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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2021 김남길 사진첩 감상기 37

by 뽀야뽀야 2021.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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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은 캐주얼 수트를 입은 남길.

하얀 목티와 면셔츠에다가 검은 자켓을 입고 있다.

겨울 옷차림이라 그런지 따뜻한 느낌이 전해온다.

왼쪽 페이지는 남길이 크게 가득하고.

오른쪽 페이지는 작은 크기의 남길이 새겨져 있다.

옷을 매무시하는 모습 같다.

왼쪽 사진에서 주머니에 손을 살짝 꽂고 있는데.

여기서 또 자기주장 강한 엄지가 활약하는 것 같은데?!

옷깃을 잡고 있는 남길의 손가락이 길쭉길쭉하다.

게다가 손톱도 정돈이 잘 되어있는 듯.

손등에 약한 핏줄이 돋은 것이 야성적이다.

살짝 아래를 내려다보는 모습에 내 눈도 그곳으로 향한다.

저렇게 입어도 배가 안나온다니. 

신기하구나.

허리를 살짝 윗옷으로 가리긴 했지만.

거기 아무것도 없다고.

아저씨처럼 배나온 거 그런 거 없을 거라고.

 

그러고보니 체지방이 약 7-8%이던 시절이 있었다.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안나고. 대략 저쯤이었던 것 같은데.

운동은 개나 주라 그래. 그랬고, 잘 먹지 않았었다.

학교 급식은 돈만 내고 제끼기 일수였지.

도시락 급식이었어서 흥미가 더 없었다.

차갑고 맛이 없었거든.

그때는 지금처럼 몸무게 항상성 유지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잘 챙겨먹지를 않았다.

엄마랑 아빠는 일하느라 바빠서 나를 돌볼 여유가 없었고.

자유방임 속에서 나는 제멋대로 자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쓰러지지 않은 게 용하네.

매일 밥을 굶고 운동장을 돌았다.

왜 그러고 싶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냥 세상이 싫었다.

다 싫어서 쳐다보기도 시간이 아깝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무생각도 안하고 싶어서 달렸다.

땀냄새 풀풀 나는 몸을 해가지고는 

주변 애들에게 민폐인줄도 모르고 그러고 살았다.

씻는 것도 싫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때는 그래도 악취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었다.

그냥 조용하고 창가 뒷자리 앉아서 창밖만 바라보는

그런 조신한 문학소녀........였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수업시간에 친구녀석과 사담을 나누다가 많이 걸리기도 했다.

선생님이 말하기 시작하면,

잡담을 시작하고. 선생님이 말하기를 멈추면,

사담을 멈추고.

이런 신경전이 계속되었고 어느날은 교무실에 불려가서.

제발 수업에 집중해달라고. 

그런 부탁아닌 부탁도 들었었는데.

별로 좋은 학생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성적은 곧잘 나와서. 

집중관리대상이 되지는 않았지.

애초에 그 학교는 선택받은 몇몇만 다니던 학교라서.

초등학교에서 2-3명만이 그 중학교가 지정돼서.

코 앞에 다들 다니는 학교를 냅두고

버스를 타고 통학을 했지.

나름 명문 사학으로 괜찮은 학교다.

지금은 남녀공학이 되었지만.

그런 학교 생활에서 그나마 탈출구가 되었던 것이 

선도부와 합창부였다.

아침에 다들 공부할 시간에 밖에 나와 

등교길 지도 한다는 것이 좋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넘어 떡볶이도 먹으러 가고.

친한 아이들은 그냥 통과시키기도 하고.

그런 제역할에 별로 충실하지 못했던 선도부 생활도

나름 재밌고 좋았다.

진짜 학창시절의 꽃은 합창부 생활이었지.

미션스쿨이라서 예배를 보고 그랬는데. 그 때마다

합창부는 성가대로 착출되어 열심히 찬양했다.

그리고 교외 대회도 몇 번 나갔었다.

진짜 신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지.

각지의 학교들이 모여서 경연하고.

그 때부터 경연의 맛을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어렴풋이 노래가락을 기억하는 걸 보면.

정말 특별한 추억이었다.

 

남길도 학창시절에 체육 관련 활동을 많이 했는 모양인데.

그런 기억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재미있었는지.

본인만이 느끼는 만족감을 다른 사람이 공감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서 학교 다닐 때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다양하게 누려보아야 하는 것 같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가 없잖아.

초기의 성공경험이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거.

그 때 내가 더 밝았다면, 지금은 또 다르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음악을 포기 하지 않고 계속 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냥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남겨두자는 지금의 결심이 

이치에 맞고 합리적인 생각인지도 모른다.

어쩌다보니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려 하고 있지만.

사실 그런 일이 제일 힘든 거다.

힘들어도 도망칠 수 없고, 갈 데도 없게 되니까 말이다.

이 길이 정말 맞는 건가. 수없이 생각해 봐도.

그럼 딱히 어디로 갈 것인가?! 갈 데가 없다.

재미없는 행정업무를 하는 공무원이 대안책이 될 수는 있겠지만.

물론 그 안에서 또다른 만족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정말 네가 원하는 삶이냐....? 하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어찌됐든.

지금까지 쌓아온 걸 활용하고 내 끼를 펼쳐보일 수 있는

그런 직업을 찾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서 이 가시밭길을 선택했고, 지금도 걷고 있는 거다.

 

어제 저녁에 임용고시를 포기하게 되었다는 어떤 유튜버의 영상을 보았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걸 무로 되돌린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그 심정이 이해가 가면서도 안쓰러웠다.

 

남길도 자기 일에 열심인 모습 계속 보여줘서 즐겁긴 한데.

본인을 너무 혹사하면서 일에 매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열심히 하려다가 부상 입을 때.

너무 무섭고 걱정된다.

사실 내 친척도 아니고 지인도 아니고 심지어 접점이 하나도 없는 

완전 남의 일인데도.

이렇게 공감하는 건. 좋아하기 때문에.

단지 그런 단순한 이유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인 남길이 걱정될 때도 있다.

네 일이나 잘하세요~ 하는 생각이 안드는 것도 아닌데.

그냥, 주변에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험하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말이다.

근데 배우는 너무 위험한 직업이야.

사람 마음도 들었다가 놓다가 하지만.

몸이 너무 고된 직업이라는 거를 잘 모르는 사람 입장으로 봐도 그렇다.

맨날 밤새고 새벽촬영하고 그럴 거 아니야.

야외에서 좁고 열악한 장소에서 생활하고 그럴 테니까.

결과물로 평가받는 잔인한 직업이지만.

그래도 숫자 너머에 직접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들의 땀과 노력을 응원한다.

 

완주하지 못한 드라마 런 온이 끝났다.

언젠가 다시 정주행 할 날을 기다리며.

10화에서 멈춰버린 신발 끈을 다시 묶을 수 있을지.

그건 미래의 나도 대답해주기 어려운 질문이다.

오늘도 열심히 미래를 위해 땀흘리는 당신이 아름답다.

그래, 남길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

좋은 사람.............(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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