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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계란장조림2

by 뽀야뽀야 2020.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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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거는 한 번 더!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거~ 라는 광고가 떠오른다.

우리집 단골메뉴 계란장조림.

이 메뉴로 인해 계란 한판이 슥슥 줄어든다.

하루에 계란 섭취 권장량이 1-2개 정도 인걸 감안하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계란 장조림의 적정량은 4개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맛있다고 마구 집어 먹었었다.

그러다 보니 배가 엄청 부르고 가스차고 답답했었지.

뭐 아빠는 앉은 자리에서 식사 하고 과일 간식 하고

그리고 삶은 계란까지 드시곤 했으니까

그 거대한 위장은 말할 것도 없네.

그리고 계란 노른자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안좋다고 남기는 것 까지도

아빠랑 꼭 닮았네!

뽀야는 한방에 다 먹는 편인데.

이래서 남기고 저래서 남기고 하는 게

좀 보기에 그렇다.

음식물 쓰레기 느는 거잖아.

 

요즘 열심히 저녁시간에 소설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야기 줄기가 잘 안풀려서 

또 한번 쓰기 시작하면 너무 집중해버려서 

시간가는 줄 모르니까.

엊그제는 8시에 시작했는데 10시가 되어서야 끝이 나는게 아닌가.

이러다가는 제 명을 못살겠구나 싶어서.

(보통 9시취침이 루틴이기  때문에)

또 다음날 아침에는 몸이 한 없이 늘어지고 피곤한 것이었다.

고거 1시간 늦게 잤다고 몸이 제정신을 못차리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그냥 푹 쉬었다.

그래봤자 8시 이후에 침대랑 혼연일체가 되는 것 뿐이지만.

요즘 매일의 과업을 달성하려고 발버둥치는 게 재밌는 건지.

물론 끝내고 나면 짜릿하긴 하다.

그런데 할일이 정해져 있다보니 뒤가 찜찜하달까.

뽀야는 미리미리 할일을 끝내는 편이라

저녁 영어시간 이렇게 뒤에 해야할 일이 기다리고 있으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이런 성격 고쳐야 하는데.

앞으로 일하게 되면 해야할 일이

한꺼번에 끝낼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닐텐데.

초조해 하지 말고 느긋하게 하나씩 처리하기.

이런 능력이 무척이나 필요하다.

느긋함 이란 뭘까?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내가 이 많은 일을 다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에서도 오지만

일단 하나 먼저 끝내고 생각 해볼까?하는 작은 목표에서도.

둥그렇고 거대한 일의 덩어리 앞에서.

우선 순위를 매기고 차분히 하나씩 해결하다보면

어느새 일은 꽤나 줄어들어 있을 것이다.

요즘 가장 머리아픈 게 소설이다.

구상은 주로 잠들기 전에 핸드폰에 적어놓는 편.

그때 그때 떠오르는 이야기 한 줄을 빼곡히 기록한다.

그리고 영어라디오가 끝나는 시각에 컴퓨터 앞에 앉으면 

마음이 급 차분해지지.

그 때 적어둔 메모를 보면서 구체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데 힘은 들지 않는데

분량 맞추는데 애를 먹고 있다.

적당히 맞춰서 쓰려고 하면 꼭 모자르고.

넉넉하게 쓰면 어디를 잘라 내야 할지 또 고민해야 하니까.

편집하는데 또 시간이 흘러가고.

언어공부는 오전에 하는 거라는 뽀야의 철칙 때문에

영어 라디오는 뭐 저녁시간에 밖에 들을 수 없으니 그렇다 쳐도.

할 일을 저녁으로 미루니까 삶의 질이 팍팍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잠이 보약인데 말이지.

오늘은 기필코 잔뜩 써야 하는데 몸이 따라와 줄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추워지는 날씨에 손도 곱고 마음도 꼬깃꼬깃 수축된다.

아침 먹으면서 장르문학상 대상 전작인 스노블에 대한 줄거리를 동생으로부터

전해듣고는 쪼그라 들었다.

으아니, 그렇게나 멋진 세계관을 가진 소설이라니 

잠깐 듣기만 해도 너무 재밌는 것이다.

그리고 영감이 떠올랐다.

조금 유치해질 수도 있겠지만 내 생기없는 글에 SF를 이식해보련다.

사실 이런 시도는 두번째 공모전에서 했던 것인데

그 때는 이런 사회 분위기가 아니었어(T.T)

사람들이 현실에 만족이 안될 때. 환상을 찾는 것 같다.

그리고 뭔가를 창작해야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해서 

아직 80여일이 남았음에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하루에 글 분량을 못채우면 당장 어떻게 될 것 같고

아.... 이게 마감을 앞둔 직장인의 모습이구나 싶다.

게다가 작품을 우편으로 보내야하니까 제한 된 날 보다

조금 일찍 보낼 수 있어야 안전하잖아.

과연 뽀야는 해낼 수 있을지.

다 엎어버리고 싶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책상 앞에 앉아보는 것이다.

책상 앞에 앉으면 왠지 기분이 좀 다르다.

경건해진달까. 나만의 세계로 빠져든달까.

주변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오직 타자 치는 소리.

마우스 휠 넘기는 소리만 들린다.

그리고 시간은 널뛰기에 돌입하지.

 

그러는 걸 보면 글 쓰는게 꽤나 좋은가 보다 뽀야는.

그걸 평가받는다는 것에 두려워하지말고 

아는 사람에게 그냥 내가 쓴 글 보여주는 거야.

이렇게 생각해보려고 하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되도록이면 좋은 소리 듣고 싶어!

그러다 보면 또 어깨에 힘 들어가고.

목이 뻐근해지기 시작하지.

오늘도 계란 장조림 먹고 힘내서 열심히 글 써보자.

아침의 이러한 활기찬 다짐은

늘 오후가 되면

아, 뭐 내일이 있으니까~ 하고 꼬깃꼬깃 구겨지기 마련인데.

오늘은 다리미도 준비해 두었다.

빳빳하게 내 다짐이 구겨지지 않게 하리라.

 

그런데 하루 영어 때문에 어디를 갈 수가 없는 것.

오후 7시에 나는 반드시 집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일단 시작한 이상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또 스스로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어제는 그래서 동생과 엄마가 장을 보러 갔었는데.

하루의 재밋거리를 빼앗긴 듯한 묘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하루 영어를 시작하면서 일요일의 소중함을 알았다.

쉬는 날이 최고야........!

하지만 엄마는 쉬는 날에 반찬을 만들지. 집안일 하지.

도무지 쉴 틈이 없네!

[뽀야, 거기 뭐하니 엄마 안 챙기고?]

아빠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말 뭐든지 잘 해내고 싶다.

공부도 운동도 가족도 내꿈도 다 잘 지킬 수 있도록

오늘도 톱니바퀴를 열심히 돌려 돌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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