다.

아마도 저자가 국어 교사이기 때문에 

이런 접근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한다.

오후 9:15.

읽을 거리가 없다면 10시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컴퓨터 사용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요즘.

어떻게 하면 저녁 10시까지 

꽉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어제 저녁에는 하도 잠이 오기에

이로하 우타를 검색해 보았다.

외우려고 웅얼웅얼 계속 읽어 보는데

원문은 읽어도 감이 오지 않는다.

해석본과 같이 읽어 보니 

좀 그럴 듯 하다.

이걸 외우고 있었다면 

지난 시험에서 완벽하게 써낼 수 있었을텐데

하면서 

그래도 일본어 교사라면 

이로하 우타 정도는 외워둬야지!

하는 이상한 강박에 사로잡혀서

잠이 올 때면 이로하 우타를 외울 것 같다.

 

수업과 교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언젠가 여기 이곳을 떠나 여행하다가

상처받고 돌아왔을 때 한 번 쯤 다시 

펼쳐보고 싶은 그런 책이다.

 

원래 죽음을 배우는 시간

교사, 삶에서 나를 만나다

이렇게 2권을 샀었는데 

다 읽어버려서 

다시 

드라이빙 미스 노마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이 두가지를 주문해 놓았다.

 

또 이 책을 다 읽는다면 

전망 좋은 인생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서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

요렇게 3권을 주문할 예정을 짜놓고 있다.

 

요즘 독서를 갈구한다.

빠르지는 않지만

천천히 행간을 읽어 내려가고

그러는 와중에 시간이 흐르고

내 마음속에는 뭔가가 꽉 차서 

다음날의 활력의 씨앗이 된다.

 

좋은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이 그다지 없었는데

과거, 미친듯이 책 읽던 

그런 욕구가 다시 샘 솟아서.

다행이다.

전공서적만 보면 아직도 한숨이 나지만

오히려 공부와 관계없는 

이런 삶에 닿아있는 책들을 즐겁게 읽어내리는 걸 보면

취향 확고하다.

교양도서 읽을 때 만큼만 초롱초롱 했으면 좋겠다.

하긴, 어떤 책을 읽든지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 없으니까

안심하고 그저 열심히만 하면 된다.

아, 새 책 너무 기대된다.

이 또한 내가 삶에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반응형

'독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이빙 미스노마  (0) 2020.09.26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0) 2020.09.22
죽음을 배우는 시간  (0) 2020.09.04
오지게 사는 촌놈  (2) 2020.05.28
얼굴 빨개지는 아이  (0) 2020.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