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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열무물냉면

by 뽀야뽀야 202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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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보셨는가.

열무 없는 열무 물냉면.

아침 일찍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왔는데

점심시간 지난 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들어간

집 앞의 분식점.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망설임 없이 열무 물냉면을 주문한 엄마와 나.

열심히 블로그를 위해 사진을 찍고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다 먹을 즈음에 젓가락에 걸리는 열무 한 가닥.

어라?! 그러고 보니 열무 물냉면을 시켰는데

열무가 없단 말이야!

주인 아주머니께서도 화들짝 놀라시며 너무 죄송하다며

점심 값을 안 받으려고 하시는 것이다.

그래도 우린 이미 열무 빼고 다 먹었는데 어찌 그럴 수가 있겠는가.

다음 번에 열무 2배로 달라는 말을 남기고 가게를 나왔다.

그런데 계속 웃음이 터지는 것이다.

이야, 우리가 또 언제 열무 없는 열무 물냉면을 먹을 수 있을까.

정말 특이한 날이다 라고.

근데 되게 맛있더라.

오늘 따라 절임 무가 많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새콤달콤한 것이 아주 술술 들어갔는데 

먹기 초반에 알아챘다면 열무와 함께 먹을 수도 있었을텐데,

참 느긋한 엄마와 나.

먹느라 정신이 없었던 게지.

점심시간을 한참 지난 때라 배가 더 고팠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뭔가 허전해서

허니브레드와 졸음방지용 녹차라떼를 사왔다.

어찌나 달콤하던지.

평소엔 싱겁던 녹차라떼가 왠일로 2배나 더 달콤했다.

허니브레드도 눅눅해지지 않게 신경써주시고 

포장하기 어려운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애써서 준비해주시는 모습에 너무 감사했다.

역시 카페는 집 앞 카페가 최고.

갑자기 오후 되니까 날씨가 어두컴컴해지면서 매섭게 바뀌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했나.

빠릿빠릿 움직이는 뽀야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일도 아침부터 일거리가 산더미.

내일까지 비가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빨리 그쳤으면 좋겠다고 기도해 본다.

빗소리 듣는 건 집 안에서만 좋다.

우산 들고다니면 분명 어딘가에 놓고 와버리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정신 단디 챙기자 뽀야.

오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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