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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애어른과 키덜트

by 뽀야뽀야 2021.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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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두 단어가 비슷하게 아이와 어른의 경계를 나타내는 말인데.

일단 차이가 좀 있다고 생각한다.

애어른은 아이가 어른이 된 느낌이라면,

키덜트는 어른이 아이가 된 느낌이라서.

남길은 언젠가 자신을 키덜트라고 칭했었는데.

아니, 키덜트라고 말하지 마!! 라고 했던가.

하도 오래된 기억이라 가물가물하다.

 

나도 몸은 어른인데 아직 마음은 아이의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남길과는 별개로 나는 아직

삶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미숙하다고 생각되어서 말이다.

어른으로서의 경험치가 부족하달까?!

남길은 아직 어리고 싱싱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것이겠지만.

아직 위험을 무릅쓰고 더 도전할 수 있는데도 포기해 버린다.

안전한 길이 제일이지! 하고 편한 길을 선택한다.

그런 사람의 삶이 스펙타클하고 신나고 재밌을리가 없다.

아이들은 매번 무릎이 깨지고 팔에 멍이 들고 하는 위험을 감수하기 때문에.

매일이 신기하고 재밌을 뿐이다.

 

그 때의 순수했던 나는 어디로 가버리고.

여기에 다 낡고 해진 껍데기만 남아있나...?!

그저 일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서.

도전하던 그 때의 나는 어디로 증발해 버린 건지.

또, 또래보다 성숙하거나 하면 애어른이라고 일컫곤 하는데.

또는 어른이 라고도 부르지.

이 말이 그렇게 안쓰러운 것이다.

형편이 좋지 못하여,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기구한 생명을 

말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아이다움이 씻겨내려가 버린.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성숙해져 버린 말끔한 꼬마아이가 떠오른다.

 

어른들의 장난감 가게 라고 하는 펀샵을 꽤 오래 전부터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고 구경하곤 한다.

정말 가지고 놀기에 신박한 제품들을 팔고 있다.

일상생활 용품부터 장난감까지.

폭넓은 제품들을 모아두었다.

그런 상품을 보면서, [와... 이거 누가 살까?!] 싶은 것도 꽤 있는데.

약간 제품에 일본 감성이 묻어나는 것 같다.

소소하지만 특별한, 개인 맞춤식의 상품들이 그러하다.

지인의 집들이 선물로 잠만보 무드등과 벨킨 핑크핑크 usb,

탁상용 지구본 이렇게 구매를 해보았는데.

선물이라 내가 먼저 뜯을 수가 없어서 궁금증 폭발!

사실은 고양이 포렴을 사주고 싶었는데.

방문의 사이즈를 잘 모르니까, 괜히 짐될까 싶어서.

 

참 쓸데없는데 예쁜 물건이 많아서 

눈둘 데가 없었던 펀샵....

놀랍게도 이게 전혀 대가 없이 순수하게 그 가게에 반해서.

가게가 오래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에 하는 홍보라는 것이지.

가끔 에디터들의 체험기도 올라오는 데 

그것 역시 병맛이라 신선하기만 하다.

룰렛 이벤트도 있어서 앱 깔고 했었는데.

어느새 귀찮아져서...........(부비적)

 

요새 건강식에 대한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아니, 기준은 멀쩡하게 잘 있는데. 

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지.

면을 마구 먹는가 하면, 빵 쳐돌이에다가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과식하고.

마치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는 말썽쟁이 꼬마가 된 것 마냥.

그렇게 질주하는 폭주기관차가 된 듯한 상황이다.

 

그걸 멈추게 한 건.

동생과의 진지한 대화 덕분이었다.

우리의 몸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 보니.

서서히 누적되어 몸상태가 바뀌는 거라서.

지금 당장 좋은 거 먹었다고 바로 몸에 반영되는 건 또 아니라서.

소홀히 하기 쉽지만, 1년-2년 정도 지속한다면 분명.

눈에 띄는 성과가 있을 거라고.

차분하게 말하는데 되게 설득력 있었다.

지금 당장의 만족을 위해 미래를 저당잡히지 말라는.

그런 경고이기도 했다.

사실 미래는 곧바로 닥쳐오지 않기에.

우리는 미래를 담보로 여러가지 좋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더 싱그럽고 알찬 식탁을 꾸리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월남쌈이다.

원래는 잡채고기를 간장에 조리는데, 이번에는 훈제 닭가슴살을 찢어서 

대체하기로 합의를 봤다.

당근이 소화가 잘 안되는 편이니까, 당근은 익혀서 먹기로.

그래서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거창하게 해먹기로 했다.

장을 보러 가야하는데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네.

 

어제 공무원 수험 카페에서

외이도염에 걸렸다는 어떤 분의 글을 보고 흠칫했다.

귀이개를 많이 사용하셨었고 귀를 자주 팠다고 했다.

나도 면봉에 식염수 묻혀서 닦아내기 자주 하는 편이라.

또 이어폰을 자주 착용하고 있고 해서.

불안이 확 밀려왔다.

손이 참 더러운 것 같다.

온갖 것들에 다 닿으니까, 그럴만도 하지.

귀를 파는 행동을 멈춰 줘!! 그렇게 생각했다.

수험생활하다보면 참 여기저기가 아프곤 한다.

일단 오래 앉아있다보니 허리랑 목이 많이 아프다.

지금은 스트레칭이라는 마법의 효과를 보고 있기는 한데.

한참 강의 몰아듣고 그러던 시절에는 한의원을 자주 다니곤 했다.

게다가 면역도 많이 약해져서 감기도 잘 오는 것 같고.

편두통에다가 과민성 대장증후군까지.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게 되는 경우는 소화장애까지 발생하곤 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데.

정말 공감이 간다.

안 아플 일도 조금 집중하거나 무리하면 영락없이 걸려든다.

게다가 판단력도 흐려져서 애어른, 키덜트 같은 반항을 하기도 한다.

물론 저 단어 자체를 중의적이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봤을 때는 약간 부정적인 용어 같다.

아직도 그러고 사니...? 우쭈쭈.... 이런 느낌이 있달까.

가능한 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던 아이.

그러나 현실은 아이를 가만 냅두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 수록 세상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 괴롭다.

툭툭 털어내고 다시 일어서려고 해도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그래서 애어른은 어느샌가 키덜트로 진화해 버리는 것이다.

아니 퇴보되는 것일지도 모르지.

 

근데 그걸 나쁘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

이 비정상적인 세상에서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금의 일탈이 필요하지는 않은가 하고 말이다.

그저 취향이 푸릇푸릇할 뿐이라고!

누가 나에게 [참 애 같네요] [어른 맞아요?] 라고 말하면

기분이 팍 상할 것 같기도 한데.

이젠 당당해져 보려고.

내가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시바~☆

이외수 선생님의 존버 정신을 본받고 싶어진다.

그리고 빨리 쾌차하셔서 좋은 모습 보여주시기를 소망해본다.

사람이 늙고 병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 괴롭다.

 

분명 마음만은 이팔청춘인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네. 싶은 날들이 내게도 언젠가 오겠지.

그 때를 최대한 유예하고 싶어서.

발버둥 쳐야 할 시점인데.

어째 점점 덜 의식하고 충동에 이끌려 살게 되는 것 같아서 무섭다.

그래도 나를 잡아줄 가족이라는 존재가 곁에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래서 결론은 남길이 키덜트라는 거여 뭐여?!

사실 내 글에 결론같은 건 없다.

그냥 우린 조금 특별한 생명체인 걸로.

남겨진 눈부신 날들보다 더 빛나는 존재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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