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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백종원 두부조림

by 뽀야뽀야 202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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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나라에서 요리명 앞에 백종원을 붙이면

꽤나 그렇듯한 요리 하나를 뚝딱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그걸 다 뒤로 하고 백종원 두부조림 뺨치는

엄마표 두부조림 레시피를 소개해볼까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을 3가지 꼽으라면

1. 양념 뒤집지 않기

2. 두부는 약간 두껍게 자르기

3. 일반 간장 양념에 까나리액젓 1숟갈 추가

이것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우선 2번을 하고나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두부를 부쳐준다.

기름은 탄내 입히기 싫으면

되도록 고급유인 카놀라유나 포도씨유를 사용하자.

이 때 잘 익혀줘야 양념 묻혔을 때 안뒤집어도 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리고 어느정도 두부가 익으면 만들어 놓은 3번을 부어주고 

1번의 방침대로 절대 뒤집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면 소스를 부은 윗면은 촉촉하게 양념이 스며들고.

흘러내린 양념이 아랫면에 닿아 또 그대로 맛있게 물들어 간다.

 

양파요리를 할 때는 꼭 뚜껑을 닫아줘야 하 듯이.

두부요리를 할 때는 양념 후 뒤집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예전에는 자꾸 뒤적거려서 모야이 빠개지고 양념이 다 빠져나오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이제야 고품격의 두부조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아. 간장양념이 궁금하다 하시면.

우리집에서 일반적으로 만드는 양념인데.

엄마표 계량이라 양이 대중 없다.

일단, 진간장을 베이스로 해서

고춧가루, 설탕, 참기름, 다진마늘, 잘게 썬 대파,

깨소금 등이 들어간다.

그냥 만능 간장양념이라고 치면 어디든 나올테니 참고하시면 되겠다.

 

그리하여 만든지 반나절만에 동이 나버린 두부조림은.

남은 양념을 통해 2차 작업을 하여 우리집 식탁에 또 오르게 된다.

 

뜨거운 밥에 두부조림 하나 잘게 쪼개서 얹어 먹으면.

밥 한 공기 뚝딱 쌉가능이다.

게다가 두부가 몸에 좋은 것이 콩으로 만든 거라서.

머리털 재생에도 도움을 주고 여성 갱년기에도 참 좋은 식품이다.

다만 많이 먹으면 방귀가 자주 마렵다.....(으으)

 

하도 모든 음식을 계량없이 하다보니.

뽀야가 엄마 음식하는 걸 자주 지켜본다고 해도.

이 기술들을 다 익힐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그래도 엄마 싱싱할 때(?) 요리비법을 전수받아야 하는데 말이다.

레시피가 없으면 요리를 못하는 뽀야와 달리.

엄마와 동생은 대강 하는 요리를 선호한다.

기억에 의존해서, 느낌으로 요리를 한다.

넣는 양도 한 바퀴, 빙 둘러주기, 슥슥 뿌리기, 주르륵 넣기 등 다양하다.

 

그러고 보니 고수들은 다들 계량 없이 뚝딱 요리 해내던데.

이연복 셰프도 그렇고 자연 밥상을 차리는 임지호 요리사님도 그렇더라.

왜 이연복님은 셰프고 임지호님은 요리사냐고 한다면.

둘다 셰프님이 맞는데 뭔가 임지호 님은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요리사가 더 어울린다.

한국적이고 토속적이고 뭔가 꾸밈없는 자연 그대로의, 날 것의 느낌.

그런게 솔솔 풍긴다.

 

주는 것만 받아먹던 시대는 가고.

이제는 너도나도 요리사가 되어가는 시대이다.

이런 세상에서도 찌개 3대장 못끓이는 뽀야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직 감으로 요리를 하는 엄마같은 사람도 있다.

딱히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닌데.

계량을 하지도 않는데.

맛이 일정하다.

참 신비로운 일이다.

이런 걸 엄마들의 손맛이라고 하나보다.

 

그리고 부드럽게 입안에서 뭉개지는 음식을 좋아하는 뽀야에게.

이번 두부조림은 짧지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근데 신기한 게.

한 번 맛있게 먹은 음식을 다시 만들면

꼭 맛이 없게 만들어 지더라.

머피의 법칙인가?!

 

동생이 너무 잘 먹어서 순식간에 동이 났던

우리집 두부조림에 대하여 써보았다.

파를 좋아하는 뽀야를 위해 비싼 대파의 난에도 불구하고.

파를 아낌없이 팍팍 뿌려주신 엄마께 감사의 묵념 10초.

 

그러고 보니 대파 재고가 쌓여서 곧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라 하더라.

예전에는 파 한 단에 1500원 정도였잖아.

그 시절이 좋았지.

이제는 파채도 금채가 되어 쉽게 곁들여 먹기도 어렵고.

마트에 잔뜩 싸게 진열되어 있던 파채도 없어졌고.

보너스 파채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고기 사면 파채 얹어주고 그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힝)

 

한식 위주의 식탁을 꾸리다 보니.

이것 저것 시도해 보고 있는데.

두부조림은 정말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흠잡을 데 없는, 주머니 사정도 배려해 주는 

그야말로 최고의 반찬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퇴근길에 가족을 위해 두부조림 한 상 어떠신지?!

그러기 위해서는 좀 단단한 두부를 사가지고 

위의 1-2-3을 지켜 만들면 틀림없이 맛있는 두부조림이 된다.

또, 두부조림 할 건데 연두부 사거나 찌개두부 사거나 하는 

뽀야 같은 요린이들이 있지는 않겠지....(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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