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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수제비

by 뽀야뽀야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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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갑자기 일요일에는 수제비가 먹고 싶다 하여.

급 만들게 된 수제비이다.

반죽은 찰밀가루를 쓰면 쫄깃하고 소화도 잘 된다.

잠시 놔두는 것으로 숙성을 시키고

멸치와 파뿌리 무를 넣어 육수를 내준다.

수제비는 뜯는 맛이라고 하던가.

얇게 뜯어서 던지면 포로로 하고 국물로 떨어지는데 재밌다.

달라붙지 않게 자주 국자로 저어주어야 하는 것도 잊지말기!

수제비에는 역시 후추지.

후추를 뿌릴 때 거의 매번 시간차를 두고 재채기가 나와서.

후추는 역시 아주 강한 녀석인 것 같다.

솔직히 수제비 먹을 때 보면 감자만 덩그러니 남게 되는데

왜 감자를 넣는 것인가.

진득한 국물 맛을 위해서?

파근파근 식감을 위해서?

단조로움을 피하려고?

도무지 모르겠다.

그냥 수제비랑 파만 가득해도 될 것 같은데.

껍질 벗기기도 귀찮고 썰기도 귀찮은데 감자를 꼭 넣어야 된단다.

그래서 감자를 죄다 남기는 것으로 항의를 해보았으나.

돌아오는 것은 등짝 스매싱이었다.

 

음식물 남기면 죄 받는다고...(T.T)

요즘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꽤나 올랐다.

처음에는 100원을 쉽게 넘긴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이제는 금방 100원에 가깝게 금액이 청구된다.

엄마의 음식물 쓰레기 카드는 버스카드랑 같은 거라서.

예전에 버스타고 출근하던 시절의 카드라서.

꽤나 많은 액수의 금액이 충전되어 있었는데.

이게 소액이라고는 해도 거의 이틀에 1번 꼴로 지불하다보니.

어느새 천 원이 깎이고 만 원이 깎이고........

지금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시는 관리소 직원분들과 미화원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1번 버리고 마는 거지만

그분들은 그 쓰레기 통을 계속 관리해야하니 말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을 존경한다.

그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심으로 인해 우리가 이렇게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거니까.

그래서 결국 나는 감자를 남겼지만 엄마가 잔반처리를 하게 되고.

다음부터는 먹을 만큼의 음식에 도전해야다고 다짐했다.

 

수제비 먹고 바로 누우면 체하는 지름길!

그래서 먹고 빈둥대지 않으려고 참 노력했다.

사실 어제는 유튜브 구상하느라고 하루종일 매달렸던 것 같다.

시간도 엄청 빨리 가더만.

그것이 집중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글이 잘 써질때는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앉아있게 된다.

벌써 10시가 되어버렸네.

오늘도 상당히 집중했던 것 같다.

덕분에 소화가 잘 되어서 오늘도 소화제 없이

부담스런 음식을 처리해버렸네! 경사로세.

이제 유튜브 촬영을 해야 하는데 마음의 준비가 아직......(망설)

 

산더미 같은 설거지감을 보고 있는데.

나는 한숨이 났는데 엄마는 룰루랄라 차근차근 정리를 시작한다.

손이 빠른 엄마는 금방이다.

내가하면 세월아 네월아 지만 말이다.

설거지가 끝난 것을 확인하고

나는 방과 거실을 왔다갔다하며 유튜브 대본을 완성하였다.

그런데 죽 읽어보니 대략 15분이 나온다.

동생은 너무 짧다며 대본 수정을 강요하는데.

나는 이보다 좋은 퀄리티는 더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15분을 고수하기로 했다.

아직도 20분이 좋은 건지 15분이 좋은 건지 감이 오질 않는다.

처음이라서 어색해서 도무지 이야기가 더 나올 것 같지도 않다.

대본은 하도 봐서 어디가 더 나은지도 모르겠고.

그러고 보니 다음 회 예고를 빼먹었네.

뭐 그거는 수정하면 되니까...(T.T)

오늘만 해도 한 10번은 수정한 것 같다.

으아아, 유튜브 쉽다고 누가그랬나...!

 

까마득한 앞길을 지켜보며.

지금 출발선에 앉아서 지켜보자니.

참 한숨이 나오고. 걱정이 앞서고 그런다.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이런 마음으로 달려들다 보면 끈끈한 정도 생길 것이고.

기왕 해놓은 거 아까워서라도 뒤돌아 갈 생각 하지 않을테니.

그건 그거대로 좋은 거 아니겠는가.

출발을 머뭇거리는 건 포기하는 것보다

더 비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 왔는데. 그 한 발짝 내딛는 것이 두려워 떨고 있다니.

누가 뒤에서 등떠밀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도 한두번이지.

자, 용기를 내! 뽀야!

이렇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보는 중이다.

수리수리 마수리~(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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