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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 좋은 식품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코끝이 찡해지는 알싸한 순무.
순무김치는 그야말로 독특하다.
생강이 들어가서 그런가? 톡 쏘는 맛이 있다.
원래 겨자과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뽀야는 혼자 기도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김치와 멀어졌다.
어느날부터는 김치의 마늘맛이 싫어졌다.
고기가 있거나 햄이 있거나 하지 않으면 입에도 안대는 김치.
김치를 단독으로 먹다니, 상상할 수 없다.
나의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이 상당히 의심되는 부분이다.
생마늘은 못먹지만 익힌 마늘향은 또 좋아하고.
어떤 것을 판단할 때 편향된 시각은 정말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 같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하긴 어렵지만서도.
처음에는 의무감이랄까. 그런 느낌으로 꽤나 잘 드셨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순무김치는 냉장고에서 나오지 않게 되었다.
밥상에도 잘 오르지 않게 된 거지.
질린다는 건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열렬하게 사랑하던 대상이 그런 존재로 변한다는 게......
변한 건 없는데 다만 마음이 떠났다고 하여
똑같던 대상이 정말 다르게 느껴지고 만다.
서글프다.
밥상의 2인자로 밀려난 순무김치가 불쌍하다.
그렇다고 내가 마음껏 먹어줄 수도 없는 일이고.
한 끼 먹을 때마다 한 두개씩? 그 정도......
뭘 살 때는 한순간의 유혹에 빠져버리지 말고
곰곰이 내가 오래 먹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도
지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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