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산다면 피할 수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원치 않을 때 들리는 피아노 소리!
막힘 없이 술술 연주한다면 뭐, 작은 음악회라도 왔구나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늘 어딘가에서 삑사리가 나 버린다.
아......오늘도 그 부분에서 막히네.
맨날 연습을 하는데도 똑같은 데서 틀리네.
탄식을 자아내는 누군가의 연주실력.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학원 갔다가 와서 힐링의 느낌으로 피아노 치나 보다.
설마 고3이 피아노 치고 있지는 않겠지.
왠지 곡 선정의 느낌은 나보다 많이 어린 아이일 것 같다.
피아노 소리 하나 앞에 두고 온갖 추리를 하고 있다.
분명 너무나 절실한 나머지 피아노를 치지 않으면 안되는 병에 걸려서
저렇게 절절하게 매일 피아노를 쳐야하는 거겠지.
아, 처절하다. 피아노 소리가 너무 슬프다.
소설을 써라 소설을 써.
싫으면 싫다고 당당히 말 해 뽀야.
근데 몇 층에서 치는지 어떤 라인에서 치고 있는지 몰라요(엉엉)
드럼이라면 한 수 겨뤄보고 싶었는데 쩝.
아파트에서 드럼치면 정말 쫓겨나겠지.
그러고 보니 전자드럼이 집에 있던 적이 있었는데.
소음 유발자였구나 나도.
드럼이 점차 빨래 건조대가 되면서 눈물을 머금고 팔아버렸던 지난날의 추억.
그러고 보면 누군가 댁의 저 피아노는 참 사랑받고 있네.
부디 너에게 피아노가 그저 그런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그래도 조금 이른 낮시간에 연주하면 안되려나.
저녁 9시에 자야 되는 사람으로서 나에게 6시는 황금같은 시간이라고.
내 생각을 파고드는 피아노 소리를 용납하고 싶지 않다고요.
적어도 빨리 한 곡 떼고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기를 바라면서.
힘내라 피아노.
너를 사랑하는 주인님의 손길을 맘껏 느껴 보아라.
우리집 피아노는 어쩌누.
주인 잘못 만나 목소리를 잃어 버렸네.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은지 모르겠다.
배워야 할 것도 산더미이고.
오늘은 산더미 속에 파묻혀서 그저 웃어야겠다.
파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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