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반해버릴 지도 몰라
저번에 봤던 그 노지 선인장이다.
꽃이 피어 있기에 엄마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란색 꽃.
꼭 팔랑이는 치맛자락 같은 꽃잎이 진짜 하늘하늘 최고다.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부터.
주변을 살피게 되었다.
언제 어디에 아름다운 꽃이 내 눈에 뜨일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다니는 편.
동네의 꽃은 거의 다 찍은 것 같다.
멀리는 안나가는 편이라서.
날이 더운 관계로
요즘 산책을 쉬고 있는 중이다.
산책을 안나가니까 식후에 먹은 음식이 소화도 더딘 것 같고.
괜히 기분이 좀 그렇다.
내일은 비가 와서 산책할 수 없고.
오늘 저녁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산책은 글렀구나...........(히잉)
그냥 걷는다는 것도 좋지만.
주위의 하늘, 공기의 냄새, 사람들 발걸음, 스치는 촉감.
그런 모든 감각이 날카로워 진 정신을 누그러뜨려준다.
조급하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한발짝 물러나 사물을 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들어 준다.
그냥 걷는 것 같지만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엄마와 같이 걷는다는 게.
엄마는 일하고 와서 피곤할 법한데도.
나를 위해서 기꺼이 같이 걸어주신다.
세상에서 엄마만큼 강한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엄마는 내 슈퍼 히어로이다.
뭔가 문제가 터졌을 때, 엄마를 찾으면 만사 오케이니까.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만사 오케이인 딸이었는가.....?를 떠올려 보면.
착잡해지기만 하지.
엄마가 정말 필요하고 요긴할 때 나는 곁에 없었던 적이 많았다.
뭔가를 하느라고 바빠서.
아니면 귀찮다는 하찮은 이유로.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게 되니까.
엄마의 여유로운 시간을 방해하는 것 같기는 해도.
소소한 대화를 할 여유가 생긴 것 같아 좋기도 하다.
역시 사람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생활 해야 해.
생활에 리듬이 싹 바뀌어가는 마법이다.
그리고 수험생 치고 7시 넘어서 일어나는 건 직무유기지.
그렇다고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부만 하는 건 또 아니지만.
왜 살아가는가?
어떻게 살아갈 건가?
이런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내지 못하고 산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앞에 놓인 단기적인 목표를 바라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지.
표적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다면,
곰곰이 생각 해볼 만한 일이다.
나는 행복해질 거야.
나는 부자가 될 거야.
나는 더 건강해 질 거야.
나는 가족을 더 많이 사랑할 거야.
나는.................그렇게 많은 문장을 만들어나갈 수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바라는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떠올리지 못하는 한심한 사람일 수도 있다.
모든 일에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첫 번째 할 일 인데.
목표 없이 표류하는 인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과거를.
뒤엎어 버리고 싶지만.
나는 현실에 존재하므로.
과거로 거슬러 갈 수가 없으므로.
지금 상황에서의 최선을 만들어 나갈 뿐이다.
오늘도 해야할 일 목록을 휴대폰에서 확인하면서
하나하나 지워가는 맛에 산다.
오늘은 미뤄두었던 교육학 유튜브를 좀 봐야겠다.
그동안 너무 공부와 멀어져 있었던 것 같다.
소설 완결이 너무 힘들었다.
몸도 마음도 완전 탈진이다.
어제 하루 쉬었으니 이제 다시 달려야지.
저 가시 돋친 선인장도 제 온 힘을 쥐어짜서
아름다운 꽃을 내보이는데.
나라는 사람도 할 수 있다.
머지않아 꽃, 피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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