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운동할 때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놓고 하는데
이녀석이 수줍음을 좀 타는지.
소리가 많이 작아졌다.
아무래도 자신감을 많이 잃은 것 같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기기삭제 후 재등록 하면 좀 낫다고 하여
따라 해보았는데도 그대로이다.
내외하는 것도 아니고 새삼스레 왜 이럴까..?
혹시 충전의 문제일까 싶어 충전도 자주 하는데.
아무래도 빨리 닳는 배터리가 되어버린 듯.
그래서 블투 스피커의 고민상담도 해줄 겸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물론 마음속으로.
블루투스 스피커야.
너 왜 요즘 자신감이 없니...?
예전의 너는 팔팔 했잖아.
자심감이 넘쳐서 주변 사람들이 제발 소리좀 줄이라고
난리였었는데.
쾅쾅 울릴 정도로 파워풀한 너의 그 기세는 어디갔니..?
너도 나처럼 나이가 들어 가면서 노쇠해지는 그런 기분이니..?
아니면 새삼 부끄러워졌니?
아니야 그러지 마.
나는 언제나 그렇듯 너를 많이 신뢰하고
너에게 어떤 생채기라도 생길까 걱정하면서
조심히 다루고 있단다.
먼지도 자주 털어준다고 생각하는데.
뭐가 문제니...? 나에게 말해 봐.
만땅으로 충전해줄 테니까.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알겠지...?
[그러나 소리는 계속 작았다.]
이런 결말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빠가 사주신 건데 벌써 고장나 버리면
뽀야 가슴이 마이 아파.
그러고 보니 검색상으로는 2017년도 모델이라고 나오네.
3년이면 많이 버텼네.
하지만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게
내가 자주 사용하고 또 관리도 잘 해줄게
기계는 자주 써야 고장나지 않으니까.
하긴 요새 너무 이어폰을 많이 쓰긴 했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기계라고 다 차가운 건 아니듯이
가끔은 쓰다듬어주고 만져주고 작동시키고 하는 것이
물건을 오래쓰는 방법 중에 하나 인 것 같다.
뽀야의 모든 물건들이 제자리에서 빛날 수 있도록
관심을 고루 뿌리기를 다짐해 본다.
편애는 나빠요.
그런 의미에서 주말 대청소가 기대되는 것이다.(반짝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