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함부로 끓였다가는 재료 낭비 체력 낭비 머리 지끈
할 수 있는 고난이도 음식, 된장국.
아침에는 역시 국이지!
안 그래도 입맛 없는데 국에 후루룩 말아서
먹다보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
이 구수한 맛은 어디서 온 걸까.
콩이 가진 내공이 더해진 맛이랄까.
여러번 빚고 두드리고 발효해야 완성되는 깊은 집된장.
그것의 맛을 흉내 낸 유사 된장이 시중에 많이 팔리고 있긴 하다.
근데 그런 된장을 사려고 할 때 마다 엄마는 도리도리 고개를 젓지.
아침에 반공기 밥을 국과 함께 떠 먹을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밥을 꼭꼭 씹어 삼킬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산지가 아닌데도
이렇게나 많은 버섯과 양파를 맛 볼 수 있는 것도 기쁨이다.
하나같이 감사하지 않을 것이 없다.
국제 특급인데도 전혀 특급같지 않은 속도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된장국의 맛에 시름이 사르르 잊혀진다.
어째서 3/10에 보낸 국제특급이 아직도 내 곁에 없는가.
지금 이제 5월을 향해 가는데
어째서 집에 내내 있었는데도 수취인 부재로 미배달이 뜨는 것인가.
민원전화는 왜 그렇게 빙빙 돌려 대는지.
소관부서가 정확히 어디인지를 파악하고 안내를 했었어야지.
일단 민원과에 접수하니
담당직원과 통화를 마친 후 집배원 님과 통화할 기회를 줬다.
하나하나 보면 나쁜 사람들은 아닌데 말야.
그나마 한국이니까 이정도로 빠른 민원 처리가 가능한 거 같다.
해외에서라면 꿈도 못 꿀지도.
그래도 동생의 4만원 가량이 공중분해 되지 않은 게 어디인가.
애증의 국제우편을 뒤로하고
눈 앞에 있는 맛나는 된장국 팍팍 떠 먹으면서
또 생각에 잠긴다.
오늘의 일용할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점심은 또 뭘 먹어야 하나.
쟁여놓은 게 하도 많아서 고르는데도 머리 아프다.
식사를 고민할 수 있는 여유 주심에 감사한다.
찾아보면 감사 할 것이 정말 많다.
이것도 사소한 일상의 행복이지.
뭐든지 놓치고 싶지 않다.
욕심쟁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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