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식사일기

수박

by 뽀야뽀야 2021. 5. 20.
반응형

 수분촉촉 달콤수박

 

수박을 사는데는 꽤나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

껍데기가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는 점과 

먹기까지 자르고 정리하는 게 귀찮다는 것이다.

뭐, 엄마가 곁에 있다면 다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다.

한 통에 15000원.

후회는 없는 맛이었다.

진짜 들고 오느라고 미지근해졌을 텐데도.

단맛이 혀를 뚫고 나오더라.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꿀맛일 것이다.

갓도 얇고 씨도 별로 없는 꿀수박.

 

수박 드는 끈 말인데.

그거 한 뭉치가 3500원이나 한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끈을 다시 돌려 주어야 할 것 같아서.

산책하는 김에 갖고 가서 돌려 드렸더니 

[착한 일~ 잘했어요 도장 꾹] 그런 기분이 들었다.

자기만족을 위한 선행이었다.

그런데 정작 아저씨는 다른 손님을 맞느라 

우리의 정성(?)을 놓치시는 듯 보였다.

뭐, 장사가 잘되면 기쁜 일이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 우리는 참 착한 사람인 것 같아.]

라고 말을 꺼냈더니 그런 것 같다며 수긍하는 엄마.

선의를 내비치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워낙 요즘 삶이 각박하다 보니까.

서로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어 그런 거라고.

그래도 우리 동네는 시골 인심이 풋풋한 것 같다.

반시골이긴 한데.

도심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듯.

아빠가 또 소환되었다.

과일을 워낙 좋아라 하셨던 분이라서.

참외킬러, 수박킬러, 토마토귀신. 뭐 그정도였으니까.

앉은 자리에서 발골? 까진 아니어도 과일 축내기 달인이셨으니까.

매일 드는 과일용 지출비도 상당했었지.

그건 좋은 일이었다.

혼자만 드신 게 절대 아니고 항상 보기좋게 깎아서 나눠 먹었으니 말이다.

[과일 깎아주는 남자] 그게 우리 아빠의 부캐였다.

다시 얘기 하자니까 또 많이 그리워 진다.

 

오늘 아침에는 하필 내 자리에 천장에서 길게 내려온 흰거미가 있더라고.

혼비백산하여 동생에게 나를 살려달라고 SOS를 보냈지만.

쿨한 동생은 느긋하게 일어나서 흰거미를 휴지에 감싸서 버려 주었다.

흰거미는 조상님일 경우가 많다던데.

내 복통이 걱정되서 아빠가 찾아왔나?! 하는 별 희한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아빠는 걱정없이 고통없이 편히 쉬고 계실텐데.

 

주말까지 통으로 날려버릴 생각이니까.

느긋하게 쉬다가 점심먹고 유튜브나 찍어야겠다.

원래 일찍 하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아픈 바람에.

어제는 모처럼 독서도 하고.

오랜만에 책을 읽으니 글자가 눈에 잘들어와서 놀랐다.

술술 읽히더라.

금방 끝낼 수 있겠어.

명대사도 참 많아서 차곡차곡 잘 정리해 두었다.

 

돈주고 과일을 사서 돈내고 과일 껍데기를 버리는 이 상황이.

이제는 과일을 사먹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구나 싶어서.

어차피 물가는 상향곡선을 그리는 거겠지만.

그래도 적당했으면 좋겠다.

요즘에 마트가면 집어올 게 별로 없다.

그나마 건강식을 위해 에너지바 같은 거 사왔는데.

이것도 칼로리가 꽤 있고 천연 식품은 아니라 자주 먹으면 안될 것 같고.

그리고 평소에 잘 찾지 않는 유기농 코너를 도는데.

가격이 배는 되는 걸 보고.

역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돈이 되는구나 싶었다.

유기농이라는 이름아래 모인 상품들이 문득.

손댈 수 없게 높은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화학비료 안쓰고 거름으로 농사짓고 신경 좀 더 쓰는 것인데.

분명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가격에도 개의치 않고 이 상품을 고르겠지.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화두에 오늘 요즘.

나는 잘 먹고 잘 살고 있는가?! 생각 해봄직한 일이다.

 

초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서 탈수증상 일으키기 쉬우니.

수분이 충만한 과일을 많이 먹어줘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물이라도 자주 마시기.

순간 핑~해버리면 답이 없다.

땡볕아래서 선크림없이 산책하다보니.

순간의 귀찮음이 내 피부를 좀먹는구나 싶어서.

스틱형으로 바르는 선크림을 엄마한테 달라고 해야겠다.

안 쓰고 짱박아둔 스틱형 선크림이 있는 걸 알고 있으니.

슥슥 발라주면 자외선 차산 ok!

요즘같이 땡볕아래서 자주 산책하는 날에는 

필수인데.

심지어는 집에서도 바르는 것을 추천하던데.

너무 무심한 나였나 보다.

그러니 피부가 엉망진창이지.....(자업자득)

비싸서 자주 먹을 수는 없어도

한 번 사놓으면 뽕을 뽑는 수박이었다.

와삭와삭 시원하게 해뒀다가 먹으면

몸속까지 짜릿짜릿 시원하다.

여름의 별미이지.

제철과일을 사랑한다.

아빠와의 추억도 사각사각.

반응형

'식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그래놀라 바  (2) 2021.05.23
맘스터치2  (0) 2021.05.22
망고갈비  (0) 2021.05.19
갈비찜  (0) 2021.05.19
파전  (0) 202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