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찾은 우체국이라
어제는 최고 더운 날이었다.
그런데 하필 나갈 일정이 잡혀서.
최대한 더위를 피하고자
오전에 일거리를 처리하려고 벼르고 있던 중.
공모전에 제출할 소설이 완성되어 부치러 가는 일정이었다.
기한은 넉넉하게 7월 말이지만.
빨리 끝났기에 부쳐버리고 좀 쉬려고.
아침 일찌감치 찾은 우체국은 꽤나 한산한 편.
A4 용지 80장가량 넣을 봉투를 달라고 하였더니.
그렇게 많이는 안들어 갈 것 같다며.
옆에 문구점에서 봉투를 사서 다시 오라는 말씀.
총총총.... 옆집 문구점으로 가보았다.
안쪽에 뽁뽁이 처리가 되어있는 대봉투가 있더라고.
장당 900원의 고품격 대봉투였다.
다시 옆 우체국으로 와서 인적사항을 적어내려 가는데.
뭔가 이상하다. 하지만 그냥 진행해보기로 한다.
다 옮겨 적고 부치려는데, 우체국 직원분의 말씀.
[어, 이거 위치가 바뀌었는데요?!]
그렇다. 받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의 위치가 엉망이었던 것이다.
기계가 인식하는 거라 어쩔 수 없이 다시 적어야 한다고 하신다.
이 더운날에...확인 없이 무턱대고 적은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봉투를 새로 사야 하나?! 어쩌지? 하고 갈등 때리고 있는데.
인자하게 웃으시며 종이 스티커를 붙여주신다.
스티커 위에 다시 적으면 된다고 하시니 감동의 눈물 와락(T.T)
그래서 짚고 넘어가는 건데.
봉투에 인적사항 적을 때 위치는.
보내는 사람이 왼쪽 상단에 오게끔.
받는 사람이 오른쪽 하단에 위치하게끔 해야 한다.
나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 많은 건지.
종이 스티커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아침부터 왠지 편하게 할 일을 고생으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택배 파업중이라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등기 중에 익일특급으로 끊어서 결제를 했다.
빨리 도달 하는 게 좋은 거지 뭐.
대략 4000원 정도의 비용.
그래도 어제 카드 포인트 환급을 받아서 그걸로 퉁치면 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품격의 우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이었다.
동네 근처에 우편취급국이 있어서 참말로 다행이구나.....(뿌듯)
좀 멀리 보내거나 많이 귀중하거나 하면 큰 우체국을 찾게 되지만.
이렇게 동네마다 있는 작은 우체국이 난 더 정이 가고 좋다.
물론 일당백을 해야하는 직원분들에게는 고난의 터전일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얼핏 이 작은 우체국이 없어진다는 그런 얘기를 듣기도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아직 멀쩡히 운영중이다.
부디부디. 오래오래 영업하시기를 바라면서.
종이 스티커를 짜잔 하고 보여주시던 친절한 그 모습.
절대 잊지 못할 거야잉........(눈물)
너무너무 더운 날이었다.
다행히 오전에 일처리를 끝내버려서 좋았는데.
집에 오는 길에 버스를 타고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엄청 덥더라고.
한동안 계속 후끈 거려서 더 가벼운 옷으로 환복하고 가만히 있었다.
침대에 기대어 앉아 숨 돌리고 있으니 동생이 어느덧 나타나 스윽하고 지나간다.
내 등에 센서가 달린 것이 틀림없다.
눕거나 눕기 직전의 상태에 어김없이 불쑥 나타난다.
저녁에는 시원하게 냉면을 먹고 싶었는데.
불발되어서 괜히 엄마에게 짜증을 부렸는데.
안그래도 더운 날에 짜증지수는 100을 넘겼다.
서로 짜증을 되로 주고 말로 받고 세기의 묘기를 펼치다가.
내가 깨갱 하고 말았다.
이렇게 신경 곤두세워서 얻을 것이 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나의 치졸했던 입놀림을 반성하는 시간....(끄응)
결국 모녀 둘이 오붓한 산책은 물건너가고.
아니, 나가기에는 저녁이라도 너무 더웠다.
그렇다고 집에 있는 것이 딱히 시원하지도 않았지만.
더위가 안그래도 못난 사람을 더 못나게 만드는 것 같다.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나를 만든다.
부글부글 내장탕 끓이는 것도 아니고.
괜한 일,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불쑥불쑥.
여름 짜증 주의보이다.
내일은 비가 오고 그 뒤에는 더 더워질 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음 다스림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것도 그 때 뿐이다.
정작 상황이 닥치면 입이 쌜쭉해가지고 미운 말을 내뱉고 있다.
그래도 등기가 하루만에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다.
진짜 익일특급 짱이구나.
돈 더 들인 보람이 있다.
이제 남은 일을 생각해 보면.
공모전 영상 편집과 원고 투고용 소설 창작.
그리고 항상 잊어 버리는 나의 수험생이라는 신분.
공시가 끝났으니 다시 임용 공부에 매진해야 할 시기이다.
이렇게 더운날에 외국어로 된 책 보고 있자니 아찔하다.
두께도 장난아니고, 띄어쓰기도 없는 참 꽉막힌 책이다.
아, 일본어는 원래 띄어쓰기가 없지.
그래도 가로쓰기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자.
하루하루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
오늘도 어제 못지 않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드는데.
동생은 입맛이 없는지 아침을 걸렀다.
설거지감이 줄어서 좋긴 한데.
그러면 점심 폭식으로 이어져서 몸에 안좋을 텐데.
사소한 걱정이 빼꼼.
벌써 목요일이고 6월의 첫 주가 지나고 있다.
와, 시간 진짜 정말 울트라 슈퍼 킹 왕 짱 빠르다.............
일단 지지부진 하던 소설을 끝마쳐서 너무 홀가분하고.
이젠 좀 일정을 느긋하게 향유할 수 있어서 좋다.
지금 이 순간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일하는 모든 분들께.
정말 경의의 마음을 표하는 바이다.
위대한 직장인이여. 더운 날 애 많이 쓰십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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