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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이름 모를 꽃

by 뽀야뽀야 2020.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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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름에 해박하지 않아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두고도 너를 뭐라고 딱집어 부를 수 없는 

모자란 뽀야를 기억해 줄래?

중화요리 먹고 집에 가는 길에 마주친 부농부농한 예쁜 꽃나무이다.

색깔이 이세상 빛깔이 아니다.

물감으로 칠해놓은 듯 영롱하다.

봄이다.

봄이 소리도 없이 저만큼 앞에 와 있다.

내 발 밑 그림자가 조금씩 짧아질 때 너는 나를 눈치채게 한다.

태양 바로 아래에서 나는 너를 본다.

환한 것이 빛인지, 너의 모습인지 알 수 없다.

너는 그저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의 입가를 벌어지게 한다.

순간과도 같은 너는, 뒤돌아서면 너의 모든 것을 던져서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내리겠지.

그 모습에 반해버린 나는 또 멀어지는 너를 뒤로 하며 탄식하겠구나.

가장 부끄러운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네 앞에서

나는 몇 겹으로 중무장하고 너를 대한다.

걱정 마 네가 떠난 자리엔 곧 열매가 맺힐 거고 

나는 그 열매를 바라보며 너를 떠올릴테야.

생명이 순환하는 봄의 기운 받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꽃아 너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느냐.

내가 서있는 이 길 위에서 언제까지 기다려 줄거냐.

다시 한 번 꽃잎이 흩날릴 때는 흔들림 없이 내가 너의 곁에 있어줄게.

빛나라,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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