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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삼겹살

by 뽀야뽀야 202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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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삼겹살이다.

먼지를 많이 마셔서 자주 먹어줘야한다는 논리를 펴는데.

그럼 뭐 외출하는 사람들은 다 삼겹살 달고 살아야 되겠네.....

선홍빛 고기는 좋아보인다.

근데 나의 소화력 없음에는 한탄이 나올 뿐이지.

먹을 때는 참 맛있고 좋았다.

그런데 요새 배에서 자꾸 꾸륵꾸륵 소리가 나곤 한다.

식후에는 더 잘 나는 것 같다.

아마도 배에 가스가 많이 차서 그런 것 같다.

고기 먹는 날을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거슬릴 것이 없는데.

일단 소고기는 간장 소스랑 같이 먹어서 더 끌리는 편인데.

코로나로 인해 고깃값이 많이 뛰었단다.

그래서 여차저차 삼겹살로 정한 것이지.

기름과 고기가 세겹이나 되는 흥건하게 기름 덮어쓴 삼겹살을 보고 있자니.

왠지 늬글늬글 거릴 것도 같고.

쌈장과 쌈채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고기와 파채 위주로 먹다보니 금방 질리는 거라.

밥 한공기를 다 비워내지 못하고 남겨두고 요구르트를 입에 물었다.

그래, 이런 상쾌함이지 하며.

어젯밤에는 소화가 안되어서 고생을 좀 했다.

배에서는 계속 부글부글 거리고.

화장실 가도 뭐 나오는 건 없고.

원래 아침에 배변활동을 정해두고 하는 편이라.

저녁에는 잘 소식이 오지 않는다(!)

 

다시는 먹자고 안 할 고기였다.

근데 엄마가 너무 애끼는 음식이라 

조만간 또 먹을 것 같기는 하다.

엄마는 나의 맘도 모르고 쌈채소랑 같이 안먹어서 

금방 질리는 거라면서 안그래도 배부른데

쌈채소까지 먹으라 성화다.

기름에 전 마늘하고 양파는 좀 맛있더라.

통통한 식감의 버섯도 좋았어.

 

근데 대망의 본게임 고기가 맘에 들지 않았다.

종이 호일로 기름을 걷어내도 번질번질한 고기는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기름을 감추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저녁으로는 피자를 먹는 게 어떠냐면서

엄마는 에너자이저처럼 다음 메뉴를 물색하기 시작하는데.

나는 도저히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엄마와 동생은 두유에 오트밀 타서 먹고 땡.

나는 통으로 굶었다.

그랬더니 다음날 아침인 오늘.

속이 좀 편한 것 같아...!

하지만 점심에 피자를 시도한다면 나는 또 그 냄새에 끌려서

배 터지게 먹어치우겠지.

위장에게도 휴식이 필요한 법인데.

그걸 잘 못하는 나.

기왕이면 포테이토 피자랑 고구마 피자 반반씩 섞어 먹고 싶은데.

동생은 야채피자가 먹고 싶다며 콤비네이션 피자를 주문하자고 한다.

그래 피망과 페퍼로니 맛도 괜찮지 하며 나는 수긍을 한다.

그러고 보니 콘치즈도 먹고 싶네.

어째 위장 건강에는 별로 도움되지 않는 것들만 먹고 싶어하는 나.

그래놓고 여기저기 아프다고 투덜거리지.

아는데 실천을 못하는 이 습관을 빨리 고쳐야 하는데.

그래도 동생의 건의대로 치실도 하고, 오트밀도 먹고, 운동도 더 하고 

열심히 바뀌어 보려고 노력중이다.

그런데 주말에 스쿼트랑 바닥에 허리대기 운동을 하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멍하니 TV보고 있자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그냥 러닝머신 끝내고 나서 같이 해버려야겠다.

영어 라디오가 끝나는 7시 40분에 계속 배가 부르는 바람에

바닥에 허리대기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진 허리를 접었다가 펴보면서 느낀 것은.

내 자세는 정말 신경쓰지 않으면 똥이구나~ 라는 것.

 

고기를 몸에 넣었으니 그에 상응하는 노동을 해야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비싼 고기 먹고 빈둥대고 있으려니 소화도 안되고 이래저래 참 불편하다.

코로나만 아니면 동네 산책도 가고 그럴 텐데 말이다.

봄과 여름날의 가벼운 동네 산책이 그렇게 좋았었는데.

그 때는 이런 평온한 일상으로 우리가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는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이런 날이 오기는 하는구나.

아빠를 봬러 가고 싶은데  거리도 그렇고 상황이 참 여의치 않다.

택시로 가는 것도 큰 부담이 된다.

그쪽에 차가 많이 지나다니질 않아서 기사님께 웃돈 얹어 드리고

좀 더 기다려달라고 하고 보고 나오는 거라서 

묘한 시간제한에 발겅음이 동동대는 것도 그 이유중 하나가 된다.

마음놓고 아빠를 추모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삽겹살과 위장의 불편한 관계는 계속된다.

다음부터는 평소 양의 반만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파채는 또 왜그렇게 매운지.

예전에는 파가 참 달았었는데.

요즘 파는 어디서 사든지 너무 억센 것 같다.

이래저래 불평불만 가득했던 식사를 마치고

서울촌놈(2020) 재방송을 보면서 나름 두둑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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