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냄비를 준비하고
전기밥솥에 하얀 밥을 따로 지어둔다.
엿기름을 박박 씻듯이 물에 이겨낸다.
뽀오얀 국물이 될 무렵에 체를 가져다가 걸러내기를 수차례.
큰 냄비에 식혜 비슷한 물건이 차오르기 시작할 무렵.
물론 걸러낼 때는 체->거친 베 보자기(천 쪼가리)로 2차로 걸러주어야
깨끗한 식혜가 된다는 것.
걸러낸 국물은 다시 전기 밥솥에 있는 밥 몇 주걱과 같이 발효를 시켜준다.
큰 냄비에 남아있던 국물은 냅두면 가라앉는 것들은 버리고
말갛게 위에 뜨는 것들만 살려서 전기밥솥에서 발효되는 것들과 섞어준다.
그리고 다 섞인 국물에 설탕으로 간을 맞추고 팔팔 끓여내서
빈 병에 소분해서 담으면 식혜 완성...!
말은 길지만 해보면 몇 단계 없다.
그냥 엿기름으로 국물 낼 때가 손이 많이 가서 짜증이 날뿐이지...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게 뽀야는 참 싫더라.
그래서 요리에 재능이 없나보다.
라면을 끓일 때도 뽀야는 계량 컵을 이용해서
조리법 적힌 그대로를 재현하려고 애쓴다.
그러다보니 천편일률적인 맛이 날 수밖에.
아, 갑자기 라면 얘기 하니까 또 라면 먹고 싶어 진다.
요새 자연주의 식탁을 밀고 있는데
자꾸 면식 하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면단 현상이랄까......(!)
그래도 라면 너를 너무 좋아해.(수줍수줍)
왜 식혜 얘기 하고 있었는데
라면얘기로 끝나는 거지?!
뽀야의 의식의 흐름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맛있는 음식과 불어나는 뱃살.
쨌든 다행이다.
배부르면 행복한 단순한 사람이라서.
그런 내가 맘에 들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고칠 점이 아직도 많이 있을뿐......
갈길이 멀다 뽀야!