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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나요

지갑 놓고 마트 간 이야기 1

by 뽀야뽀야 202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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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잘 새겨 들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진지한 모드니까 '습니다' 체를 사용하겠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인 요즘.

창문을 열어놓아도 맞바람 따윈 치지 않습니다.

그렇게 쏟아지고도 더 내릴 비가 있어서

이렇게나 푹푹 찌는 것일까요?

 

어느날 뽀야는 엄마를 돕고 싶었습니다.

집에 김치가 다 떨어져서 김치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포기김치를 사러 가려면 누가 가는 게 가장 좋을까?

1)피곤한 엄마

2)집에서 놀고있는 뽀야

와, 너무 어려운 문제입니다.

뽀야는 귀차니스트이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2번을 골라주고~ 

뽀야는 뭔가 하기로 결정하면 후닥닥 처리해버리는 편입니다.

오늘도 부랴부랴 집을 나서는데......

일단 포기김치 3.5kg를 담으려면 

끌차를 끌고 가는 게 좋겠군!

나가는 김에 며칠 전에 봐둔

안전신문고 신고감도 사진 찍어오면 좋겠군.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질 무렵

아! 놓칠 뻔 했네. 크로스백에 휴대폰을 넣고

어깨에 두른다.

그리고 크록스를 신고 빠진 거 분명 없다고 확신하며

집을 나서게 된다.

 

터덜터덜 걸어서 동네 마트를 향한다.

횡단보도도 건너야 하고 꽤나 걷게 되는 거리(왕복 약 2300걸음.)

거침없이 파란불 들어온 거 확인하고 내달린다.

쿠당탕탕...... 바퀴 끌리는 소리가 쾌활하다.

 

김치 매대가 어느쪽인가......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찾고는 

요번에 3.5kg가 사라지고 3.3kg로 바뀌었다는 

조금은 아쉬운 얘길 듣게 된다.

동공지진 5차례.

엄마한테 전화를 건다.

[abcdefg...]

아, 그냥 이거 사면 된다고 하네. 

기쁜 마음으로 3.3kg 김치를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마침 자리가 비어서 언능 김치를 올려놓고 

크로스백 귀퉁이를 뒤지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있나!!!!

 

 

지갑을 안 가져왔어......!!!!!

혹시 신한 페이 판 바코드가 인식되지 않을까나

조심스레 점원 분에게 여쭤보는데

[삼성페이밖에 안 돼요.]

나는 신한 페이라고요.........(동굴의 울림)

아니 신한 꽤 큰 은행 아니었던가?!

왜 마트에서 결제가 안되는 거니?(광광 울음)

너의 선명한 작대기들이 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데

왜 결제를 못하니!!!

어쩐지 운이 좋더라니.......

비도 소강상태이고 발걸음도 여느때보다 가벼웠다.

아아,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지금 허탈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타닥타닥 블로그 게시물을 올리고 있자니

다시 마트 가기에는 너무 억울하고(이유없이 억울함)

점심 먹고 든든하게 해서 

지갑 챙기고(엉엉) 다시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침착을 잊지 말자.

그래도 주머니에 리모컨이 없어서 다행이다.

지갑이 아니라 리모컨 챙겨왔으면 더 억울하잖아.

 

김치 3.3kg 그거 꽤 무겁더구만.

다른 손으로 끌차를 끌고 다녀야 돼서 

한 손으로 드는데 꽤나 묵-직.

뽀야의 우수한 기억력을 뽐내고 싶어서(왜 눈물이 나지?.,..)

블로그에 오늘 하루의 일을 남겨 본다.

바보같은 사람이여, 정신 차리게나.

다시 말하는데 이건 분명 나만의 일이 아닐거다.

오늘 따라 배에 알 배긴 듯이 너무 땅긴다.

이건 분통의 통증이 아닐까 한다.

원망스럽도다!

지갑을 잘 챙깁시다.

지갑 속에 카드와 돈이 있는지도 챙깁시다.

그렇다고 또 핸드폰 놓고 가지는 맙시다.

무거운 짐이 예상될 경우는 끌차도 꼭 챙겨 가도록 합시다.

뭐 이렇게 사는 게 복잡할까!!!

애초에 신한 페이판만 됐어도(엉엉)

 

신한 페이판 담당자님이 이 글을 싫어합니다.

페이판 결제가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뽀야 같은 건망증 멍충이도 핸드폰 하나로 결제가 뙇!

그런 세상이 곧 오겠지.

아, 뽀야 너무 얼리어답터(아니고 바보)였다.

현물지폐가 사라지려나.

아쉽기도 하고, 뽀야같은 아날로그 인간은 

좀 두렵기도 하다.

디지털이 뭐래니?!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네.

이렇게 요구가 생겨나면 금방일 거라는 생각이 팍 든다.

이래저래 귀찮은 하루였다.

 

(어느새 '습니다' 체에서 벗어났음->글쓰다 보니 텐션이 올라감->기분좋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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