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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운동화

by 뽀야뽀야 2020.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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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내가 엄마께 사드린 운동화였다.

그런데 발볼이 넓으신 엄마는 이 운동화가 불편하다며

운동화를 신발장에 방치한 채로 몇 분기가 흘렀다.

그리고 요즘.

겨울 운동화밖에 없는 뽀야는 신발장을 뒤지다가

이 기적과도 같은 신발을 다시 만나게 된다.

신발 통풍도 잘 되고 신발 자체가 가벼워서

걸음걸이가 사뿐사뿐.

게다가 원래 내가 신는 신발보다 사이즈가 조금 커서

발이 꽉 죄어들지 않아서 편하다.

새 신발 사야할 판이었는데 구관이 명관이라더니

집에서 보물을 발견했다.

어쩌면, 내가 신으려고 이 신발을 엄마께 미리 선물했던 걸까.

선물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선물하는 게 가장 좋다던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고.

엄마가 오래 신어서 낡은 운동화를 보는 것이 더 슬플까.

신지 못하고 남겨두어 새신발 같은 운동화를 지켜보는 것이 더 슬플까.

왜 슬픔을 재고 있지?

이상한 버릇이다.

이제부터 뽀야는 발에 날개를 단 듯이 걸어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신발을 엄마께 선물했을까.

잘 되새겨 보면서 감사히 잘 신어야겠다.

좋은 신발은 날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하였다.

그래, 어디 한번 네가 가는 길 따라갈테니 

나를 이끌어줘 봐, 신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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