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기도 하니까. 재래시장을 가보았다.
원래는 천막과 질퍽이는 바닥으로 불편하던 시장이
재개장되었다.
저 안쪽의 어떤 부분은 아직도 옛시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는 하다.
시장을 리뉴얼하는 입장에 반대하신 분인 듯.
그래도 예전에 비해 훨씬 깔끔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면서 가격이 조금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마늘종을 저렴하게 잔뜩 사려고 갔는데.
집에 와서 소분하니까 작은 용기에 꽉 차지도 않고.
물가가 많이 올랐다.
예전에 시장 인심이라 하면 듬뿍듬뿍이었는데.
이제는 계랑저울을 가져다 놓고 정확하게 계산 해 주신다.
덤이라는 것도 없어졌다.
시장의 현대화가 좋긴 하지만.
싸고 풍족한 장바구니는 이제 가고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시장 입구에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계시기에
윌 저지방도 구입했는데.
그건 정찰 가격인지 동네 마트와 가격이 같더라.
그래도 북적한 느낌은 없어서 수월하게 장을 볼 수 있었는데.
연휴 앞두고 이렇게 휑해도 되는건가 싶었다.
고추장아찌와 양념마늘종, 오이소박이, 무짠지, 오징어젓 등을 사왔는데.
너무 짭짤한 반찬만 사온 것 같다.
전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인데 말이다.
이제는 저염식도 생각해야 하는거다.
동네에서 사는 균일한 오징어젓의 맛에 비해.
시장 오징어젓갈은 좀 심심하면서도 맛이 좋아서.
이거는 성공했구나, 싶었다.
나머지는 너무 짭짤하여 동생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어느 가게에서는 연어를 염가에 진열해놓고 있었는데.
그 코너를 지나치기가 힘들었다.
연어 먹고 싶다아.........(하악)
재래시장 같은 느낌이 안 나게 된 시장.
게다가 우리가 자주 찾던 김치가게 사장님이 쉬는 날인 건지.
자리에 안계셔서 열무김치도 못 사고.
그게 가장 기대되는 반찬이었는데 말이다.
시장이 화합이 되면 좋은데
구시장과 신시장이 맞붙어 있어서
조금 기분이 이상했던 시장 나들이였다.
시장에서 파는 떡볶이도 먹고 싶었는데.
장보고 집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되어있어서.
무려 메뉴가 무한리필 돼지갈비라고!
그리하여 입에 떡볶이 칠도 못하고 집에 오는 버스를 타야해서
적잖이 아쉬웠다.
예전에는 있었던 채소빵을 비롯한 빵 아저씨도 자리에 안계셨다.
아마도 자리 배정을 받지 못하신듯.
시장하면 채소빵인데. 아쉬운 점이 많았다.
재래시장이 집 근처에 있다면 매일 드나들어서
살이 퐁퐁 찌겠지만. 그래도 반찬걱정은 덜 테니까 좋은데 말이다.
아침을 많이 먹어야 맞는 건데.
식욕이 별로 없어서 잘 안 먹게 되고.
점심에 폭식하고 저녁에 입이 심심해져서
간식하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누네띠네가 갑자기 먹고 싶어져서.
꿈에도 나오더라고......
그래서 한 봉지 사왔는데 저 많은 양을
언젠가는 내가 다 먹을 거라고 생각하니.
주말의 사치를 누리자.
그나저나 점심에 라볶이 해먹고 싶은데.
말하면 분명 안 된다고 할 것 같아서.......(힝)
주말 특식은 즐겁다.
그나마 라볶이는 기가막히게 만들 줄 알아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입가에 설탕 잔뜩 묻히고 다녔던
과거의 재래시장 탐방은 이제는
겪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보다 옛모습 그대로가 간직되기를 바랐는데.
시설은 깨끗해지고 길거리도 정돈되었는데.
가게들이 고유의 멋과 힘을 잃은 듯 보였다.
포장지 크기는 적어지고. 가격은 올랐다.
그냥 마트에 가는 게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버리면.
재래시장 살리기가 안 된다는 뜻이잖아.
인심이라는 게 뭘까.
그득그득 담아주시던 그 시절이 그립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가지로 상인분들도 힘드실거다.
어쩌다 이런 처지가 되어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힘들게 되나 싶다.
그래도 자주 가던 나박김치 사장님이 그곳에 계셨어서.
반갑기도 하고, 우리는 아저씨를 알아보았는데.
아저씨가 우리를 못알아보아서 조금 서운하기도 했던.
장아찌류는 이 가게가 제맛이지!
그런 가게가 살아남아서 참 다행이었다.
다음에 또 가게 되면 북적북적하더라도
방역수칙을 잘 지켜서 진짜 명절 연휴 느낌나는
그런 시장의 모습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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