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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밑반찬들

by 뽀야뽀야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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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젓과 마늘종 그리고 오징어포이다.

솔직히 오징어포가 저 음식의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맛있어 보여 골랐는데 이름을 묻는 걸 잊었네.

맛은 오징어포 같은데.

가격은 각각 3500원이다.

더 많이 담아주시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가게를 새로 연다는 건 

보통 다짐이 아닐 것이다.

반찬가게가 많이 생겨서 경쟁을 많이 해서 

가격이 확 낮춰지길 바라면 도둑놈 심보인가...?!

벌써 아침 10시 대청소 알람이 울렸다.

아아 마음이 급해지는데 

인간이 참 곤란한 게.

매일 쓸고 닦아야 한다는 것.

먼지는 왜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서는 나를 곤란하게 만드나.

겨울이라 환기도 쉽지 않아서.

청소의 무게가 더 커져 가는데.

사실 우리집 청소기 코드의 머리 부분이 휘어있다.

그래서 맞춰서 끼우려면 애를 써야 한다.

결국 뽀야는 청소기 돌리기를 피하고.

대신 걸레를 밀대에 끼워서 닦기 시작하는데.

조그만 방 한번 닦으면 걸레에 먼지 줄이 가기 시작한다.

방구석에 뭔 머리카락이 이렇게 많은지 말이다.

탈모인가?! 수북하다.

어쩐지 가르마의 경계가 넓어지는 것도 같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허옇게 넓어지고 있어.(엉엉)

거기에는 관리능력 없음이 큰 공을 세웠지.

파마머리에다가 그냥 빗으로 쭉쭉 빗어대니

머리가 숭덩숭덩 빠질 수 밖에.

젖은 상태로 빗어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았지 뭐야 하하하.(바보)

 

그렇게 20대 중반에 머리숱을 많이 잃었다.

뭐 매일 자라고 있다고는 하던데.

아래로 자라지 정수리가 빼곡해지지는 않는 것 같아.

그래도 고개만 안 숙이면 되니까.

모자의 힘을 빌어볼까 하다가도.

오히려 머리에 열을 쏠리게 해 더 탈모를 부른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머리털을 신경쓰는 날이 올줄은 몰랐는데.

아니, 생각보다 외모에 신경쓰는 일은 별로 없다.

뽀야는 때로 여자이기를 포기했냐는 그런 눈치밥을 많이 먹곤 한다.

화장을 포기했다는 것이 큰 이유인듯.

아니, 포기는 열심히 하다가 관두었을 때의 얘기이고.

뽀야는 교육실습할 때도 화장 하지 않았었으니까.

그저 선크림 바르고 입술만 칠한 정도로는 

화장으로 봐주지도 않더라.

[선생님! 화장하면 더 예뻐지실 것 같아요.]

그런 말을 들었을 때의 얼굴도 나름 한다고 한 거였다.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으면 화장을 한 게 아닌가보다.

뽀야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화장을 포기했다.

마스크 시대가 되면서 내심 흡족했던 게

이제는 사람들이 얼굴에 그려대기를 포기하지 않을까 싶어서.

뭐 개성을 나타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게 화장이고

사회생활의 기본이라고 하더라.

매너 같은 어떤 그런 필수적 능력이랄까.

그런 말을 하는 관리자들에게 말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말.

[그러는 당신부터 화장하고 오세요.]

쳇. 화장이 귀찮은 사람은 나밖에 없나보다~ 열받네.

사실 씻는 것도 귀찮은 마당에. 화장이라니 참 답답하네.

차라리 썼다 벗을 수 있는 마스크가 나을지도 몰라.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는 뽀야였다.

공들여 한 화장을 공들여 지우고 하는 이런 과정이

너무나 쓸데없다고 느끼는 내가 시대를 못따라가는 건지.

그냥 귀차니스트라서 그런 것도 같다.

모든 게 싫고 귀찮아.

이불밖은 위험해.

그렇게만은 살 수 없을 텐데.

옷고르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개량한복 깔별로 사다가

돌려입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으나.

한문 선생님이라고 오해받으면 어쩌지? 싶어 고민중.

노량진에 개량한복을 사랑하시는 멋쟁이 한국사 선생님이 한 분 계신데

그분의 의복철학을 배우고 싶다.

춥거나 덥거나 항상 한복.

멋진 것 같다. 게다가 색깔도 예쁘고 디자인도 나쁘지 않아.

꽤나 비싼 옷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그정도 투자가 아깝지 않아 보인다.

청학동으로 가야 하나, 나...?!

 

반찬중에 오징어젓이 제일 맛있었다.

순대국밥집의 그 맛이었다.

만든 게 아니라 납품받은 거이려나?

젓갈류 많이 먹으면 입냄새 심해진다고 해서

피하고있었는데 진짜 오랜만에 만난 반찬!

가끔 반찬하기 귀찮아지면 들러야겠다 싶은 가게였다.

대만족까지는 아니지만 평타는 친 듯.

 

글을 연속으로 쓰다보니 어느새 촐촐해져서

피자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피자엔 피클이 꼭 필요해.

테두리 빵에는 꼭 치즈를 넣어야해.

고구마 무스도 둘러 주어야지.

셋이서 2판은 먹어야지.

이야. 거금이 또르륵 빠져나간다.

배부르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가 너무 빡센 것이 아닌지.

먹으면 사라져버리는데.

그냥 똥이 되는데.

비싼 똥좀 싸겠구나, 싶네.(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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