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 콩비지나 사와서 만들면 될 것 같지만.
사진 속 저 콩비지가 아니면 맛이 없다.
게다가 콩의 밀도도 저렇게 높지 않게 된다.
우리가 많이 애정하는 콩비지이다.
그간은 저 콩비지가 품절되어서 구매할 수 없어서
해먹질 못하고 있었는데.
어제 우연히 엄마가 마트에 갔는데 있더라고.
그래서 오랜만에 먹게 된 비지찌개이다.
원래 저정도로 국물이 많으면 국이 되어야 하지만.
비지는 국으로 부르기가 또 괜히 싫어서.
어제 근처에 공원예정부지에 가서 걷기를 했다.
장소가 아주 탁 트여 있어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걷기가 좋아서. 푸른 하늘과 녹색 식물들이 어우러진
공간이라 참 좋다.
그 넓은 부지에 사람이 한둘씩 모이더니
거리를 두고 각자 걷기 시작한다.
동선은 겹치지 않는다.
다들 마스크를 찬 상태이다.
서로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마냥 걸었다.
운동 하게되면 늘 듣는 플레이리스트의 몇 번 곡이 흘러나올 때까지.
나는 계속 걷는다.
언덕을 내려가고 운동장을 돌고, 주차장을 빙글빙글 서성인다.
지나가면서 운동기구들도 좀 하고.
왠지 좀 아저씨의 일상 같은 기분이 나기도 하는데.
그 시간대에 밖에 나와 나처럼 운동할 수 있는 어른이 몇이나 될까.
나는 참 감사하게도 매일이 휴일이라서 다행이구나.
라고 이 순간만큼은 느꼈다.
집에서 멀뚱히 모니터만 보고있다가는 오징어처럼 몸이 돌돌 말릴 것 같아서.
걷기가 신비한 점은 이렇다.
내 몸이 쭉 펴진다.
앉아만 있다면 절대로 가지 않을 발바닥에 자극이 간다.
신체 순환이 된다.
폐로 신선한 공기가 들어찬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눈에 자극을 준다.
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땀을 흘린다.
신진대사가 활발히 일어난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 밖에도 무수히 많은 좋은 느낌이 찾아온다.
그렇게 하루 혼자서 만 보를 걸어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다리가 징징 이상하고.
허벅지가 삐걱대지만.
고거 좀 걸었다고 이렇게 되다니! 더 단련하고 말겠어!!
하고 다짐을 좀 해보았다.
엄마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했더니.
기특하다면서 엉덩이 팡팡!을 해주셨다.
앞으로 날이 점점 풀릴 것 같은데.
갑자기 깜짝 한파가 오는 날은 제외하고서라도
밖에 나와 좀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남은 공부를 하고 있자니.
노곤노곤 했지만 집중이 잘되는 느낌.
역시 운동이 답이라는 걸 실감했다.
나는 더 건강해 질 수 있다.
남들 다 아는 꾸준한 운동. 그거 제가 해보겠습니다.
다음에는 사진도 많이 찍어와야겠다.
멀뚱히 걷느라 사진도 못 찍었네.
보폭을 넓히고 빠르게 걸어야겠다며
오늘의 운동을 평가하고 되짚어 본다.
그래도 앞뒤로 박수친다거나 나무기둥에 허리를 튕긴다거나
그러지는 말아야지.
모자에 장갑, 패딩까지 입고 넥워머까지 차서 그런가
땀이 한바가지였다.
역시 땀을 한껏 흘려야 운동이지!
겹쳐입은 옷에 그려진 대동여지도 수준의 흥건한 땀이
내 하루를 말해준 것 같다.
정말 뿌듯한 하루였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저녁으로 비지찌개를 마주했을 때.
와~ 오랫만이다! 하며 와구와구 먹어치운 비지찌개.
심심한 맛에 두툼한 고기가 어울리는 비지찌개.
놓치지 않을거에요~
그런데 참고로 요즘 마트에 ABC주스가 안들어 온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들은 다 단종되거나 품절되거나 그런다.
사다놓은 주스가 다 떨어져 가는데.
너무 아쉽다.
빨리 판매 재개가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