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길은 꺄아아아 롱코트 입은 남길이다.
상의가 난닝구(?)그거 맞지? 하얀 반팔 셔츠인가?
한껏 목이 늘어난 건지, 원래 모양이 저런 건지. 하여튼.
앞판이 시원하게 드러나니 보기 좋구나....(중얼중얼)
얼핏 봤을 때는 호피무늬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
키가 커서 그런지 긴 상의를 입어도 거슬리지 않는다.
무진장 헐렁한 청바지는 통이 꽤나 넓은데도
남길이라 그런거겠지. 잘 소화하고 있다.
남길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아주 강한 눈빛.
야성미가 느껴진달까.
날것의 느낌.
물론 한껏 스타일링 한 모습이겠지만 말이다.
날 것 느낌 참 좋다.
그리고 허리춤을 떠나지 못하는 손이 귀엽다.
자기주장 강한 엄지가 또 나올 뻔했네.
약간 퇴폐적이기도 한 표정은 나의 졸업사진이 떠오르게 한다.
예전에도 한번 얘기했던 것 같은데.
다들 정면을보고 찍는 단체 졸업사진이다.
나는 사선 방향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옆모습으로 찍혀있다.
로션을 바르지 않아 허연 얼굴에 립글로즈 바르기를 깜박하여
입술이 붉게 터져있다.
그당시는 한창 마를 때여서 기다란 목이 애처롭달까.
그 때는 항상 우울우울 열매를 먹은 것도 아닌데.
매사에 의욕이 없고 축 처져 있었다.
역동하는 사춘기였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조용히 썩어가서 썩는 줄도 몰랐다.
당시듣던 음악은 괴성을 지르기를 반복하는 비주얼 락.
내가 소리칠 수 없으니까. 대신 울부짖어 달라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와서 들으면 그 때 감정이 다시 돌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되게 아련하다.
누구는 이런 시기를 흑역사라고 하던데.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꼭 거쳐갔어야 할 순간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 때의 바삭한 내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촉촉하지는 않을 거야.
과자도 처음에 날 것일때는 바삭하잖아.
그리고 거기에 토핑과 시럽을 올려대기 시작하면 달콤촉촉해 지는 거잖아.
그런 느낌이다. 지난 시절은 날 것 그 자체였다.
어쩌다가 남길이 학생이던 시절의 그림을 보게 되었다.
선이 선명했던 만화 같은 그림이었는데.
시도 같이 붙어있었는데. 되게 아련하더라.
또렷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너를 꼭 찾으러 갈게. 뭐 그런 내용 이었던듯.
사랑이란 게 뭘까.
그 농도와 밀도가 참 다양해서.
처음엔 끈적이지 않는 정도에서 시작해서.
점차 끈적끈적 질척대게 되는 진한 사랑 말이다.
내 사랑은 바삭바삭했던 것 같다.
아까 말했던 아련하던 시절에 좋아했던 것은
내 세상에는 없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범프오브 치킨의 밴드 보컬이었다.
생명과 온기를 노래하는 음악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다 부수자, 죽여버리자. 이런 음악을 듣고 있었으면서.
범프 노래에서 되게 힐링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조금 생채기가 난 밴드지만. 아직도 범프의 노래가 좋다.
내 힘든 날들 속에 있던 음악이라서 잊을 수가 없지.
그렇게 한 둘쯤 인생곡은 있지 않나 다들...?
하루지온이라는 노래가 참 좋았다.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는. 이라는 가사가 참 좋았다.
그런 이름의 커뮤니티도 있었는데. 지금은 세월따라 흘러가 버린 듯.
노래 가사를 필사하고 계속 듣고 따라부르고.
소박한 취미를 가졌어서. 일본에 가서 라이브를 듣고 싶다.
그런 적극적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일본판CD를 사 모으다가. 국내 정발판으로 바꿔 샀었지.
그러고 보니 참 취향도 가지런하다.
BUMP OF CHICKEN, L'Arc~en~Ciel, GACKT,
HYDE, Dir en grey, MUCC, 清春 등.
그러고 보니 여자 가수 음악은 별로 안들었네.
하긴 저 때는 락에 빠져있어서리.
CD장에 CD를 바라보고 있으면 참 옛생각이 많이 난다.
예쁜 CD장이 많고 많은데 아직도 낡은 장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 시절 추억을 함께 했기 때문에.
사실 물건을 잘 못버리는 체질이라 그렇다.
남길의 흔들림 없는 눈빛이
한 페이지 전의 능글맞은 개구쟁이 모습을 싹 지워버렸다.
정말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일세.
막 이제 나쁜짓을 하러 갈듯한 그런 얼굴이라.
쇠파이프나 전기톱 같은 거 들고있으면 잘어울릴 것 같은
그런 살벌한 얼굴을 하고서.
한 페이지 또 넘기면 엄청 상반되는 표정과 연출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그러고 보니 나도 긴 트렌치코트를 가지고 있다.
일본 브랜드의 옷인데 백화점 편집숍에서 산 것 같다.
입으면 되게 가을 느낌 물씬이고 좋은데
팔 부분이 조금 불편해서 자주 입지는 않는 옷.
게다가 팔길이가 조금 안 맞아서.
기성복은 이상하게 팔이 짧더라.
그래서 학창시절 별명도 긴팔원숭이였는데.
그 때는 무진장 열받고 짜증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내 얼굴 어딘가에 원숭이 상이 있긴 하잖아.....
팔을 늘어뜨리고 서있으면 허벅지 중간 쯤까지
팔이 내려오니까 말이다.
부슬부슬한 남길의 젖은듯이 연출된 머리가
되게 섹시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하이컷에서 클로젯 홍보 위해 찍었던
배우 하정우와의 사진 컨셉하고 비슷한 것 같다.
약간 신비롭고 몽환적인 눈빛 말이다.
결론은 어떤 컨셉도 다 잘어울리는 게 남길이라는 거지.
설마 신부님 모습까지 찰떡일 줄은 몰랐는데.
열혈사제(2019)는 정말 모든 매력의 종합선물세트같은 드라마였지.
앞으로도 전설을 더 만들어 나갈
그의 행보를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어야지!(야금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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