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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슬리퍼의 용도변경

by 뽀야뽀야 2021.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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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발.  엄청 귀엽기는 한데. 쓸모가 모호했었다.

원래는 실내에서 신으려고 샀긴 했는데.

털이 너무 빠져서 자꾸 기침이 나서 현관에 내놓은지 꽤 됐다.

그런데, 어제 기발한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수면양말을 신는 내게 물에 젖은 욕실화는 기피대상 1순위.

그런 젖은 신발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바로 이 녀석을 욕실화로 쓰는 것이다!

물론 물이 튀겨버리면 몸통이 젖겠지만.

언능 쓰고 다시 욕실밖에 꺼내서 말리기로.

한 번 신어 봤는데 세상 푹신하고 따뜻하고 좋더라.

이제는 신발이 젖었다고 해서 이닦기를 미루거나,

안방 화장실로 도피해야 하는 일이 줄겠구나.

 

불편하면 해결책을 찾아내면 좋다.

그냥 불편한 채로 계속 있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알면서도 응용이 잘 되지 않아서.

나도 이제사 그 생각이 났지 뭐야....!

동생의 사고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문제가 있으면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만든다.

이게 간단할 것 같지만.

나를 비롯한 일반인의 사고는 이러하다.

문제가 생기면 회피하고 나중으로 미룬다.

그래서 문제가 누적되고 터지고 나서야 후회를 하지.

이번 슬리퍼 대안은 내가 직접 만들어낸 대안이라.

더 뿌듯하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일상생활에서 문제해결력을 높여준

사건이기에, 일기에라도 기록해놔야지......

 

그러고 보니 핸드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는데.

애매하다.

자꾸 예전 프로그램 디자인이 더 나은 것 같고 그렇다.

특히 음악 앱을 실행시키면 어두워지는 화면이 별로인 듯.

환할 때가 더 보기 좋았던 것 같은데. 이건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그리고 중요한 게 카메라로 전환할 때 예전에는 오른쪽으로 

넘기면 되었는데 이제는 잠긴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앱 검색이라는 부분이 새로 붙었는데 참 쓸모없는 거 같다.

 위젯 디자인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알람도 띄워줬었는데 내가 바보라서 못찾는 건지.

어디로 숨었는지 알 수가 없다.

사진을 위젯에 띄워주는 기능은 좋은 것 같다.

그간 찍은 사진이 랜덤으로 출현하여 보는 재미가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변신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그렇게 보자면 나는 아직도 많아봤자 레벨 10을 넘지 못한 듯하다.

어떤 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는데.

나는 좀 성장세가 둔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씩 느리게 바뀌는 편이다.

그래서 변화에 적응이 두렵고 잘 못한다.

자꾸만 휴일같은 느낌이 드는 건.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고 쉬고있어서가 아닐까.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기쁨에 차있지 않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똑같은 아침식사, 똑같은 매일이 지겨운지도 모르겠다.

나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만 아니라면 조금 멀리 나가보기.

그러면 마음전환이 꽤 될 텐데 말이다.

물론 집안에서도 얼마든지 마음은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교외로 나가 숨돌리는 게 너무나 그립다.

 

그러고 보니 클렌징 사면서 받아둔 세럼 샘플이 있는데.

어제 꼭 바르고 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냥 잤다.

생활 기억력이 이렇게 떨어져서야......

발라보고 마음에 들면 이것도 구매하려는 생각인데.

세럼이 뭘까.

사실 화장품의 모든 라인이 되직하기만 다른 

같은 성분 아닐까.

그런 얘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스킨이든 로션이든 뭐 하나 맞는 거만 꾸준히 발라도 된다고.

그래서 크림을 선택했는데.

뭐, 피부관리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라서.

얼굴에 점도 주근깨도 아주 많지만

근자감이 넘쳐서 화장도 안하고 밖에 쏘다니는 나를.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직장에 나가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일할 때도 화장 별로 안했던 것 같다.

나는 지금의 내가 못난 얼굴이라도 만족한다.

점과 뾰루지와 트러블이 잔뜩이라도 괜찮다.

나에 대한 외부적 만족감 기준이 좀 낮은 편이다.

반면에 동생은 어디 가까운 데를 나가더라도 

샤워를 하고 풀세팅을 하고 그런다.

 

남매가 이렇게나 다를 수도 있구나 싶다.

매일 추레하게 수면잠옷만 입고 앉은 나를 보면서

동생은 누나를 부끄럽다고 생각할까?

그래도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한 건데.

미의 여신이 내방 문을 두드릴 때까지.

나는 아마 문을 열어주지 않겠지만.

사실 몇 년 전부터 열나게 문을 두드리고 서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부에 있는 거라며 씨부리는

귀차니스트 하나를 구제할 사람 어디 없을까.

하긴, 나도 나를 구해내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릴 수야 없지.

변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은 절대 변하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더 어렵다.

뭐가 맞는지도 잘 모르겠어.

요새는 마스크를 써서 화장을 덜해도 되니까 그나마 다행이지.

그래, 언젠가는 여성=화장 필수의 공식이 깨질 지도 몰라.

부질없는 생각에 빠져 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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