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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오징어볶음

by 뽀야뽀야 202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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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일품요리 오징어 볶음이다.

마치 고추장의 마법인 듯하다.

오징어를 넣고 채소와 볶을 때 그 고소한 냄새.

국으로 끓여내도 맛있지만 볶음이 맛의 절정이지.

해산물 별로 안좋아하는 뽀야도 오징어는 좋아한다.

물론 조금 씹어야하는 재료지만 워낙 맛이 좋아서.

익으면 하얗고 단단해지는 오징어가 신기하다.

꽤나 두껍게 자른 것 같은데 익은 오징어는 내부에서 말린듯.

가느다란 모습이 된다.

또 오징어 볶음에는 양파가 빠질 수 없지.

산더미처럼 썰어 넣어도 익으면 존재가 사라져버리는

양파때문에 골치아프다.

양파를 많이 먹고 싶은데 다 어디로 가버렸어!

양파 2개나 썰었다고 하는데 어디로 갔니......(으잉?)

엄마는 남은 양념에 밥말아드시는 걸 선호한다.

분명 우리들 많이 먹으라고 깨작깨작 먹다가

음식물 쓰레기 나오면 안되니까 그렇게 드시는 거겠지.

하면 또 가슴이 저려오면서

[팍팍 떠 드세요] 라고 말하게 된다.

그러면 따라오는 대답이 [먹고 있어] 라는 말.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손도 안대고 김치만 드신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김치를 덜 먹어서 그런 듯.

엄마의 자식사랑이란 위대하다.

항상 좋은 거 맛난 거 자식 입에 먼저 떠넣어 주시고.

뒤돌아서 숟가락만 빨고 있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이제는 그 숟가락에 갓 만든 맛좋은 반찬을 얹어드리고 싶다.

엄마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들을 나열하면 다 맛있는 반찬들.

항상 [엄마는 별로 안좋아해]하며 뒤로 물러나 있었던 시간들.

어떻게 한다 해도 보상할 수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한국자 크게 떠서 밥위에 부어드릴 수 있는

그런 센스를 길러야겠다.

말로만 하니까 안드시잖아.

엄마도 엄마를 좀 챙기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 역할이 나한테 있는 거긴 한데 때로는 너무 완강하게 거부하니까

스스로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해서.

 

오징어에 들어간 칼질만큼 엄마가 소중한데.

막상 일상에서 하는 짓거리를 보면(?) 전혀 실천이 안된다.

분리수거 버리는 것도 일상에 지친 엄마가 하는 것 보다

집에서 놀고먹는 뽀야가 하는 게 당연 나은 일.

음식물 쓰레기가 차면 갖다 버리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일.

거실청소까지는 아니어도 내방 청소는 내가 담당하는 일.

밥먹고 설거지는 아니더라도 상치우기 거드는 일.

이런 수많은 사소한 일들 속에

엄마의 시름 걷어드리는 방법이 존재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몇 개 있고 말이지.

그런데 음식물쓰레기는 조금 어렵다고 느낀다.

비위가 약해서.

그래도 요즘은 많이 좋아져서 뚜껑을 손으로 안열어도 되니까.

그래도 버튼을 누르면 입구가 열리는데 그때 몰려드는 역겨운 냄새가.

정신 건강에 해로워......(쭈굴)

위대한 우리 엄마를 지킬 수있는 건 자식인 우리뿐이구나.

그런 생각을 좀 기본으로 갖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요새 겨울인데도 꽤나 따뜻해서.

또 미세먼지 왕창 오겠구나 싶어서.

눈오면 안되는데 싶고.

날이 이렇게 좋은데 나가지는 못하고.

답답한 하루가 흘러가지만.

그래도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

 

맞다! 엄마가 31일에는 조금 일찍 일어나서 

해뜨는 거 같이 보자고 했는데. 잊을 뻔했네~

알람을 설정해두고.

태양이 뜨는 각도가 거실 베란다에 딱 맞아서 

운좋으면 뜨는 해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우리집 거실이 정동진이고 땅끝마을이다.

매일 숱하게 태양이 이글거리는 모습을 지켜본 엄마는

매번 장관이라면서 우리에게 그 감동을 전하시곤 하는데.

매일 뜨는 태양인데 뭐.

하면서도 살짝 기대가 되기는 한다.

29, 30, 31일은 쉽게 떠나 보낼 수 없네.

 

크고작은 이벤트가 모여있어서.

또 가는 2020이 아쉬워서. 

새로오는 2021도 반겨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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