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을 찾다보니
시켜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가 줄었다.
그 중에 맛나는 걸 또 찾으니 범위가 더 줄어들지.
그렇게 또 먹게 된 비빔밥이다.
아니 집에 있는 음식들 다 비벼서 먹으면 그게 비빔밥인데
왜 굳이 비빔밥을 시켜먹는가?!
이건 보통 비빔밥이 아니다.
소스가 정말 맛있다.
된장 기반 소스인데 고소하고 단짠단짠에 무튼 맛있다.
양도 굉장히 많아서 6000원이라는 가격에 이정도면 괜찮다고 본다.
여기에 엄마가 시킨 곱빼기 쫄면을 조금 얻어먹으면
대박 배가 부르게 되지.
그리고 국물을 요청하면 갖다주니깐 국물도 빼먹지 않고.
엄마 회사 근처에 있는 가게라서
우선 가서 먹어보고 맛있어서 그 뒤로 같은 메뉴를 계속 시키고 있다.
근데도 우리집 주소가 어색하신 사장님은
전화 걸 때마다 버벅이신다.
아마 종업원이 3명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엄청 바쁜가 보다.
특이하게도 쫄면이 매운맛/중간맛/순한맛 이렇게 나뉘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다.
뽀야네는 순한맛 밖에 시킬 수 없지만
그래도 고를 수 있다는 건 재밌으니까.
그러고 보니 어떤 사람들은 밥을 먹어서 살이 찐다 하던데.
뽀야의 경험으로는 밥을 먹어서 살이 빠지니 찐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오히려 라면이며 국수며 만두며 밀가루를 마구마구 먹었을 때가
살이 더 쪘었지.
그리고 음료수를 많이 마시거나 간식을 과하게 하거나 하면 또 살찌고.
살빼는 거 쉽다.
그냥 안 먹으면 돼.
대신 건강을 엄청 망치게 되는 거지.
거식증 모델이 떠올랐다.
주변의 시선에 나를 깎아가면서 맞춰야 했던 비운의 모델들.
한 3시간만 굶어도 난리가 나는데
어떻게 계속 굶을 수 있는가.
그것조차 대단 할 따름이다.
빼빼마른 몸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잘못된 의식이 팽배한
패션계에서 버티느라 애쓰신 그분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죽음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법들이 바뀌면서
모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도입되는 중이라고
저번에 본 유퀴즈에 나온 모델 최소라 님이 말씀하셨다.
그래도 더 예쁘게. 라는 주술 같은 말에 현혹되기 쉬운 업계라
과연 건강이라는 게 아름다움이랑 동의어가 될 수 있을까.
건강미라는 말도 있는데 모델은 그게 왜 적용되기 힘들까.
우리가 일상에서 조금씩 보는 눈을 교정해가면
언젠가 미의 기준도 조금씩 현실계로 내려오지 않을까?
오늘날 우리가 뚱뚱한 비너스를 보고 거의 비웃다 싶이 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빼빼마른 비너스를 힘 없어보인다고 비웃는 날이 올까.
나 조차도 약간의 마름을 선망했었고
밥을 통째로 굶어보기도 했고 운동에 매달려 보기도 했는데
그래도 역시 건강이 최고다.
나는 일개 무직의 아바타니까 뭐 괜찮지만
다른 사람 앞에 보여지는 게 일이라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래도 건강하게 마르는 방법이 꼭 있을 거다.
그 정도 선에서 해결 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건강한 모델을 선택하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다.
우리가 사는 잡지, 옷, 가방, 향수, 장신구 등등을
우리 손으로 택하고 우리가 이미지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소비가 중요한 이유가 되겠다.
나 혼자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한다면 해낼 수 있다.
인터넷 검색에 쓰는 시간의 1/3만 써도 충분히
건강한 모델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건강한 모델과 회사를 선택하여 소비하는 것이
우리의 작은 저항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들이
정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니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참으로 선한 영향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런 흐름 속에 뽀야의 블로그가 함께 한다면
정말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