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먹는 것 처럼 더운야채(?)도 볶았다.
파프리카와 양파, 브로콜리.
익혀주는 것이 영양 섭취에도 더 좋은 식품들이다.
원래 고기 먹자고 하면 꽃등심이나 그냥 등심을 많이 먹었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질긴 것이 아닌가?
그리고 항상 못 먹는 부위인 힘줄이 나오고. 그래서
예쁘게 절단 되어있는 갈빗살을 골랐다.
분홍분홍 한 것이 영롱하네.
고기구울 땐 항상 엄마는 듀얼 팬 마스터.
뽀야는 옆에서 깨작깨작 도울뿐.
그런데 고기옆에 빠지면 서운한 파채가 문제가 좀 있다.
안그래도 너무 매워서 썰어놓은 파 말고 엄마가 직접 썰은 파인데.
아무리 물에 식초 넣고 담가두어도 매운 기가 빠지지 않는 것.
속이 얼얼하고 혀가 알알 해 질 정도로 맵다.
파채가 고기 맛의 핵심인데 이래서야 원.
왜 요즘 파채가 매울까?
직접 썰어서 그런지 몰라도 억세지는 않고 부드러웠다.
예전에는 파채 대신에 상추로 양념 겉절이를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 빨리 쉬어버려서 다시 파채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다음 번 고기 식사때는 파채를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미식요소가 하나 줄어드네. 아쉽다.
파채를 안맵게 하자니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파채를 먹지 않자니 그 맛이 아쉽고.
새콤달콤 파채가 김치 역할을 다 해주었는데.
이제 김치를 먹어야 되나보다.
안그러면 멀쩡한 파가 이렇게 매울 수 없어.
무튼 맛있게 처묵처묵 했던 고기 파티였다.
대략 마트에서 갈빗살 2팩 사면 저정도가 나온다.
3인가족이 넉넉하게 먹기에 딱 좋다.
가격은 영수증을 버려서 알 수 가 없지만
한 팩에 만 얼마 정도 하니까 2만원 내외이네.
물론 한우는 아니다.
우리는 그럴 여력이 없어.(힝)
고기를 점심에 먹어야 소화를 시킨다.
언제였던가 아침에 카레 먹고 점심에 바로 고기 먹고
저녁에 오리고기 먹어서 배탈이 난 적이 있다.
뭐든지 적당히가 좋은 법.
고기 먹고나면 너무 포만감이 느껴져서
식사 후에는 인생에 회의감이 몰려온다.
요즘의 몸무게는 49.1kg. 그래도 딱 좋아진 것 같다.
밥만 먹으면 진짜 살이 안 찌네.
겨울엔 이것 저것 껴입어서 몸무게 잴 때
다 벗어야돼서 불편하지만
재는 재미가 있다.
내가 봐도 쏙 들어가고 있는 배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윗배가 쑥 들어갔어!
샤워할때는 꼼꼼히 체형을 봐 두자.
어디가 불룩한지. 멍 같은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그런데 어제 저녁먹고 촐촐함에 쌀국수 하나 깠으니
오늘은 체중 재기가 조금 두렵구나.
진짜 맛있었는데.
이제는 입에서 즐거워하는 음식들 중에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을 비워내야하는 그런 중대 기로에 서있다.
마지막까지 내려놓지 못한 것이
쫄면과 라볶이.
와, 이건 안 돼.
절대 포기 못하지.
그래도 언젠가는 멀리 하게 될 것을......
여기에 괴로워하는 짐승이 있다는 걸.
그래, 다시 저 두개를 먹으면 너는 짐승이다.
그렇게 다짐 해 보지만
왠지 짐승이 될 것 같은 기분이야~(건치미소)
어쩌다가 한 번 먹는 고기가 정말 맛있었던
어느 나른한 오후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