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중등 임용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 이정도면 괜찮지 않냐고
나의 실력을 과신한 걸까.
이제 새로운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이 때.
전공서적은 뭐하나 빼놓을 것 없이 중요해서.
전체를 회독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상대적으로 앞쪽에서 공부한 부분들이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 같아서 말이다.
반면에 나중에 봤던 부분은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그 부분에서 득을 많이 본 것 같다.
시험장에 요약본을 들고 가서 시험치기 직전에 보았는데
거기서 문제가 나와서 바로 맞췄으니 말이다.
내년 시험이 있을지. 티오가 날 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뽀야는 이 길의 끝을 보고야 말 거기 때문에.
그리고 한 귀퉁이로 밀려났던 문법공부를 다시
관심의 중앙으로 데려오기로 했다.
정말 책의 귀퉁이에서, 책의 어딘가 중간즈음에서
문제가 나오는 경험은 이전에도 해본 적이 있다.
전공수업이었다.
책의 날개에 달린 설명이었다.
뽀야는 책 전체를 외워버렸다.
그래서 그 문제의 답을 쓸 수 있었는데
답을 쓰면서도 기분이 영 찜찜한 거다.
꼭 이런 귀퉁이에서 문제를 냈어야만 했나?
변별력을 살린다면 나라면 이렇게 하진 않을 것 같은데.
벼락치기로 시험을 봤던 친구 D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도 공감했다.
교수님의 마음이야 우리같은 한낱 미물들이 알 수 있을까.
시험지를 받아들자
아~ 이거 어디서 본 건데. 싶은 문제들이 나왔다.
조금만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 같은 기분.
하지만 시간의 압박과 고요한 장소에서 나는
길을 잃었다.
조금만 침착했더라면 생각이 났겠지.
하지만 시험이란 게 그런 거다.
능력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가차없지.
대충 공부 방향은 정해졌다.
실천에 옮기는 일이 남았네.
그런데 내가 듣던 교육학 선생님께서
내년에 은퇴를 하신다 하여 고민이 좀 되었다.
그래도 유튜브에 강의를 올려주신다 하여
그걸 보기로 했다.
이전 시험 결과가 너무 엉망진창이었어서.
이번에는 그래도 점수가 꽤나 향상되었다.
그래도 컷에는 가지도 못했어.
자책하는 것 보다 빨리 공부를 완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공부에 파묻히기 보다는
플랜B도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는 동생의 의견에
크게 동감했다.
묵은지 같은 공부 저장소가 내 안에 있다.
공무원 시험도 그러하고.
습작도 블로그도 거기에 있다.
언제든지 꺼내어 먹어봐도 평균수준의 맛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숙성시키기로 합의를 보았다.
하긴 첫 번째 시험은 9월에 TO난 것을 알고 11월에 시험을 봤었다.
이번 두 번째 시험은 7월에 준비를 시작하여 11월에 시험을 봤다.
어째서 7월인가 하면 아빠 뒷정리 할 게 많았어서.
현생에서 해야할 일 처리하다보니 훌쩍 7월이 되어있더라.
이것도 다 핑계거리지만 올해는 진짜 얄짤없다.
1월부터 공부할 거거든.
어찌보면 남은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하다보면 무참하게 흐르는 시간에 휩쓸리게 될 걸.
한번 갔던 길을 되짚어 간다는 것은 좀 느슨해질 수도 있고
지루한 일일 수도 있다.
가다가 새로운 꽃나무를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그곳에 있다.
내가 걷는 길 위에 있는 것들은 색깔도 모양도 달리 하여
나를 맞이하겠지만
나는 변함 없는 마음으로 그 길을 걷고 싶다.
가족의 따스한 응원이 있기에 재도전이 가능한 것이다.
내 공부가 우선이라고 가족을 한 귀퉁이에 밀쳐놓고
생활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이것도 저것도 내 시간 조금 더 들이면
다 잘할 수 있다.
그렇게 믿을래.(히힛)
그리고 코로나19상황이 더 안좋아져서
JPT응시도 취소하고 집콕하기로 했다.
벌써 코로나로 2번째 취소네.
JPT는 달마다 있는 시험이니까.
상황이 진정되면 그 때 도전하기로 했다.
일단 혹시 모르니 교육학 책을 기존 강사님 말고
다른 분 것으로 사놓아야겠다.
책 사는 거는 부담이 없다.
워낙 책을 좋아해서 책 사는 건 아깝지가 않더라.
JPT는 제 기간에 취소하면 바로 전액이 입금되어서 편리하다.
이 돈으로 책을 사면 되겠네.
응시료도 43500원이나 하니까.
계획을 다 세우고 일을 진행하다보니
착착 맞아떨어지는 뭔가가 있다.
게다가 며칠 안에 2021 김남길 시즌그리팅도 도착한다.
벌써 택배 이동중이네.
한 해 마지막에 이보다 큰 선물이 있을까 싶다.
아끼는 배우의 굿즈를 사는 것은
책 사는 것만큼이나 짜릿하고 좋다.
게다가 수익금이 문화예술사업을 하는 단체에 기부되니까.
내년에는 에코백 메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질 수 있어야 할 텐데.
신발끈 조여매고 대기하고 있어야지.
봄이 오는 소리를 귀 쫑긋하고 기다리고 있어야지.
그리고 습작을 4일째 쉬고있는데
아마도 올해 안에 마무리 하지는 못할 듯 싶다.
이상하게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그래도 기한은 넉넉하니까.
영감은 어디쯤 오고 있는가?
어디 막다른 골목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이 간다.
그래도 11편까지 썼으니 잘 해온 것 같긴 하다만.
18편 완결까지는 갈길이 멀다.
더이상 자를 케이크도 없는데 들뜬 이마음을 어쩌면 좋을까.
일단 김배우 달력을 영접하는 것으로
신성한 의식을 시작하자.
방안에 새 달력이라도 놓으면 마음이 새로워질 거야.
100p가 넘는 사진첩도 완전 기대중!
그리고 습작 하나가 끝나면 다음 습작이 또 기다리고 있다.
행복한 비명이지.
그건 3월이 마감이니까 1월 후반부터 작업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이야, 새로운 2021년이 이렇게 시작되려 하는구나.
계획대로만 열심히 달려보자!
2020년의 뽀야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