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옆집에 살 것 같은 푸근한 느낌
그런 거 있잖아.
옆집 오빠인데.
되게 말 많고 깐깐해 보여서 접근하기 어려운데.
가끔 슬리퍼 찍찍 끌고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뒷모습 훔쳐 보다가.
눈 마주쳐서 창문 밑으로 숨어버리게 되는, 그런 일.
우리집 옆에는 토토로...가 아닌 길토로가 산다.
라고 상상을 해보았다.
외출이 즐거워 지는 상상.
물론 토토로는 거대 짐승이지만.
남길은...... 그렇지 거대 짐승이지.
일단 내 기준으로 180cm이 넘으면 거대하다고 치는 거지.
이래저래 닮은 모습이 많네.
치유계라는 것도 그렇고.
나는 남길로부터 치유를 많이 받는다.
일상에 지치고 피곤하고 힘들 때면.
가만히 남길을 떠올려 본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두통과 무기력이 사라지고.
어느새 덕질에 열심인 활동적인 나와 만나게 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사랑에 빠진다는 게 좋은 건지도 모른다.
최근데 길스토리ngo 유튜브 계정에 영상 2개가 올라왔다.
하나는 [길스케이프 불멍]이라는 영상인데.
불보고 멍 때리는 시간 가져보라는 남길의 추천인 게다.
또 하나는 [어서오세요 여름] 이라는 제목의 작곡가 문일오 프로보노님의 연주 영상.
무엇이든지 가슴이 뜨끈뜨끈 포근해 지는 건 물론이요,
복작복작한 일상에 한 방울 쉼이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내일이 아빠 제삿날이다.
엄마는 며칠 전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했다.
벌써 1년가량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아빠가 우리 곁에 없게 된 지 1년이래!!!
세상에나.
아빠 지방을 출력하면서.
이렇게 한 줄 잉크로 남겨질 거.
뭐 그리 아등바등 살아 오신 건지.
그래도 빛나던 아빠의 지난 날이 지금 우리 가족을 만든 거니까.
온전히 보답받지 못할 애 쓰시느라 너무나 고생 많으셨어요.
애틋하고 저릿저릿한 마음이다.
오늘은 금요일.
불금이네.
그런데 어째 신나지가 않다.
날이 우중충한 것도 그렇고, 푹푹 찌는 날씨라서도 그렇고.
수험생에겐 어차피 금금금이다.
거의 대부분의 수험새들이 주말도 없이 공부에 매진한다.
아, 물론 나는 예외지만.
쉴 때 쉬어줘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라서.
안그러면 쉬이 병 나더라고. 저질 체력이라 그런 듯.....(.T.T)
이와 같은 날씨에 운동하면 정말 땀에 흠뻑 젖게 된다.
제대로 운동하고 싶으면 여름에 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지.
일부러 땀 내려고 땀복 입고 운동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자꾸 땀을 옷으로 닦다보니 티셔츠가 자꾸 늘어난다.
분명 트레드밀 손잡이에 수건이 빤히 걸려 있음에도.
옷으로 슥슥 닦는 게 왠지 기분이 좋아서.
수건은 땀 닦기엔 너무 빳빳하여 얼굴이 쓰라리다.
남길도 일이 없는 동안에는 열심히 운동하고 있겠지.
내 보잘것 없는 유산소 운동과는 차원이 다른.
근력운동 위주로 묵직하게 하겠지.
그러고 보니 몸을 키우게 되는 역할은,
남길에게도 주변사람들에게도 힘든 일일 것 같다.
일시적으로 체중을 조절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데.
지켜보는 사람도 힘들다.
나는 1-2kg만 감량 시도 해도 여기저기 아프고 지치고 그러는데.
하물며 남길은 얼마나 힘이 들까.
게다가 그게 직업에 포함되는 일이니까.
보여지는 직업이라는 고통과 고뇌가 얼마나 심할지.
그리고 늘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질까 두려운 마음.
그런 거 어떻게 조절하며 지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갑자기 떡밥이 우수수 떨어져서 너무 기분 좋은 요즘이다.
왜 다들 불멍, 불멍 하는지 알 것 같다.
차분하게 나를 돌이켜 보는 순간이 현대인에게는 절실하다.
오늘은 날이 흐리고 비온다고 해서
반팔 챙겨입었는데 오지게 덥기만 하네.
다시 민소매 티셔츠를 꺼내 입어야 겠다.
허옇고 근육하나 없는 팔뚝이 원망스럽다.
여기는 별로 드러내 본적이 없는 여린 살이라 허옇다.
그래도 요즘엔 산책을 많이 해서 그런지
나의 살갗이 보기좋게 붉게 익어간다.
예전에 지금만큼 운동의 중요성을 알았어도.
허리가 아파서 침을 맞으러 다니거나.
뱃살을 한없이 찌우거나 하지 않았을 텐데.
후회해봐야 무쓸모라지만 너무 안타깝다.
이미 늘어난 뱃가죽은 복원이 느리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근육이 아닐까.
자꾸 사랑할 수록 단단해지고.
너무 사랑하다보면 지치고.
한번 연결된 마음은 오래토록 튼튼하게 유지된다.
끊어지면 아프고, 멀어지면 무기력해지고.
정말 꼭 닮은 것 같다.
새로 쓰는 소설은 로맨스 소설이다.
이 분야는 처음 도전해보는 거라 생소하긴 한데.
어차피 사람 사는 얘기가 다 거기서 거기지.
거기에 사랑과 판타지를 한바가지 쏟아 붓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쓰면서도 자꾸 남길이 대입되어서 혼란스럽다.
소설 주인공의 외양과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존재인데.
어째서 자꾸 떠오르는 걸까?
글에다가 무한한 사랑을 담아 써서 그런가?
당선이 된다고 해도, 그렇지 못해도.
다 하나같이 소중한 내 글이다.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는 내 지난 글들.
언젠가는 세상의 빛 환하게 볼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끄적인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사진 속 남길이 내려다 보고 있다.
용기가 난다, 충만해 진다.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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