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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2021 김남길 사진첩 감상기 26

by 뽀야뽀야 2021.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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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은 개구장이 남길의 등장이다.

빨간 체크 셔츠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남길의 모습.

왼쪽 페이지에서는 한껏 진지한 모습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

의자가 크게 확대되어 화면에 잡혀서 뭘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공부나 독서 아니겠는가?

오른쪽 페이지의 남길은 

무릎을 세워 앉은 채로 블라인드를 엿보듯이 손가락으로 집어올리고 있다.

표정은 또 어찌나 얄궂는지.

한쪽 눈을 찡그리며 살짝 웃고 있다.

되게 사악한 표정인데 저거.

밤마다 들리는 옆집의 쿵쿵대는 소리에 짜증이 나서.

그래, 이제 염탐해 보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하고 슬쩍 옆집을 살피는 그런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

 

무릎을 세워 앉는 자세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옆에 있었다면 꼭 안아주고 싶었을 거다.

그런데 저 자세가 몸 건강에는 무척 좋지 않은 자세이다.

나도 곧잘 의자위에 올라가서 무릎을 세워 앉곤 하는데.

운동부족인지는 몰라도 그런 자세로 컴퓨터를 몇 시간 하고 나면

허벅지가 엄청 땡긴다.

데스노트라는 일본 만화에 보면 L이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매일 저 자세이다.

걔는 허벅지 안땡기나 몰라?

약간 허리도 구부정하고 천재 해커같은 그런 느낌?!

매일 소매 늘어진 니트에 청바지만 입는 그지같은 녀석인데.

왜 남길을 보고 걔가 생각 났을까.......

약간 체크무늬 셔츠 하면 nerd라는 말이 떠오른다.

사전을 보면 괴짜, 모범생, 얼간이, 샌님, 바보 라고 나와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얼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억울하다.

물론 공부빼고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많지만.

저렇게 단어가 정립되어 있었다니 분하다...!

그래서 체크무늬 옷은 사기 싫었는데, 옷장에 꽤나 들어있는 걸 보면.

근데 일반적인 셔츠는 다 체크무늬 밖에 없지 않은가.

단색 셔츠는 별로잖아. 너무 튀잖아.

그리고 무채색 셔츠는 너무 흔하잖아.

얼간이 하니까 idiot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국내에 IDIOTAPE이라는 밴드가 있다.

tvN에서 방영한 낮과 밤이라는 드라마 OST에도 참여했던 실력파다.

내가 어떻게 이들을 알게 되었더라...?

아마도 락페스티벌 참가자 목록에서 많이 봤던 것 같다.

가사가 없는 음악은 듣기 어려워하는데도.

이상하게 이디오테잎의 음악은 자꾸 귀가 쫑긋해졌다.

일단 드럼 비트가 신나니까. 그리고 신시사이저 소리도

꽤나 자극적이고 신선하니까.

 

올해처럼 추운 어느 겨울에 혼자 홍대 사운드 클럽에 놀러 갔었다.

GOGOSTAR라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러 갔었지.

좁은 공간에서 몸을 떠밀면서 즐기는 지옥축제였다.

너무 움직임이 과격해지기에 구석으로 물러나 리듬을 탔던 기억.

같이 갈 친구가 없어서 혼자 갔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전혀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신기했던.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만큼은 너도 나도 하나가 되었었지.

그래도 젊은 날의 기억에 이런 한 장면도 있어서 다행이다.

왠지 지금은 가지 못할 것 같은 그런 기분?!

음악을 즐기는 데 연령 제한이 없다고는 하지만.

나이에 맞지 않는 음악을 듣다보면 나도 엥? 할 때가 많아서.

 

그런 의미에서 휴대폰에 가득한 트로트 노래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완전히 지워버리기에는 엄마가 요리할 때나 등산할 때 

잠깐씩 틀어드리면 또 좋아하시니까.

남겨두는 게 좋겠지. 나는 센스있는 딸이고 싶으니까.

 

남길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출하거나 집으로 돌아오거나 할 때 꽤나 혼나곤 하겠지.

[양말을 왜 아무데나 벗어놓고 그러냐!!]

라든지 아니면

[이불좀 개켜놓고 살아라!]

라든지 말이다.

왠지 촬영에 삘받고 그러면 일상생활은 

부모님이 다 해주실 것 같은 그런 철부지 느낌이 있어서리.

 

엄마는 얼마나 더 내 뒷바라지를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 숨이 콱 막히곤 한다.

내가 엄마를 떠나지 않을 때까지 이어지겠지.

그래서 다들 결혼/독립을 하나보다.

하지만 그러면 엄마가 너무 외롭지 않을까?

는 나만의 생각인지도 모른다.

사실 엄마도 혼자만의 시간이 더 필요한지도 몰라.

오히려 혼자일 때 더 자유롭고 좋아.

가끔씩 그렇게 말씀하시곤 하는데.

나는 내 일상의 모든것을 엄마와 공유하는 편이라서.

남길 사진으로 감상쓴다고 하니.

남길이 그렇게 좋냐면서 되물으셨다.

나도 잘 모르겠다.

이 사람이 왜 좋은지.......

그냥 어쩌다 보니 끝까지 내 곁에 남은 게 이사람이라서.

매체를 두고 만나는 입장이지만.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꼭 아주 가까이 있는 것만 같은.

그래서 더 친해지고 싶은 그런 나의 연예인이다.

그가 우주 최강쇼에서 불렀던 '연예인'이라는 노랫말처럼.

[난 그대의 연.예.인.]

그랬으니까 더 좋아해도 문제 없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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