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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집반찬

by 뽀야뽀야 202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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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이 뭉그러지는 걸 막기 위해서 길쭉하게 잘라 보았다.

고춧가루 양념을 한 호박볶음이다.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무나물.

그러고 보면 뽀야는 입에서 부드럽게 뭉개지는 반찬을 선호한다.

입맛이 할매 같아서 그렇다.

 

어제 본 모범택시가 잊히지 않는다.

특히나 [5283 운행을 시작합니다.] 이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뭔가 거대한 사건의 시작 같아서.

이제는 택시를 타면 [5283 갑니다!!] 라고 말할 것 같아서 무섭네.

그것도 일반 택시 아니고 모범이잖아.

기본 요금이 6000원 넘드만.

역시 무시무시하다.(덜덜)

 

베개를 바꿨는데도 가끔 자고 일어나면 목이 결린다.

분명 누워서도 웅크리는 나쁜 자세 때문일 것.

왜 넓은 침대 공간이 남아있는데 구석에서 웅크리고 새우잠을 자게 되는 건지.

나도 나를 모르겠다.

그리고 왼쪽으로 잘 때와 오른쪽으로 잘 때가 미묘하게 다르다.

 

나의 경우는 누워서 오른쪽을 보고 자는 것이 잠이 잘 드는 편.

주로 노래를 이어폰에 흘리며 잘 때 왼쪽을 보고 자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가?

오른편으로 누우면 일과를 마쳤다는 느낌이 들면서 잠에 호로록 빠져든다.

그리고 코가 막혔을 때는 머리 위치를 계속 바꿔주면 어느새 코가 뚫린다.

아마도 비염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방에 먼지가 좀 많은가. 이해도 되네.

그러고 보니 청소 안한 지도 2주 넘은 것 같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다른 일 하다보면 청소는 저만치 밀려나 있다.

해야할일 목록에 올라와 있지도 않고.

 

아빠가 계셨더라면 크게 호통 칠 일이다.

주말이면 아빠는 항상 편한 차림으로 바꿔입고 화장실 청소며 

거실 청소, 주방 청소, 주간에 못 돌본 창고 청소 등등의 청소반장이 되어

집안을 누비셨었지.

그 땐 잘 몰랐었다.

그냥 락스냄새가 엄청 싫었던 것만 기억나.

멍청하게도 그런 호의를 베풀어주시던 아빠에게 투덜대기나 하고.

감사하지는 못할망정 말이다.

지금에 와서 이렇게 생각해봤자 아빠는 말이 없고 우리는 그저 후회만 하고 있다.

그래서 엄마한테 잘하려고 나름 노력중인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니까 말이다.

 

저녁에 무드등을 켜놓고 작업을 하면 분위기 돋고 좋을 텐데.

타이핑 하느라 바빠서 그럴 시간도 없나보다.

저번에 시험 운행(?)뒤로 한 번도 켜보질 못했다.

오늘 저녁에는 꼭 켜놓고 컴퓨터 해야지.

 

주간 반찬을 만들어 놓으면 야금야금 먹어치우기 시작해서.

금요일 쯤에 반찬이 끊긴다.

그러면 특식이라는 이름하에 배달을 시켜먹곤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잠시 멈춰야 할 때인 것 같다.

뽀야 위장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그렇다.

아직도 아침에는 흰 죽을 먹고 있다.

설사가 이어지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인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찐감자를 식후에 2개씩 먹어서 그런가?

조금 나아진 것도 같은데, 방심하면 안되니까.

 

이런 담백한 맛의 세계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항상 자극적인 것만 찾으니까.

그런데 지금 제일 먹고 싶은 면식은 역시 뭐라해도 라볶이이다.

그 매콤달콤함에 사로잡히고 싶다.

영어 라디오를 마치고 거실에 나오면 생방송 투데이에서 [인생분식]이라는 코너를 한다.

거기에 나오는 음식들은 저녁 빨을 받아서 100배는 더 맛있어 보인다.

게다가 다들 주인장의 정성이 들어가 있는 추억의 가게들이라서 더욱.

 

왜 이런 야심한 시각에 저렇게 맛난 음식을 보여주는 거야.

진짜 너무 속상하니까 라볶이 처먹고 싶다.(당당)

그런데 절면 하기로 가족들 앞에서 당당하게 약속을 해버려서.

 

어제는 이제 날도 풀리고 하여 저녁 산책을 나갔는데.

푸드 트럭 2대가 와있는데.

곱창이랑 호떡 팔고 있더라.

사먹지는 못했지만 침을 질질 흘리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었지.

 

그 호떡은 기름기 없는 호떡인데 마치 공갈빵같은 그런 호떡이다.

바삭바삭 달콤한 그 호떡, 다음에 꼭 먹어보고 싶군요....(힝)

 

그래도 엄마가 주말마다 정성스레 무쳐내는 각종 반찬들도

참 맛있고 좋다.

일단 먹었을 때 탈이 안나니까 안심이 되고 그렇다.

반찬의 밋밋한 맛에도 적응해가는 중이다.

이제 내일부터는 죽을 끊고 일반식으로 돌아가야지.

 

오늘의 감자를 마지막으로 이제 설사와는 안녕이다!!

이제 다시 보지 말자.

우리는 더 끈적끈적해질 필요가 있어.

단단하게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좀 갖자.

 

 

어째, 일주일에 한 번은 응아 얘기 꺼내는 것 같다.

근데 묘하게 응아 얘기하면 말이 빨라지고 신나진다.

엄마는 제발 더럽게 입 놀리지 말라며 부탁을 한다.

근데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불구경이랑 똥얘기 아니던가?!

 

엄마 반찬 먹고 이번 한 주도 힘내야지!

소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호박볶음과 무나물은 

흐물흐물 한게 뽀야를 닮았다.

툭 치면 탁 뭉그러지는 연약한 뽀야를 달았어..!

더 힘내서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백반고행도 이겨내야 해.

면식은 이제 어쩌다가 한 번 하는 걸로 인생을 바꿔 봐!

으아, 고난의 길이다.

음식 선택권이 찬란한 이 시대에서 내 위장을 지키기 위해서.

굳이 단면을 선언하는 나는.

아빠의 소천으로 먼저 깨달아 버렸는지도 모르지.

건강과 장수의 비결 말이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으니까.

나는 나의 길을 간다, 말리지 마.(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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