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을 잘 보내기 위한 우리만의 의식.
바로 배달음식 시켜먹기이다.
짜장이 면에 잘 묻어나야 좋은 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짜장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짬뽕이냐 짜장이냐 엄청 갈등 때린 뒤에
결국은 달달한 게 얼큰한 것 보다 좋아서 짜장으로 결정.
짜장만 먹기는 아쉬우니까 탕수육을 시켰는데.
탕수육은 조금 아쉬웠다.
처음 맛 봤을 때 이거 돌인가?! 싶었으니까.
고기가 안익을까봐 걱정이 되었던 사장님은
튀김을 바싹 튀기기로 결정~! 이런 식의 생각이 예상된다.
그래도 소스가 조금 묻어서 눅눅해지니 먹을 만 하더라.
맛은 좋은데 너무 바삭해서
입천장 다 까지고 난리도 아니었던 탕수육.
그래도 1호가 될수 없어(2020) 재방송 보면서 맛있게 싹싹 먹었다.
만두는 배가 불러서 잔뜩 남기었다.
세모 만두 하나 맛볼때에는 맛있었는데.
더 먹으려니까 뱃속에서 과부하를 외쳐대서 그만.
게다가 우리에게는 2차전 도넛이 있지 않은가.
후식 배는 따로 있는 거라면서.(과연?)
2020년에 몸에 안좋은 건 다 버리고 2021을 맞이하자!
이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한 해 마지막에 조금 건강을 위해 피했던 음식들을
모아모아서 먹었다.
근데 진짜 입에서는 너무 달콤하고 맛있어서 좋았다.
비록 이후에 배가 너무 불러서 속이 거북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뽀야는 꼭꼭 씹어먹어서 괜찮았다.
게다가 도넛이 배달 가능지역이 아니라는 경고문구가 떠서
가만히 집에 앉아 먹으려 했던 우리의 계획은 무너지고.
가게에 직접가서 사오기로 하였다.
추운 날 날리는 눈 맞으며 도넛사러 가는 길은 조금 씁쓸했다.
왜 도넛 매장은 동네 가까이에 없어서 우리를 고생시키나...
사실 뽀야가 먹고 싶다고 얘기 먼저 꺼냈는데
되게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엄마는 퇴근하자마자 짜장 해치우고 소화되기도 전에
도넛을 사러 나가게 된 것이니까.
가는 길 내내 미안하다고 하긴 했는데
뭐! 도넛 맛있게 먹으면 이런 사소한 고생도
다 날아가지 않으려나?!
2020년에는 아쉬운 일이 많았다.
아빠와의 작별을 준비해야 했고
몸도 마음도 많이 너덜댔었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겠지만
아빠의 상실은 돌이킬 수 없기에
애닳고 안타깝다.
그런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이제 2021년이 되었다.
뭐 크게 변한 것은 없는 듯 하다.
뽀야가 한 살 더 먹어서 위태롭다는 거?!
그정도가 색다른 일이라 하겠네.
물론 임용에 붙었더라면 지금쯤 엄청 바쁠 테지만
뽀야는 올해 11월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신분으로
다시 돌아가서 한 해 또 열심히 달릴 준비를 해야한다.
책도 그대로고 공부환경도 바뀌지 않는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려나? 싶어서 또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교육학 책을 갈아타야 한다.
새 교육학 선생님 책은 올해 3월 말에 출간될 예정이라 한다.
일단 기존 선생님의 유튜브 강의를 보면서 사부작사부작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올해는 건강과 가족을 중점으로 챙기고 싶다.
이게 간단해 보이지만 일대 개혁이 필요한 일이었다.
건강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견뎌야만 한다.
입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다 치워버리고 밥상을 개혁해야 한다.
가족을 위해 거친 입버릇을 바꿔야만 했다.
어쩌면 2020년 후반부에 열을 올렸던 일들이기도 하다.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기.
이거 쉬울 것 같은데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장 어렵고 지키기 힘든 걸 새해 목표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내 코로나 백신이 임상에 들어간다고 하던데.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새해를 맞이하였다.
아쉬움은 접어두고
신축년 새해를 반갑게 맞이해 보자.
물론 여기저기 다니지 말고 안전하게 집구석에서!
아, 새해 일출보기는 대실패다.
엄마가 알람 역할을 한다고 자처해놓고
전날 저녁에 미스트롯2 보느라고 늦잠을 자버렸기 때문.
트로트가 그렇게 좋은가?
가수 송가인은 트로트가 나는 좋아요 라고 하긴 하던데.
신나게 불러보자고 다같이 불러보자고 그러던데.
아빠가 안계신 지금.
트로트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엄마가 좋아하니까 한동안 뽀야도
트로트를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새해에는 면, 밀가루 적게 먹기로 다짐했는데
오늘 점심 메뉴가 떡만두국인 이 아이러니는 뭘까나.
그래도 새해에는 꼭 먹어줘야 한다고 해서.
맛있기도 하고.
이제 완벽하게 밑장 뺄 수도 없이 한 살 먹는거네.
야이, 아쉬워라.
어제 포식을 해서 그런가
아침 입맛이 없어서 꾸역꾸역 입에 밥하고 김 넣느라
고생이 많았다.
밥먹고 씻어야 하는 것도 귀찮고
어째 새해 기분은 하나도 나질 않는 요즘이지만.
어제의 탕수육과 짜장은 환상이었다.
그래 그러면 되었지 뭐.
하루에 한 끼 밖에 안먹는다던 어떤 모델은
한 끼를 맛있게 먹으면 되는 거라고 하였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씨를 배우고 싶다.
긍정긍정 열매 먹고 올 한해도
긍정적인 사람이 되자!
아자아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